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e스포츠 어디까지(하)]…일부 종목 편중ㆍ마케팅 수단 전락

업계는 모바일 게임이 e스포츠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마케팅 수단으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종목들이 다양해 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최근 모바일 e스포츠에 도전장을 낸 '광개토태왕'.

모바일 e스포츠 시장이 커지면서 현재의 PC온라인 e스포츠가 걸어온 길을 되풀이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스포츠계는 그동안 태동과 성장 그리고 정체라는 과정을 거치며 고질적인 문제점이 보여왔다. 사실상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몇몇 인기 게임에 리그가 편중돼 종목 부족현상이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e스포츠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정점을 찍은 국내 e스포츠 시장은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단 몇 개의 게임만으로 e스포츠가 진행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 게임 e스포츠 역시 유사한 문제점에 직면하고 있다. 시장 자체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지만, 단일 게임의 생명력이 짧아 장기적인 리그운영이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퀄리티와 콘텐츠가 PC게임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 수준까지 발전했기 때문에 도전해 볼만한 여지는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 역시 단순한 퍼즐류 게임부터 멀티 플레이를 제공하는 액션 RPG장르까지 다양하게 확장되면서 e스포츠를 위한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e스포츠계 관계자들은 모바일게임이 갑작스럽게 e스포츠화 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동안 모바일게임이 발전해 나가면서 여러 번의 시도를 거쳐 e스포츠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대형 e스포츠 행사에서 모바일 게임대회가 열린 바 있고, 모바일게임의 e스포츠 규칙이 만들어지는 등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e스포츠계 한 관계자는 “한국e스포츠협회 등은 대통령배 아마추어e스포츠 대회나 e스포츠 페스티벌 등에서 모바일게임으로 구성된 시범 경기를 꾸준히 해왔다”며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관전모드나 e스포츠만의 퀄리티 향상 등은 개발사와 협력해 개선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의 e스포츠화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첫째는 불편한 인터페이스가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모바일 게임은 유저 위주의 인터페이스와 시스템이 구축이 돼 있어 관전 모드가 핵심인 e스포츠에는 적합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하스스톤’과 ‘베인글로리’의 경우 e스포츠를 위한 관전모드가 준비돼 있지만 나머지 게임들은 자체 편집 등을 통해 임시로 관전모드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모바일게임의 e스포츠 경기가 대부분 작품 홍보를 위한 이벤트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작품을 알리고 이를 통해 매출을 올리려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1회성 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또 e스포츠를 통해 작품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대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고정적인 선수를 육성하는 것도 힘들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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