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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불안요소 털어내고 재발진

 모바일 분야에 투자 집중할 가능성장기적으론  모두에 득 될 듯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동거가 3년여 만에 넥슨의 지분 전량 매도로 끝이 났다. 넥슨은 보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의 주식 15.08% 전량을 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하고 엔씨소프트와의 불편한 관계를 정리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 넥슨의 울며 겨자먹기식 의견에서부터 모바일 게임 개발을 위한 자금 확보, 협업 실패로 인한 사업 정리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공통적으로 이번 지분 매각이 두 업체의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공통된 의견을 나타냈다. 두 업체 모두에게 불안요소가 해소됐기 때문에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사업 전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넥슨과 엔씨의 동거는 지난 20126월 극적으로 진행됐다. 양사는 이와 관련해 글로벌 업체 인수를 위해 손을 잡았으나 무산됐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인수 이후 진행했던 두 업체의 협력 프로젝트인 마비노기2’의 개발이 중단되고 메이플 스토리2’가 넥슨의 단독 프로젝트로 변경되는 등 양사의 관계는 원만치 못했다.

이후 넥슨은 지난 2월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바꾸면서 경영권 갈등이 본격화됐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과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우군을 확보, 넥슨의 시도를 원천봉쇄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사실상 넥슨이 엔씨와 결별을 준비해 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 ‘경영권대립 후 남남갈라서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엔씨와 넥슨 양측이 빅딜과 결별을 통해 서로 상처를 입긴 했지만 어정쩡한 관계를 지속하기 보다는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결별을 통해 넥슨도 엔씨소프트도 큰 손해를 보지 않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두 업체가 글로벌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자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지 않겠느냐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넥슨은 올해 초 엔씨소프트의 경영에 관여하겠다고 선언했다가 엔씨의 거센 반발로 무산된 이후 사실상 결별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5만 원대에 취득한 주가가 20만 원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매각시기를 놓고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짐에 따라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또 모바일게임 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 실탄이 필요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넥슨의 경우 사실상 경영 참여 불발 이후 엔씨소프트라는 계륵에서 손을 털 수 있는 최적의 시기에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에 최근 적극적으로 준비 중인 모바일 게임사업에 더 투자하기 위한 자금도 확보하면서 여유를 갖게 됐다.

또 일본 증권가에서 주주들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매입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 등 문제제기를 해 왔던 것도 이번 매각을 통해 해소됐다. 막대한 돈을 투자한 기업에 대해 경영권을 행사하지도 못하고 협업 시너지도 내지 못한다면 빨리 발을 빼야한다는 주장이 많았기 때문이다.

넥슨은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엔씨소프트 지분을 전부 처분해 634억 엔(한화 약 6051억 원)을 추가 자금으로 확보했다. 이는 당초 투자금 8000억원과 비교하면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이지만 엔화 약세로 환차익을 고려하면 오히려 62억 엔(한화 약 590억 원)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넥슨은 골칫거리로 남아있던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정리함에 따라 보다 홀가분하게 글로벌비즈니스를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게임 개발을 위해 투자할 수도 있고 유망한 기업을 인수할 수도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이와 관련해 넥슨은 사실상 협업 시너지가 전무해 지분 매각을 진행하게 됐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발표할 뿐 자세한 상황 등은 언급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최근 신작 모바일 게임에 대한 외부 노출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모바일 게임사업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여진다.

# 엔씨 사업방향 변화 없을 듯

엔씨소프트의 입장에서 넥슨이 지분을 매각했다고 해서 그동안 해 왔던 사업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이 엔씨의 최대주주였을 때도 경영참여가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에 김택진 사장이 전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의 경우 김택진 사장이 넥슨이 갖고 있던 지분 일부를 매입해 경영권을 보다 견고히 함에 따라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은 넥슨이 전개한 블록딜을 통해 44만 주를 추가로 취득해 지분을 11.98%로 끌어올렸고 추가로 변경된 특수관계인 지분이 더해져 12.19%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11.76%와 격차가 크진 않지만 김 사장의 경영권에 도전할 세력은 더이상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같은 경영권 안정을 통해 엔씨소프트는 신작 개발 및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MXM’리니지 이터널로 대표되는 PC 온라인 신작과 블레이드&소울 모바일’ ‘리니지 모바일등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신작을 개발 중에 있고, 기존에 서비스 중인 리니지시리즈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등도 신규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기 때문에 이번 지분 매각을 기점으로 사업 안정화 역시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비무제를 비롯한 e스포츠와 지속적인 온라인 게임을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작에 대한 정확한 공개와 출시 일정 공개가 연기되면서 증권가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바 있다. 여기에 지스타 2014’를 통해 공개했던 프로젝트 혼의 개발비 횡령 사건 이후 프로젝트 전면 중단이 겹치면서 개발력에 대한 불안 요소가 확대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매각은 경영권 강화와 함께 안정적인 신작 라인업 개발 및 서비스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것.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국내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개발업체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블레이드&소울이후 신작 소식이 뜸해지면서 개발력과 후속 매출 증대와 관련한 부정적인 인식이 누적되고 있던 상황이라며 김 사장의 지분 추가를 통해 다시금 안정적인 게임 개발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에 더 나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협업프로젝트였던 '마비노기2'의 개발 중단 이후 다방면에서 결별을 준비해 온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주식시장 반응은 더 지켜봐야

주식시장에서는 넥슨의 지분매각 이후 두 업체의 주가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사장이 주식 일부를 재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물량 321만주가 시장에서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해 19만 원 선이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고, 넥슨 역시 금전적인 손해는 보지 않았지만 모바일 게임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하기에는 적지 않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넥슨의 경우 모바일 게임에 대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기엔 작품의 공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나마 시장에서 도미네이션즈피파온라인3M’이 매출 순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면서 체면 치례를 했지만, 물량공세로 준비했던 작품들이 순위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야생의 땅: 듀랑고와 같은 대형 모바일 신작의 출시일이 아직 명확하게 조율이 되고 있지 않아 넥슨의 모바일게임 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두 업체 모두 지분 매각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넥슨의 경우 모바일게임 사업을 위한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모바일게임으로의 사업 전환 역시 큰 문제없이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넥슨은 현재 대박을 낸 모바일게임을 보유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국내 게임업체 중 유일하게 모바일 e스포츠관련 분야에서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미 영웅의 군단으로 모바일게임의 e스포츠화에 대한 가능성을 시험한 넥슨은 마비노기 듀얼을 통해 본격적으로 모바일 e스포츠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 한 관계자는 지금은 시장에 대량으로 풀린 주식과 신작 부재로 인한 불안감이 두 업체에게 모두 작용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안정세로 돌아서면 지분 매각이 재도약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특히 두 업체 모두 막강한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작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양사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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