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역사 자랑하는 불후의 명작

 아이덴티티 통해 현지화 서비스방대한 콘텐츠화려한 액션 압권

콘솔게임의 전설로 통하는 파이널판타지가 온라인게임으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무려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명성을 쌓아왔다.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업체 중 하나인 스퀘어에닉스가 개발하고 아이덴티티모바일이 퍼블리싱을 맡은 이 작품은 최근 공개 서비스에 돌입했다.

게임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시리즈의 최신작인 만큼 이 작품이 국내에 서비스된다는 소식은 유저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이 작품은 서비스 첫 주 PC방 순위 8위로 출발, 온라인게임 침체기 속에서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기대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파이널판타지14’는 이미 지난 2013년 글로벌 시장에 론칭돼 전 세계 500만 명 이상이 즐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MMORPG. 국내 서비스를 맡은 아이덴티티모바일은 개발사 스퀘어에닉스와 협력, 1년에 걸친 현지화 작업 및 서비스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국내 서비스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간담회를 개최하며 유저들과 소통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전동해 부사장을 비롯해 본사의 핵심 개발자인 요시다 나오키 PD가 참석, 현지화 작업 과정 및 향후 전략을 밝혔다.

특히 요시다 PD는 이날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어진 파이널판타지시리즈의 최신작을 한국에 서비스하는 일은 굉장히 두근두근한 일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유저가 파이널판타지14’를 즐기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널판타지14’는 스퀘어에닉스 내부에서도 개발팀 규모가 가장 큰 작품이며 매출 비중도 높다. 그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시리즈 최신작이라는 자부심도 크다는 것. 이에 따라 개발팀 내부에서는 이름을 바꿔 파이널판타지16’으로 내놓는 것도 괜찮겠다는 말도 농담처럼 할 정도다.

때문에 국내 서비스를 맡은 아이덴티티모바일 측의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다. 이와 관련해 요시다 PD최정해 아이덴티티모바일 사업팀장을 비롯한 퍼블리셔 측은 출시 일정이 다가올수록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반면 저를 비롯한 본사 직원들은 이미 세계 각지에서 여러 차례 론칭을 경험한 만큼 상대적으로 침착할 수 있었다고 일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글로벌 서비스 통해 작품성 검증

그렇다면 이처럼 화려한 명성을 지닌 파이널판타지14’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 작품의 핵심 개발진인 요시다 PD는 방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스토리를 첫째로 꼽았다.

때문에 스토리 몰입감을 좌우하는 게임 내 텍스트 및 성우 연기 역시 스퀘어에닉스의 철저한 감수를 거쳐 완성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여러 세대를 관통하는 시리즈의 최신작인 만큼 상대적으로 현지화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이에 대해 요시다 PD데존이라는 마법 명칭과 관련된 일례를 소개했다.

  그동안 파이널판타지시리즈에서 던전 탈출 마법은 데존으로 불러왔다. 이번 작품의 경우 특별한 기술 없이도 내부 메뉴를 통해 던전을 탈출할 수 있다. 때문에 데존이란 마법은 사전에 설정한 포인트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것으로 다소 기능이 달라졌다.

이에 따라 현지화 과정에서 아이덴티티 측은 데존이란 단어의 의미를 아는 유저가 적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알기 쉽도록 귀환이라는 이름을 쓰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본사 측이 향후 파이널판타지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고유의 단어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밀어붙여 결국 데존으로 결정됐다.

#1년 간 철저한 현지화 작업

반대의 경우도 있다. 몽크 등 캐릭터의 스킬 같은 경우 어려운 고어가 사용된 만큼 쉬운 말로 바꾸자는 제안이 있었고 이를 받아들여 단어 하나하나를 고심해 번역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지화 작업에 참여한 최정해 팀장의 경우 이미 파이널판타지14’ 글로벌 버전을 심도 깊게 즐긴 헤비유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현지화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논의를 거듭해왔다.

그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토론한 것은 서비스 버전이었다. 현재 이 작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3.0 버전으로 서비스가 실시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2 버전이 출발점으로 정해졌다.

2.2 버전은 약 11개월에 걸쳐 서비스된 분량으로, 61개 던전과 1168개 퀘스트 등 방대한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4인 및 8인 파티로 도전하는 야만신 토벌전을 비롯해 24명이 함께 전투를 벌이는 대형 레이드 크리스탈 타워: 고대인의 미궁’, 최상위 레이드 던전 대미궁 바하무트 해후편등이 따라 붙고 있다.

그러나 이전 내용이 그대로 적용된 게 아니라 국내 유저 성향을 고려한 변화가 이뤄졌다. 대표적인 예가 마스터 루팅시스템이다.

마스터 루팅3.0버전부터 도입된 아이템 획득 시스템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이덴티티 측 의견을 적극 수용해 공개 서비스부터 바로 적용됐다.

PC방 혜택 역시 국내 서비스 만을 위한 특이사항 중 하나다. 또한 21:9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 해상도(3440x1440, 2560x1080) 대응도 국내 서비스를 통해 첫 선을 보이는 기능이다.

반면 국내 서비스에서 비중이 다소 축소된 것도 있다. 간단한 단어나 문장을 번역하는 기능 정형문자사용법을 숙지하는 퀘스트의 경우다. 해당 퀘스트를 완료하지 못하는 유저가 많아 제외시켰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국내 유저들이 퀘스트 목록 정리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편의성 차원에서 취한 조치로 퀘스트만 삭제됐을 뿐 해당 기능까지 없어지진 않았다.

 국내 서비스의 경우 글로벌 버전과의 격차를 어떻게 좁힐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또한 이미 글로벌 서비스를 접한 유저들과의 간극 또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회사는 우선 2개월 정도 기간으로 주요 업데이트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10월에는 야만신 라무바하무트 침공편이 포함된 2.3 버전을 적용하고, 12월 중에는 야만신 시바와 신규 잡 닌자등이 포함된 2.4 버전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요시다 PD글로벌 버전을 따라잡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업데이트 주기가 이보다 빨라진다면 하루하루 완료할 콘텐츠 분량을 감당할 수 없어지거나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질 것이라며 업데이트 속도보다는 콘텐츠에 싫증을 내지 않도록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작품은 이미 글로벌 버전을 통해 던전 공략 및 파훼법이 알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험이 있는 톱클래스 유저층의 진행 속도가 빨라 일반 유저층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우선 론칭 초반 커뮤니티를 안착시키는 일에 주력하고 이를 통해 라이트 유저가 따라올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을 찾아간다는 계획이다.

# 빠른 업데이트로 보조 맞춰

그렇다면 글로벌 버전과 격차를 줄인 이후의 방침은 어떨까. 글로벌 서비스 중인 MMORPG의 경우 신규 콘텐츠 오픈 시점의 차이가 민감하게 여겨지는 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을 비롯한 별도 지역 서비스가 글로벌 버전을 따라잡은 적이 없는 만큼 가늠할 수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작품은 현재 전 세계에서 10여개가 넘는 버전으로 서비스 중이다. 때문에 만약 독자적인 요소가 들어간 버전이라면 글로벌 버전에 비해 작업 속도가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요시다 PD개발자 입장에선 작업 과정을 늘리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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