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커피'로 코스닥 꿈 이뤄…더 성숙한 산업인으로 성장 기대

이 대형 파티게임즈 대표는 게임계의 기린아로 불린다. 피처폰 시대가 기울고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 시장에 불을 지핀 인물 가운데 한사람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그가 선보인 ‘아이러브 커피’가 그렇게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킬지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더군다나 이 작품은 PC앱 버전으로 선보인 게 첫 출시작이었고, 당시 흥행 성적은 평년작에 그쳤다.

그런 이 대표와 ‘아이러브 커피’를 알린 건 다름아닌 카카오 게임하기였다. 피처폰 시대를 밀어내고 스마트폰 게임 시대가 도래하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한 카카오 게임하기에 이 작품이 론칭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마치, 언제 그랬느냐 할 정도로 ‘아이러브 커피’에 연일 유저들이 몰려들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에 카페를 경영하는 국내 최초 카페 경영 소셜 게임이라곤 하지만 그렇게 잘 만든 게임이라고 할 수 없었던 게임이 이 작품이었다. 하지만 계층과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팬들은 몰려들었다.

파티게임즈가 지금까지 이 작품 하나로 벌어들인 수익만 대략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덕분에 이 대표는 정말 생각하기 조차 싫은 궁핍한 생활을 접고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올라섰다.

작품성은 내려놓고 흥행성에 무게를 둔 이는 다름 아닌 이 대형 대표다. 그는 파티게임즈를 창립하기 이전 다날 페이먼트에서 잠시 근무했다. 그는 여기서도 수완을 보였다는 게 이 대표를 아는 사람들의 평이다. 그리고 곧바로 일렉트로닉 아츠(EA) 에 입사해 역시 마케팅을 전담했다. 개발자이기 보다는 마케터에 가까운 그는 ‘아이러브 커피’의 승부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그를 알아주지 않았는지 큰 재미는 못봤다.

그러나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게임성도 부족했고 자금도 딸렸지만 가야할 길 만큼은 확실히 보였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피처폰 전성기가 가고 스마트 폰 시대가 열리면서 그와 파티게임즈는 별을 쏘게 된다.

파티게임즈로 이름을 바꾼 것도 이즈음의 일이다. 당초 파티스튜디오로 회사를 설립한 이 대표는 이 기회에 회사에 대한 정체성을 확실히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코스닥 입성과 거의 동시에 스튜디오라는 단어를 떼고 게임즈를 그 자리에 가져다 붙였다. 그리고 본격적인 게임 사업에 착수했다.

이 대표가 제일 먼저 눈을 돌린 건 글로벌 게임시장 도전이었다. 작품은 고만 고만했지만 마케팅에 자신 있었던 그는 중국시장 진출부터 타진했다. 현지에 지사도 개설하고 의욕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아이 러브 커피’는 나래도 펴기 전에 주저앉아 버렸고, 알리바바와 제휴해 선보인 ‘무한 돌파 삼국지’는 전선에 나서기도 전에 적에게 섬멸되는 듯한 패전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에게 내수 시장도 호락호락 허용하지 않았다. ‘아이러브 커피’이후 부푼 꿈을 꾸며 완성해 선보인 ‘아이러브 파스타’가 시장에서 기를 켜보지도 못한 채 휘청거리더니 ‘숲속의 앨리스’ ‘드래곤 히어로즈’ 등 잇달아 선보인 모바일 대작들이 순위권에도 제대로 오르지 못한채 유저들의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자 이 대표와 파티게임즈에 대한 경영과 퍼블리셔로서의 능력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사건은 2013년 말 파격적이고 전격적이라고 할 만한 일이 터져 나왔다. 파티게임즈가 피처폰 업체로 잘 알려진 모비클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판권(IP)이라곤 별 것도 없는 회사를 파티측이 굳이 인수하겠다는 배경을 모르겠다며 머리를 흔들었다. 더욱이 모비클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조성한 스카이 레이크펀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말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를 뿌리치고 인수작업을 매듭지었다.

이렇게 되자 상장 기업을 자신이 뜻하는 대로 맘대로 흔들고 있다는 이 대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기업 공개 이후 독불 장군처럼 자신의 고집만 내세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최근 들어 경영실적 개선 등 뚜렷한 족적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그가 조급증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 왔다. 그 와중에 사행성이 강한 모바일 보드 게임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하자 파티게임즈가 모바일 게임사로서 성장의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상당히 당황스럽고 안타깝다는 이 대표에 대한 업계의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이 대표가 파티게임즈를 지금 어떻게 어디로 이끌려 하는 것이냐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그에게 기업 설립의 최종 방점과 목표 달성 툴이 어느 순간 암울하고 불확실해 지고 있다는 사실 뿐이다. 단순히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기업의 성체를 언급한 것일 뿐 기업의 최종 목표라 할 수 없고, 기업 설립의 의미라고도 할 수 없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참 순수한 청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열정과 뜨거움도 느껴졌고, 가능성도 기대했다. 마치 송병준 게임빌 사장의 초임 시절이 오버랩 될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그의 행보를 보면 초조하고 불안하기만 하다. 여유는 커녕, 산업인으로서의 책임감도 찾아 볼 수 없다.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 것인가. 이러다가 정말 우리 게임계에 필요한 좋은 재목을 잃는 게 아닌지 조심스럽다. 그래도 혜성처럼 나타난 기린아가 유성이 되어 별똥으로 사라지는 것을 결코 두고 보고 싶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 이대형 대표, 그가 좀 더 성숙한 산업인으로 성장했으면 한다. 우리 사회는 그냥 그저 그런 사람에게 상장 기업을 맡기는데 대해서는 일말의 가치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모인 뉴스1 에디터 /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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