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 속에서 서비스 만드는 조직…히트작 ‘마인크래프트’도 마찬가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 및 벤처 관련 정책에 있어 가장 많이 지칭된 단어는 단연코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란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산업과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를 주목적으로 하는 소규모 신생기업을 지칭하는 말로, 게임계에서는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사전적인 의미의 스타트업이란 ‘스마트폰 및 모바일 인터넷과 관련된 비즈니스를 주목적으로 하는 소규모 신생 기업’을 지칭하고 있다. 다른 예를 찾아보자면 ‘린스타트업’의 저자 에릭 리스는 ‘극심한 불확실성에서 신규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어 내는 조직’을 의미한다고 서술하기도 했다. 그는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와 싸워 결과를 만들어 내며 생존, 번성하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두 정의를 놓고 살펴보고 있자니 실제 스타트업 업체들과 만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에릭 리스의 정의가 더 피부에 와 닿는 것 같다. 비단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늘 불확실성의 연속이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그 와중에서도 여러 가지 갈림길에서 선택을 하게 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즉각적으로 만들어 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스타트업의 숙명과도 같은 불확실성은 현재 상당수의 인디게임 업체들에게 어려운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이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많은 학문적인 입장에서 말을 하지만, 이런 요소 모두 기본적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상황, 즉 스타트업이 생존한 이후에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다양한 독창성을 가진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대기업들의 투자 유치에 성공해 안정적인 게임 개발을 하는 사례가 많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 수많은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자신만의 게임 개발과 현실에 타협하고자 하는 갈림길에서 쉼 없이 고뇌하고 있는 현장을 지금 이 순간에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스타트업으로 전환했으면 상업적인 측면에서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 인디게임이 아니라 돈을 버는 스타트업으로 전환을 하고자 한다면 시장에 순응하는 행보를 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자연스럽게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족쇄가 되고, 목줄이 돼 압박을 하고 있다는 것이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개발자들의 의견이다.

사실 이와 같은 시각에는 ‘스타트업’을 단순히 소규모 게임 개발업체로 생각하는 현재 국내 시장의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게임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인디게임에 대한 정의를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거나 추상적인 부분에 대한 대답을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업적인 면에서 독립되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인디게임 = 배고픈 것’이란 인식마저 자리 잡게 되어버렸다. 인디게임으로 시작해 지금 이 순간에도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마인크래프트’나 소니의 투자로 완성돼 유저들과 전문가들 모두의 극찬을 받은 ‘저니’ 역시 가장 기본적인 인디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무엇보다 인디게임의 정의부터 국내에서 다시 재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디게임은 상업적인 독립 및 교육용 게임이 아니라, 남의 간섭 등을 받지 않는 개발자적인 상황에서 접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디게임은 얼마든지 상업적일 수도 있고, 재미요소만으로 가득 채워 게임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 개발자가 원하는 대로 게임을 만들 수만 있다면 어떠한 자본도 투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예비 스타트업 CEO들의 당당한 모습 역시 필요하다. 인디게임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으로서 자신들만의 게임을 만들고, 자신들이 목표로 했던 성과를 달성하면 자연스럽게 외부의 인식은 바뀌게 될 것이다. 자신만의 색깔을 당당히 고수하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의 색깔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r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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