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게임산업 제2의 도약 나서자⑨…판권(IP)이 곧 경쟁력

▲ 넷마블게임즈는 북미 캐주얼 장르 2인자 에스지앤을 인수하는 등 M&A를 통해 다양한 판권을 확보하고 있다.사진은 에스지앤의 '쿠키잼'.

국내 게임 시장이 성장세 둔화로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업체들은 더 많은 기회를 찾아 글로벌 진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심화된 경쟁 구도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활로를 찾아 너도나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판권(IP)은 최근 글로벌 시장 진출의 황금열쇠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웹젠이 ’ IP를 통해 결코 넘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중국 시장을 점령하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해외 진출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꾀하는 것은 국내 시장을 선도하는 넷마블게임즈 역시 마찬가지다. 이 회사 역시 연매출 1조원에 고지에 이르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유력 IP를 확보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다수의 글로벌 업체들은 모바일게임의 가파른 성장세에 주목하며 전 세계 핵심 시장 공략에 나서왔다. 이에 따라 이제 막 해외 진출에 첫 발을 내딛는 국내 업체들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의 도전은 멈추지 않고 있다. 또 이처럼 부단한 노력 끝에 국내 주요 업체들이 하나둘씩 해외 수출 항로 개척에 성공하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전처럼 작품을 직접 수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각각의 지역에 특화된 IP 활용을 통해 성과를 거둔 업체들이 속속 등장, 새로운 해외 시장 성공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 해외 IP 활용 글로벌시장 공략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연달아 대박을 터뜨리며 급격하게 성장한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역시 해외 시장 진출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전 세계를 폭넓게 공략할 수 있도록 다양한 IP를 확보하는데 속도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4마블 퓨처파이트를 글로벌 시장 148개국에 선보이며 IP를 활용한 해외 시장 공략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국내 업체가 북미권을 비롯한 전 세계 유저들로부터 가장 인기 있는 IP 중 하나인 마블을 모바일게임으로 선보였다는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출시 직후 전 세계 다운로드 순위 6위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주목을 받았다. 특히 2개월여 만에 2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한국, 대만, 미국, 영국 등을 포함한 118개국 인기차트 순위 톱 10에 오르는 성과를 달성했다.

국내 업체들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난항을 겪어온 것처럼 북미 중심의 서구권 시장 역시 난공불락의 지역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 같은 IP를 활용한 성공전략이 적중하며 이 회사의 글로벌 진출 행보는 더욱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달 북미 캐주얼 장르 시장의 2인자 에스지앤을 1500억원애 인수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비상하기 위한 날갯짓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은 기자 간담회 ‘NTP’를 통해 북미·유럽 중심의 서구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대형 M&A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리니지등 국산 IP 속속 도전장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IP 확보에는 이 같은 대형 M&A가 적합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넷마블은 퓨처 파이트를 비롯한 RPG 장르에 개발력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RPG 장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겠다는 각오까지 밝히기도 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캐주얼 시장에 대한 전략은 빈약하게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캔디크러쉬사가의 킹을 추격 중인 캐주얼·퍼즐 장르 점유율 2위 업체 에스지앤를 인수하며 이 같은 공백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떨쳐버렸다.

에스지앤의 대표작 쿠키잼은 북미·유럽 지역 매출 10위권을 기록 중이다. 또 이 회사는 판다팝’ ‘북오브라이프’ ‘주스잼등을 통해 다운로드 5억 건, 월 이용자수(MAU) 3000만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처럼 이 회사는 M&A를 통해 IP를 확보,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회사의 빅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엔씨소프트와의 협업을 진행해왔으며 이 역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공략에서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리니지2’ IP를 활용한 작품은 에스지앤과 반대되는 하드코어 장르에서 활약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마블 퓨처파이트와 같은 방식으로 디즈니와 협력을 추진,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 12000만 다운로드를 돌파, 누적 매출 4000억원을 기록한 모두의마블의 디즈니 버전을 선보일 계획인 것이다.

이처럼 IP는 직접 작품을 수출하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체들의 관심은 점차 고조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IP 수출로 가장 주목을 받는 업체는 웹젠(대표 김태영)이다. 이 회사는 자사의 대표작 ’ IP를 중국 시장에 수출, 이를 통해 개발된 모바일게임 전민기적이 대박을 터뜨리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매출 917억원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200%에 달하는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한 영업이익 314억원, 당기순이익 291억원을 올리며 모두 흑자전환하는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단순히 IP를 판매하는 것으로 대박이 터진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이 회사는 전민기적의 개발사인 천마시공은 물론 중국 퍼블리셔 킹넷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데 적극 협력해왔다.

또 이미 이 회사는 ’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뮤 더 제네시스를 개발하고 서비스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전민기적개발 과정에 있을 시행착오를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처럼 긴밀한 관계를 쌓아온 결과, 이 작품을 뮤 오리진으로 국내에 선보이는 과정에서도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결과적으로 IP 수출은 물론 퍼블리싱까지 연달아 흥행에 성공, 기록적인 매출 신장을 거두게 됐다.

▲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 중이다. 사진은 '리니지2'

#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도 필요

이 회사는 이 같은 성공을 기반 삼아 외형적인 확대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우선 국내 최장수 골프게임으로 알려진 샷온라인개발사 온네트를 80억원에 인수하며 라인업의 다양화를 꾀했다. 이는 앞서 소개한 넷마블게임즈와도 일부 상통하는 부분이다.

또 이 회사는 이외에 IP제휴사업을 늘려가는 것은 물론 퍼블리셔로서 행보 역시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처럼 다양한 사업적 행보 확대가 결국 IP 수출 성공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점에서 IP가 지닌 위력은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이 두 업체 외에도 해외시장에 잘 알려져 있는 국산 IP는 적지 않다. 하지만 모든 IP가 다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잘 알려져 있는 IP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흥행에 성공하기 위한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유명 IP도 곧 고갈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내외에 잘 알려진 IP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IP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존 IP에 너무 의존하다 보면 새롭고 창의적인 작품을 개발하는 데 소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존 작품과 신작을 조화롭게 가져가는 것이야 말로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제시하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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