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청부 차원서 육성계획 수립…실패 가능성에도 해볼만한 도전

정부가 가상현실(VR)을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보고 범 부처 차원에서 육성계획을 수립키로 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가상현실산업 육성을 위해 10인으로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말까지 산업육성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기로 했다.

VR산업은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들고 있으나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이미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오큘러스VR, 밸브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하드웨어를 선보이며 시장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게임과 영상 등 VR기기에 들어가는 콘텐츠 개발도 한창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내년부터 상용화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곧 이 시장이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금과 같은 VR개발 경쟁을 바라보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VR산업의 경우 아직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불투명한 산업이라는 것이다.

얼마전 TV업계는 3DTV를 최고의 기술인 것처럼 떠들면서 너도나도 신제품 개발경쟁에 뛰어들었다. 집 안에서도 극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실감나는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런데 막상 상용화제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너도나도 3DTV를 내놓으니 고가의 비용을 들여 사기는 했지만 전용 안경을 쓰고 봐야한다는 것, 약간의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는 것 등 불편한 점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사놓고도 그 기능을 활용하는 가정은 많지 않았다. 3DTV의 유행은 채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지고 만 것이다. TV업체들은 지금 UHD TV를 주력 상품으로 팔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화질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일은 휴대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D액정을 지원하는 휴대폰이 속속 출시됐지만 이 제품이 크게 히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VR은 분명 획기적인 영상을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다. 물론 상하, 전후좌우 360도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다. 그러나 입체영상을 보고 즐기는 것이 불편하거나 부작용이 생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마도 사용자들은 금방 실증을 내거나 피로감을 호소하며 이 제품을 외면할 것이다.

물론 VR기기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도 높다. 지금은 착용하는 안경이나 기기가 크고 무겁지만 계속해서 가벼워질 것이고 어지럼증도 완화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로벌시장에서 빅 히트를 기록하는 게임이나 영상이 속속 등장할 것이다. 이같은 장밋빛 미래를 그려보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현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관적인 전망보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남들 눈치를 보면서 머뭇거리고만 있다면 남들이 신천지를 개척해 호황을 누릴 때 이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다. 비록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도전해 보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산업계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VR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 나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 알차게 돌아온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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