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신철 게임산업협회장

 자율규제등 현안문제 원만 해결

 울타리 벗어난 소통에는 미흡…'상근하겠다'는 약속도 절반만 이행 

지난 48일 취임한 강신철 게임산업협회(K-iDEA) 회장이 지난 716일로 100일을 맞았다.

남경필 전임 회장(현 경기도지사) 퇴임 이후 진통 끝에 총대를 멘 그는 취임 일성으로 향후 2년간 자율규제 진정한 의미의 진흥책 추진 협회의 외연확대 등 3개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협회에 상근하면서 앞서 제시한 과제들을 달성하기 위해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100일이 지난 현재 그가 강조했던 사업들이 하나둘 추진되고 있다. 먼저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지나 6월 말부터 시행되고 있다. 또 모바일게임산업협회와 현안을 함께 해결하자고 손도 잡았다.

이처럼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지만 그가 너무 지엽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금 게임산업의 위기는 내적인 문제도 크지만 정치권의 부정적 인식과 규제강화 등 외적으로 풀어야할 문제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의 정치력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임산업협회는 지난 48일 강신철 회장 체제로 새롭게 출범했다. 강 회장은 당시 네오플의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정치인이었던 남경필 회장이 당초 기대와 달리 후반기에 거의 협회 일에서 손을 뗐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업계 내부에서 회장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오너 중에서는 하겠다는 이가 아무도 없었고 결국 자의반타의반으로 강 회장이 총대를 메게 된 것이다. 강 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과를 졸업하고 1999년 넥슨에 입사, 넥슨 공동대표와 네오플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게임산업협회는 많은 협회 가운데서도 단합이 잘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메이저 업체 중심으로 협회가 운영되면서 대다수 중소업체들이 협회를 외면하고 있기도 하다. 이로 인해 엔지니어 출신으로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했던 강 회장이 협회를 휘어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의견이 처음부터 강하게 제기됐었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해서인지 강 회장은 과거 회장들과 달리 협회에서 상근하며 협회 일에만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예전에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협회장을 맡거나 정치활동을 하면서 협회장을 맡아 협회가 주력이기 보다는 짬을 내서 하는 형식적인 자리가 됐었다는 것이다. 반면 강 회장은 상근을 하면서 협회를 강력하게 결속시키는 데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선언은 그를 불안한 눈빛으로 보던 많은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강 회장의 상근은 매일 나와서 하루 종일 협회에서 일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던 것 같다. 현재 그는 부정기적으로 협회에 출근하고 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매일 나와서 하루 종일 일 해야 할 만큼 협회 일이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상근하겠다던 그의 약속은 절반만 지켜지고 있는 셈이다.

# 모래알 협회 이끌기엔 역부족?

강 회장은 취임식에서 세가지 과제를 강조했다. 자율규제와 진정한 의미의 진흥책 추진, 그리고 협회의 외연확대 등이 그것이다.

그는 정부의 규제가 닿기 전에 기업 스스로 자율적으로 행하는 규율 풍토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 뿐 아니라 이미 법제화 돼 있는 제도들도 자율로 이끌어 내는데 협회의 역량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또 협회의 존재 이유를 보다 분명히 하고 회원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외연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원사의 교육과 복지에 도움이 되는 정책 개발 등을 꾸준히 전개해 산업에 대한 대표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특히 정부 규제 등에 대한 소극적인 입장 표명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등 진정한 의미에서의 진흥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세제 개편 등을 통해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와 기술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우리도 이같은 방안에 대한 의견을 모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우리 산업의 현주소는 개발력과 시장 점유율 우위 부문을 얘기하던 시대는 갔고, 이제는 위기라는 단어를 습관적으로 언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대한민국 게임산업이 다시금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이 취임한 이후 가시적으로 나온 정책은 바로 확률형 아이템자율규제였다.

그는 지난 6월말부터 업계 스스로 확률형 아이템의 내용을 공개하는 자율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게임이용자의 합리적 선택 및 건강한 게임 문화 조성을 위해 캡슐형 유료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기존 전체 이용가에서 청소녕 이용가 게임으로까지 확대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게임의 경우 전체이용가를 포함 12, 15세 이용가까지, 모바일의 경우 구글 스토어 기준 3세에서 16세 이용 등급, 애플스토어 기준 4세에서 12세 이용 등급까지 이를 적용받게 된다.

캡슐형 유료 아이템은 이용자가 유료 캐시를 이용해 구입하고, 개봉을 통해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캡슐형 유료 아이템이 포함된 확장형 아이템도 자율규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새로운 확대안을 적용하게 되면 구글 매출 상위 30위 내 모든 게임이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협회 회원사 게임 비중은 약 80%에 이른다.

협회는 또 캡슐형 유료 아이템의 결과물 목록과 획득 가능한 아이템의에 대한 구간별 확률을 수치로 계량화해 공개키로 했다.

캡슐형 유료 아이템의 정보 공개 범위는 획득 가능한 아이템 목록을 포함해 게임 내 희소성에 따라 구분된 등급의 확률 수치를 의미하며 구체적인 표기 방법은 각 게임업체 자율에 맡겨 적용하게 된다.

또 구간별 확률 공개는 회원사들이 합의한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으로, 개별 확률을 공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게임업체 자율에 의해 확대될 수 있도록 했다.

강 회장은 이번 조치를 통해 이용자들의 평가 및 민간협의체 운영을 통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작업을 진행하고 정기 회원사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자율규제 인증마크제를 도입, 모범 회원사에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는 또 모바일게임산업협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등 게임관련 단체들과 협력해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 사업을 전개했다.

# 세제개편 방안에 관심

과거 게임산업협회장은 권위를 내세워 유관 단체와 함께 사업을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인문협의 경우 을의 입장이다 보니 협회의 도움이 절실했었는데 함께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강 회장은 취임 100일 즈음에 인문협과 상호협력해 나가기로 하는 등 업계의 단합을 위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과거와 달라진 모습으로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만든다.

  협회는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수많은 견제와 통제를 받아왔다. 이는 업계 스스로 잘못한 때문도 있지만 그보다는 게임산업에 대한 무지나 소통의 부재 때문에 생긴 것이 더 많았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회장은 정치권이나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했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남경필 회장이 추대됐지만 그가 회장직을 수행하는 동안에도 게임에 대한 규제와 오해는 풀리지 않았다. 이는 정치권과 정부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정치력 강화가 과제

그런데 이처럼 어려운 작업을 강 회장은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가 취임식에서 제시한 3대 목표에는 이같은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고 취임 100일이 지나는 동안 정부나 정치권을 향한 어떠한 행동도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애로사항을 건의하는 등의 개선활동도 포함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권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치권이 세월호사태메르스파문 등으로 게임업계와 만날 여유가 전혀 없었던 것도 그 이유라 할 수 있겠지만 더 늦기 전에 협회의 정치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결국 다른 사람이 해줄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강 회장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의지가 요구된다.

취임 100일이 지난 강 회장의 활동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19개월이라는 시간이 더 남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짧은 기간임에도 그의 인식과 한계가 어느정도 드러난 만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남은 기간 동안 성공적으로 협회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조직과 사업을 정비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기자 bekim@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