올해 롤드컵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한국팀과 유럽팀의 대결로 압축돼 화제가 되었다.
 

 절대적 우위 SK텔레콤 우승 유력

 ‘배수진친 쿠 전력도 만만찮아 격전 가능성중국북미팀 예상 외 부진 '이변'

 

리그 오브 레전드의 글로벌 프로리그를 결산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2015 시즌 월드 챔피언쉽(이하 롤드컵 2015)’이 한 달간의 일정을 마치고 결승전만을 앞두고 있다.

한국과 유럽, 미국과 중국 등 전 세계 글로벌 리그에서 참가 자격을 획득한 팀들이 펼치는 명승부는 매 경기가 진행될 때마다 팬들을 환호와 열정으로 잠 못 이루게 했다.

특히 이번 롤드컵 2015SK텔레콤 T1과 쿠 타이거즈, KT롤스터 등 국내 팀들의 본선 경기 활약이 도드라지면서 새로운 기록을 써 나가고 있다. ‘한국팀을 떨어트린 팀은 한국팀 밖에 없는상황을 연출한 것을 시작으로, ‘전승 롤드컵 우승이라는 최초의 기록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SK텔레콤 T1과 쿠 타이거즈가 펼치는 롤드컵 2015’ 결승전은 31일 오후 9,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벤츠 경기장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롤드컵‘LOL’ 세계 1위 팀을 가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각 나라별 프로리그를 진행할 때마다 점수 계산과 시드 배정과 관련된 조건이 달라지는 등 큰 관심을 끌고있는 글로벌대회다.

여기에 라이엇게임즈의 ‘e스포츠의 대중화전략을 집대성한 행사이기 때문에 본선 이후 경기는 대부분 대형 스포츠 경기장에서 벌어져 e스포츠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스포츠 관계자들의 관심도 뜨거운 상황이다. 특히 대회의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는데, 지난 2011년 시즌1 8개팀을 시작으로 시즌2 12, 시즌3 14, 작년 2014년 시즌에는 16개 팀으로 증가하는 등 명실상부한 글로벌 LOL 대회로 발돋움했다.

한국 팀들은 처음 참가했던 시즌2(2012) 대회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시즌2에서 아주부 프로스트(CJ 엔투스 프로스트)가 준우승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시즌3 SK텔레콤 T1 K, 2014시즌 삼성 갤럭시 화이트가 각각 우승을 차지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우승후보 중국팀 몰락

이번 롤드컵 2015’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대부분 중국팀의 무서운 기세가 롤드컵 본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었다. 각종 세계 대회에서 무서운 실력을 보여준 SK텔레콤 T1의 경기력을 제외하면 한국 팀과의 경기는 할만하다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은 16강전이 진행되면서 무참히 무너졌다. 16강전 1라운드 진행 이후 중국 팀들은 4위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우승후보가 아니라 16강전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중국팀의 성적을 돌아보면, 먼저 EDG가 그나마 2위로 턱걸이했지만 주목조차 받지 못했던 방콕에게 잡힐 뻔하는 등의 졸전을 펼쳐 체면을 잔뜩 구겼고, IG1주차보다도 끔찍한 경기력으로 탈락해 버렸다. 우승후보였던 LGD1주차에 3패를 기록하고 2주차에 21패로 그나마 분전했으나 탈락을 면하지는 못했다. 최근 국제 대회였단 MSI의 영광을 생각하면 극과 극인 상황이다.

이와 같은 모습은 북미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16강전 1라운드에서 예상외의 경기력을 보여준 북미팀은 무난하게 8강에 이름을 올리는 듯 했으나, 2라운드에서 연거푸 패배를 기록하며 단 한 팀도 8강전에 진출하지 못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C9의 경우 2라운드에서 단 1승만 기록하면 8강에 진출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연이어 4연패를 당하며 예상 밖의 졸전을 펼쳤다는 평가다.

오히려 이 두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와일드카드 시드(방콕 타이탄즈, 페인 게이밍) 팀이 2승 이상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e스포츠계의 발전을 위해 시드를 배정했다는 저평가와 달리 롤드컵 본선에서의 승리 포인트 획득을 통해 시드권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인 것이다.

# 유럽팀 화려한 부활

이와 반대로 유럽은 올 상반기까지 계속됐던 부진을 털어내고 롤드컵에서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별 순위 1위와 2위로 2개 팀을 8강에 올리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럽 지역의 선전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유럽 특유의 고집과 형태를 깨고, 한국과 중국 등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는 경기 운영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긍정적인 성적을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체적으로 공격이면 공격, 운영이면 운영이라는 한가지 틀에만 집중했던 과거 모습과 달리 올해는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형태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유럽 특유의 판짜기 역시 포기하지 않은 점 역시 이번 롤드컵에서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했다. 흐름만을 쫒다보면 파훼법과 공략이 나오기 마련인데, 유럽은 그 부분에 있어서는 유럽지역 특유의 요소를 더해 전혀 새로운 경기 운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추가로 여름 시즌 신인왕인 닐스 선수와 페비벤 선수 특유의 게임 스타일이 더해지면서 완성된 경기력으로 발현되고 있다.

한국팀의 경우 유일하게 전문가들의 예측이 빗나가지 않은 팀으로 이름을 남기면서 e스포츠 종목의 강세를 어김없이 드러냈다. 16강 스코어만 보더라도 SK텔레콤은 60, KT롤스터 51, 쿠 타이거즈가 42패를 기록하며 무난하게 8강 진출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이 스코어는 최근 심화되고 있던 국내 선수들의 해외 팀 이적으로 인한 실력 공백에 대한 우려를 날려버리는 역할도 했다. 국내에서 경기를 진행하던 선수들이 중국과 유럽 등 해외 리그로 이적했음에도 불구하고 롤드컵 스코어는 한국의 압승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팀의 경우 본선 경기 내내 전투와 운영 면에 있어서 타 국가 팀들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SK텔레콤의 경우 본선 4강전 전까지 2차 타워가 밀린 적이 전혀 없음과 동시에 전투에서도 압승을 연거푸 달성했고, KT와 쿠 역시 상대팀의 전략적인 공백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손쉽게 승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 절대강자 VS 무서운 도전자

결승전은 오리젠을 30으로 격파한 SK텔레콤 T1과 파나틱을 30으로 격파한 쿠 타이거즈의 대결로 확정이 됐다.

국내 리그인 롤챔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는 두 팀이기 때문에 이번 롤드컵 결승전 역시 명승부가 펼쳐지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 2015년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에서 만났던 두 팀이기 때문에 설욕전이 될지, 롤챔스의 반복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결승전은 객관적인 전적으로 봤을 때 SK텔레콤의 승리가 예상된다. 먼저 상대전적은 122SK텔레콤이 압도적인 위치에 있다. 이는 SK텔레콤이 얼마나 쿠 타이거즈와 극상성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분명한 자료다.

여기에 현재 SK텔레콤은 그 어느 때보다 최고의 컨디션과 실력으로 경기를 진행해 오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요소로 분석되고 있다. SK텔레콤은 16강전을 시작으로 준결승전까지 단 한 세트로 내주지 않는 전승 우승기록을 세우며 결승전에 진출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쿠 타이거즈의 천적으로 평가받는 SK텔레콤이기 때문에 역사상 최초로 롤드컵 전승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SK텔레콤의 이런 현 상황이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 역시 힘을 얻고 있다. SK텔레콤은 롤드컵 시작 전부터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등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지만, 쿠 타이거즈는 이런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어 과감함 플레이로 허를 찌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KT 롤스터와의 8강전에서도 기죽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임에 따라 SK텔레콤과의 결승 역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쿠 타이거즈는 이번 롤드컵을 마지막으로 새롭게 스폰서 기업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니만큼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롤드컵 준우승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스폰서십 채결 자체는 문제가 없겠지만, 보다 좋은 환경에서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면 혼신의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쿠 타이거즈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팀 창단 첫 해에 롤드컵 결승에 진출하는 이변을 낳아 주목을 받고 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