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에 옛 모습 그대로 보여주기…이제라도 복원 작업 서둘때

최근 MBC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이접기 아저씨’로 유명한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 원장이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그는 종이접기와 함께 현재 가장 힘든 세대라고 평가받고 있는 20~30대를 대상으로 한 힐링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문화 콘텐츠 소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20~30대에게 있어 힐링이란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큰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힐링이 화제가 될 만큼 세상이 각박해진 것 역시 아쉬운 점이지만, 이를 김영만 원장이 등장하기 전까지 제대로 치유해 준 ‘어른’이 없었다는 것 역시 개인적으로 아쉽고 슬픈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가운데 문득 게임계에도 종이접기와 같이 힐링 요소가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문득 하게 됐다. 게임의 역사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 다양한 연령층에서 게임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도트와 단순한 비트의 소리로 구성된 ‘레트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레트로 게임은 이미 많은 마니아층의 필수 구성 요소로 자리매김했을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에서도 소재로 활용되면서 해당 문화를 즐겼던 사람들을 다른 문화콘텐츠로 끌어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종이접기 세대’라고 할 수 있는 20~30대들에게 이런 것을 다시 추억하게 하는 게 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추억 보정’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기억의 힘을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콘텐츠에 대한 관리가 너무나 부실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케이스는 바로 넥슨에서 ‘넥슨 컴퓨터 박물관’을 개관하면서 같이 추진한 바 있는 ‘바람의 나라’ 복원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쉽게 작업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초기 클라이언트 데이터와 관련해 개발자들은 물론 CD조차 없는 것이 확인되면서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다시피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디지털 데이터의 보관에 있어 우리가 전혀 준비하지 못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이런 문제는 비단 ‘바람의 나라’뿐만 아니라 90년대와 2000년대를 구성했던 온라인 게임들과 현재 르네상스시기를 이끌고 있는 모바일게임 역시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들은 원래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은 상황이며, 모바일 게임 역시 서비스 1년 만에 서비스 종료의 길을 걷게 되면서 데이터조차 남지 못하는 상황이 수두룩하게 발생하고 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에 대한 원형을 보관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페르시아의 왕자’ 초기 시리즈를 공용 서버에 업로드하면서 지속적인 복사와 공유를 통해 원본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비단 ‘페르시아의 왕자’와 같은 유명게임뿐만 아니라 고전 게임을 대상으로 한 서버 업로드와 아날로그 저장매체 역시 확대되고 있다. 이는 이미 업계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유저들 역시 대거 몰리면서 서버 장애가 발생할 정도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게임을 출시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게임계에서도 이런 움직임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은 꾸준히 발전하는 콘텐츠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원형을 찾기 힘들 정도로 유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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