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실리보다 '감정싸움'으로 비화…한발씩 양보한 합의 바람직

티쓰리엔터테인먼트(대표 김기영)와 와이디온라인(대표 신상철)이 ‘클럽오디션’에 대한 서비스 이관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먼저 이번 사태가 왜 발생했나 하는 점이 가장 큰 궁금증을 낳게한다. 두 회사는 지난 10년 동안 국내와 중국에서 ‘오디션’을 서비스하며 공생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관계가 원만했다면 서로 한 발짝 씩 양보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얘기다.

그런데 최고 경영층 간의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에는 실리를 챙기기보다 감정싸움으로 비화됐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문제의 실타래를 풀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티쓰리 측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게임 퍼블리셔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고, 개발사와의 지난 10여년 간의 의리를 훼손시키는 행위 일체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며, 이를 계속 어길 땐 법적 소송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책임과 의무, 의리 등 다분히 감정이 섞인 단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무언가 상당히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와이디 역시 강경한 입장이다. 이 회사도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동소유로 명백히 계약서에 규정된 게임DB를 한 푼도 안 주고 양도 받겠다는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무리한 욕심에서 문제가 시작된 것”이라며 “더 이상 사용자를 볼모로 한 감정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계약과 법을 준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측의  감정적인 대립이 격화되면서  협상의 여지는 더욱 좁아지는 양상이다. 만약 양측이 더 이상 협상 없이 계속 평행선을 유지할  경우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 서비스 역시 적지 않은 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국내 서비스고 다른 하나는 중국 서비스다. 와이디 측은 국내와 중국 모두 게임DB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다. 이에따라 내달 말로 예정된 서비스 종료 이전에 보상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모든 자료를 폐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개발사인 티쓰리나 중국 퍼블리셔인 나인유는 처음부터 유저 데이터베이스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 이는 새로운 게임을 론칭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대해 티쓰리 측은 국내 서비스의 경우 와이디가 게임DB를 넘겨주지 않을 경우 이를 포기하고 새롭게 서비스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새 회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와이디 측이 ‘오디션’에 대한  마케팅에 소극적이었다며 '새 술은 새부대'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기존 유저들이 얼마큼  '올드 보이'에 관심을 보이며  새 둥지로 옮겨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다음으로 중국 서비스 문제다. 현재 중국 서비스는 와이디와 나인유가 계약을 체결한 주체다. 따라서 여기에 티쓰리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게 이 회사의 입장이다. 그리고 계약이 종료되는 내달 말 이후에 다시 티쓰리와 나인유가 서비스계약을 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와이디 측은 중국에서의 게임DB 소유권 역시 자사에 있는 만큼 사전에 원만한 이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와 마찬가지로 모든 DB를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만약 나인유가 서비스를 강행할 경우 법적으로 서비스정치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될 경우 사태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쓰리와 와이디의 ‘오디션’ 서비스이관 문제를 둘러싼 대립을 지켜보면 감정싸움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양측 모두 얻는 것 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지금이라도 양측 최고 책임자들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 놓고 합의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더게임스 김병억 대기자 bekim@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