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전년대비 반토막 ‘비상’…캐주얼 중심서 벗어나려는 노력 필요

지난 2012년 7월 ‘애니팡’이란 게임 하나로 대망의 꿈을 이룬 선데이토즈(대표 이정웅)가 휘청거리고 있다. 흑자를 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매출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말 그대로 초라하기 그지 없는 실적이다.

이 회사가 밝힌 지난 2분기 매출을 보면 그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0.3% 감소한 202억 원에 그쳤다. 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3.0%, 66.4% 감소한 66억 원, 47억 원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애니팡’ 시리즈의 장기 흥행을 기반으로 30% 이상의 영업 이익률과 12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증가는 주요 작품의 롱런으로 이어진 단순한 비용감소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결코 긍정적인 실적이라고 할 수 없다.  예컨대  신규사업을 다발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이에따른  비용이 증가, 제무재표를 압박하기 마련인 논리다.

수십년간 장수한 기업들은 잘 나갈 때 위기를 준비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시장 환경이 바뀌면 한 순간에 무너지기 일쑤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선데이토즈는 비록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지금이 위기관리에 들어가야할 때라고 봐야 한다.  

이 회사의 대표작 ‘애니팡2’는 일 사용자 수(DAU) 200만 명 이상으로 국내 모바일게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그만큼 서비스 기간이 오래됐다(1년 6개월)는 것을 의미한다.다시 말하면  작품에 대한 선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뜻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자칫 도태될 수 있는 위기도 찾아 올 수 있다.

최근 모바일게임장르는 과거 의 단순한 캐주얼게임에서 이제는 PC온라인게임에서나 가능했던 MMORPG와 FPS, AOS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대작게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선데이토즈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가벼운 캐주얼게임 장르들 뿐이다. ‘애니팡’에 이어 등장한 ‘애니팡2’나 ‘애니팡 사천성’도 마찬가지다. 이들 장르의 작품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쉽게 떠날수도 있다. 또 유료수익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 구조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선데이토즈가 장르 다양화를 꾀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지금과 같은 ‘캐주얼 전문업체’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상태에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앵그리버드’를 개발한 로비오 역시 이 작품 하나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시간이 지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쳤고 판권(IP)을 활용한 캐릭터 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등 매출확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선데이토즈 역시 ‘애니팡’이라는 IP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창의성’과 ‘도전’이라는 게임업체의 성장 동력을 빨리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애니팡2’를 내놨을 때 시장에서는 ‘표절논란’이 일었다. 이 작품이 외국의 유명작인 ‘캔디크러쉬사가’를 그대로 모방했다는 지적이었다.

그 사태를 바라보며 업계에서는 선데이토즈가 ‘애니팡’부터 표절 시비를 겪었다며 초기작 ‘아쿠아스토리’ 역시 독창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표절시비 속에서도 ‘애니팡’과 ‘애니팡2’는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애니팡2’는 론칭 1년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헉헉거리며 서비스중이다.

역설적으로  1년 6개월을 넘기면서까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 것으로 연명한다면 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회사가 준비하고 있는 차기작은  ‘상하이 애니팡’이라는 또 애니팡류다.  이 게임이 시장에서 먹힐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마작을 베이스로 한 사천성 룰을 결합시킨 형태의 작품이라면 그렇게 기대할 게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작이라는 놀이문화에  매우 낯설다는 게 그 이유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선데이토즈가 캐주얼에서 벗어나 RPG 등 모바일 게임의 주류로 떠오르는 장르에 도전장을 던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남들을 따라가기 보다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도 있어 결국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답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더게임스 김병억 대기자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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