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매각 등 다양한 방안 검토 중 "…결국 시기가 문제가 될 듯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소문에 대해 양사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김정주 엔엑스씨 회장.

그동안 불편한 동거를 계속해온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이 관계를 청산하고 각자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일 증권거래소가 최대주주 지분 매각설과 관련, 공시하라고 요청한 사안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넥슨 측에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결과 넥슨 측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답변한 것을 그대로 전달한 내용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액션이  확인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이를 재공시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넥슨이 지분 매각을 포함해 여러 가지 변수를 놓고 고민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 됐다. 넥슨은 지분 매각설에 대해 강한 부정을 하지 않음으로써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정한 게 됐다.

업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언젠가는 결별하게 될 것이며,  문제는 이들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헤어질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이었다.

올 초 경영권을 놓고 양측이 실력 대결에 나섰고 결국 엔씨소프트가 일방적으로 넥슨 측의 요구를 묵살하면서 게임이 끝나 버렸다. 이 일로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과 김정주 엔엑스씨 회장이 감정적으로 크게 대립하면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초 두 사람이 의기투합했던 해외업체의 M&A도 물 건너 갔고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한 협업도 무산됐다면 더 이상 동거의  의미는 사라진  것이다.

넥슨으로서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너지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무려 7000여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엔씨소프트에 묶여 있는 것도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일본에 본사를 둔 입장에서 일본 투자가들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넥슨이 지분을 매각한다고 했을 때 엔씨소프트 측의 반응은 어떨까. 당초 넥슨이 사들인 회사지분은 김택진 사장의 개인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이 다시 넥슨으로부터 회사지분을 사들이는 방법과 엔씨소프트 회사 차원에서 지분을 사들이는 두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김 사장이 경영권을 든든히 하겠다고 한다면 당연히 본인의 이름으로 지분을 되사겠지만 그동안 김 사장이 주식을 매각한 자금을 어디에다 어떻게 사용해 왔느냐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김 사장이 지분을 더 확보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개인이 아닌 회사에서 지분을 매입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제 3자가 이 지분을 매입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누가 넥슨이 갖고 있는 엔씨소프트 지분을 살 것인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음으로는 넥슨이 지분을 판다면 언제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매입할 때 주가는 25만원대에 달했다. 현재는 많이 떨어져 20만원대 초반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손해를 보면서까지 주식을 내다 팔겠느냐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가가 25만원 선을 회복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린다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주가의 흐름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팔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적당한 시기에  매각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완전 정리하는 것은 이미 결정된 사안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그 시기를 언제로 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인데  아마도  그 것은 주식 시장의 시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더게임스 김병억 대기자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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