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현재까지 모바일 4개 작품을 론칭 했으며, 매 작품마다 대규모 마케팅 공세를 펼쳤다. 사진은 '난투' 모델 배우 정우성
NHN과 결별 이후 손 놓은적 없어

 ‘위드 네이버'만들어 모바일 쪽으로 급선회 … 사실상 주력 아이템으로 자리매김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네이버(대표 김상헌)의 영향력이 점차 커짐에 따라 이 회사가 게임사업에 본격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모바일게임 사업의 경우 채널링에 불과할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네이버가 이 시장을 그대로 지나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가 하나의 회사에서 둘로 분리되면서 네이버는 검색과 인터넷사업, 그리고 NHN은 게임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네이버가 ‘with NAVER’라는 타이틀을 달고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는 일이 많아졌.

이에따라 업계에서도 네이버의 게임사업에 대해 유통 채널의 다양화라고 반기는가 하면 문어발식 확장이라고 경계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 레이븐 with NAVER’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이 작품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것이라고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카카오 게임하기가 대세였기 때문이다.

카카오를 외면하고 네이버를 선택한 것은 무언가 모자라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상황은 극적으로 전개됐다. 이 작품은 론칭 초반 네이버와 넷마블게임즈의 대대적인 물량공세에 힘입어 순식간에 최고매출 상위권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이후 이 작품은 최고매출 1위에 오르며 지금까지도 그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작품의 성공 이후 모바일게임 업계에서는 네이버를 새로운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역시 네이버라며 이 회사에 줄을 대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한 것이다.

이미 네이버는 국내 최고 검색 광고 포털로서 게임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한 업체였다. NHN엔터테인먼트와 분할 이전부터 채널링 및 디스플레이 광고 업계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공전의 히트기록 하기도

반면 이에 비하면 모바일게임 시장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네이버 앱스토어 및 밴드에 힘을 싣는 듯 했으나 탄력을 받지 못하고 중소 업체들의 테스트 베드로 전락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모바일게임 마케팅 플랫폼은 그간의 부진을 설욕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가장 큰 경쟁 상대인 다음카카오의 모바일게임 플랫폼이 부진한 틈을 확실히 파고들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네이버 플랫폼의 약진은 시장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로 볼 수도 있다. 네이버를 통해 엔젤스톤을 선보인 핀콘의 경우 이제 막 두번째 작품을 선보인 중소업체다. 그러나 이 같은 업체가 대규모 마케팅 지원을 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희망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새로운 유통 채널로 업계의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은 반길만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지금까지 네이버는 레이븐을 비롯해 4개의 모바일게임을 채널링해 왔다. 이 중에는 큰 성공을 거둔 작품도 있지만 예상 밖으로 재미를 보지 못한 작품도 있다.

레이븐과 마찬가지로 넷마블게임즈 작품이자 빅스타 마케팅 공세를 펼친 크로노블레이드의 경우 론칭 초반에는 상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 같은 흥행세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고 현재는 매출 순위 100위권으로 밀려났다. ‘with NAVER’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채널링의 한계는 어디까지?

그 뒤로 등장한 핀콘의 엔젤스톤역시 매출 순위 20위권으로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두곤 있지만, ‘레이븐에 비하면 한참 아쉽다는 반응이다.

또 최근 등장한 쿤룬코리아의 난투의 경우 아직까지 론칭 초반인데다가 흥행성이 검증된 적 없는 AOS 장르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보이며 매출 순위 10위권에 진입, 동일 장르 중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은 편이지만, 마케팅 효과에 반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with NAVER’의 파워가 어디까지 미칠 것인가를 놓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극심한 레드오션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카카오의 영향력도 예전 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이름 하나만으로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대세를 이룬다.

특히 마케팅 플랫폼이자 채널링 역할로서 애매하게 게임업계에 발을 걸쳤다는 점을 업계 관계자들은 문제 삼고 있다. 과거 카카오 역시 모바일게임 플랫폼 사업으로 크게 성장했으나 정작 게임 업체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며 여러 곤욕을 치러왔기 때문에 네이버가 이 같은 길을 밟을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또 네이버가 NHN엔터테인먼트와 분사 당시 게임 사업을 떼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게임 시장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네이버가 단순히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라면, 대규모 마케팅으로 기존 게임업체들 간의 경쟁 판도를 뒤흔드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네이버 플랫폼이 아직까지 4개 작품을 내놨을 뿐이지만, 벌써 이 같은 억대 마케팅 공세에 질렸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는 작품성을 비롯해 사업적 역량으로 인한 것이 아닌, 단순한 돈의 논리에 좌우됐다는 박탈감 때문이다.

난투

# 태풍일까 미풍일까?

때문에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모바일게임 사업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만 길게 볼 경우 갈수록 파워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경우를 봐도 초창기에는 작품이 소수에 불과하고 홍보역량이 집중됨으로써 론칭만 되면 성공이 보장됐지만 이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처럼 네이버의 경우에도 초기의 몇몇 작품이 대박을 터뜨렸지만 이후에는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이는 향후 등장할 작품 숫자의 문제도 그렇겠지만, 네이버 스스로가 터무니없이 판을 키워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겨우 4개 작품을 론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라인업에 들어간 마케팅 비용은 백억 원대를 훌쩍 넘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미 마케팅 방법 역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톱스타 차승원이 모델로 등장한 이후 전반적으로 광고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난투에 이르러서는 정우성과 고준희 등 톱 배우 두명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네이버 스스로 더 유명한 연예인이나 더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모델 섭외에 나서며 스스로 늪에 빠지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처럼 돈을 통해 게임 매출 성적을 결정짓는 채널링 사업에 머물 경우 네이버의 플랫폼 사업이 결국 생명력을 잃게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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