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법칙] 김 기영 과 신 상철
[게임의 법칙] 김 기영 과 신 상철
  • 모인
  • 승인 2015.08.3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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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우정을 버린 가처분 소송…지금이라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 와이디온라인의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양측은 최근 앞서거나 뒷서거니 하면서 법원으로 달려가 상대의 부당함을 가려 달라며 소장을 제출했다.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다. 무려 10년간 함께 공생 공사하듯 해 왔는데 이제 법으로 해보겠다는 것이다. 결국 양측의 주장은 법정에 서 그 잘잘못이 가려지게 됐지만 그러나 그같은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솔직히 법에 의해 가려지는 게 모두 모범 해답이라고 할 수 없다. 법의 판결이라는 게 오로지 증거에 입각하고 이를 위한 행간만을 읽는 작업이기 때문이 양측의 미묘한 감정과 정서를 모두 들여다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양측이 막판까지 가지 않고 본안 소송의 전 단계인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는 선에서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와이디온라인과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게임계에서 상식이 통하는 기업 가운데 몇 안되는 기업이다.

신상철 와이디온라인 대표는 줄곧 게임계에서 성장해 왔다. 와이디온라인으로 오기전엔 NHN에서 게임퍼블리싱과 개발업무를 전담해 왔다. 그가 대표로 부임한 것은 2012년 미래에셋이 와이디 온라인을 인수한 바로 직후였다. 하지만 회사는 부실했다. 과거 예당 시절의 부채로 인한 것이었다. 게임업체로서 킬러 콘텐츠도 없었다. 그나마 버텨준 게 티쓰리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서비스한 ‘오디션’이었다. 하지만 이 마저도 하향 추세가 뚜렸했다. 와이디온라인이 그나마 지금까지 품위를 지켜온 건 신 대표의 역량 때문이란 게 지배적이다. 업계에선 그를 책임감 있는, 점잖은 사람이라고 한다.

김기영 티쓰리엔테테인먼트 대표 역시 게임계에서 잔뼈가 굵어 온 게임인이다. ‘오디션’이란 게임을 히트시킴으로써 6전 7기의 전설을 만들어 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따라서 누구보다 게임 기업의 어려움을 잘 안다. 정도 많고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한때 게임협회장직도 맡아 일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서 히트작을 양산하지 못하자 두문불출, 게임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그에 대한 동정의 전부다. 그런 그가 이번 에 와이디온라인과의 갈등으로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하자 많은 게임인들이 의아해 하며 이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양측이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보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긴 하지만 그 것을 조율하고 움직이는 것 또한 사람이 하는 것이고, 그 기업을 대표하는 이들이 하는 것이다.

보통 법보다 우선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한다. 상식이 통한다면 그렇게 두터운 법전이 필요 없다고 한다. 그래서 민사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제일먼저 법정에서 판사가 묻는 첫 일성은 마음을 열고 서로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이다.

조선의 거상 임상옥은 스무살에 장사를 시작하였다. 그의 사업적 수완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사업적인 고비 또한 적지 않았음을 그의 전기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임상옥은 상인들간 갈등으로 대립할 때마다 한편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익을 보는 쪽보다는 다른 한편도 함께 이익을 보는 쪽을 선택해 협상을 진행했다. 임상옥은 이런 방식으로 조선의 거상이 됐고, 텃새를 부리는 중국 상인들을 따돌리고 높은 가격의 인삼 거래를 성사시켰다.

한마디로 임상옥의 기업 철학은 이랬다. 재상평여수(財上平如水) 인중직사형(人中直似衡). 즉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는 뜻이다. 고인이 된 작가 최인호는 이를 이렇게 의역을 했는데 “평등하여 물과 같은 재물을 독점하려는 어리석은 재산가는 반드시 그 재물에 의해 비극을 맞고, 저울과 같이 바르고 정직하지 못한 재산가는 언젠가는 그 재물에 의해 파멸을 맞는다.”

기업 원칙과 사업 윤리를 얘기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 와이디온라인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서로 진지하게 고민을 해봤느냐는 하는 점이다.

현재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면 너무 평행선이다. 이렇게 된 데는 양쪽 두 사령탑의 감정보다는 그 주변사람들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탓이 더 크다 하겠다. 막말로 싸움은 말리고 흥행은 붙이라 했는데, 싸움만 하도록 불을 놓는 격이다.

만났다가 헤어지는 데 웃으면서 보내주라고 하는 것은 성인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한 쪽은 마다하는 데 다른 한 쪽에선 싫다며 가는 경우는 더 그렇다. 기업 활동도 이같은 일반 정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임상옥처럼 서로 상생하는 쪽으로 해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법의 잣대로만 잘잘못을 가린다면 향후 나타날 후유증 또한 적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각자 기업 활동을 하다보면 또 어느날 같이 함께 할 일도 생기지 않겠는가.

법을 앞세우기 보다는 서로 허심탄회한 대화가 절실한 시점에 서 있다. 더군다나 두 기업 모두 상식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아니던가. 대화가 백번 천번의 묘약이라 할 수 있다.

[더게임스 모인 뉴스1 에디터 /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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