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의장 변화와 선택으로 위기극복…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대비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은 강력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리더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외부에 잘 나서지도 않고 휴일도 없이,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밤낮으로 일만 하는 워커홀릭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지난 15일 ‘퍼스트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1 NTP)’ 행사장에 나왔다. 이 행사는 방 의장이 직접 지시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방 의장은 행사가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한 시도 자리를 뜨지 않고 함께 했다. 게임업계를 취재한 것이 20여년 가까이 되고 방 의장을 알게 된 것도 그 정도 시간이 된 것 같은데 그가 장장 네 시간이 넘도록 수많은 기자들이 모인 공개석상에서 자리를 함께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간담회를 끝까지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방 의장이 이 자리를 만든 것은 현재의 성공을 자랑하거나 과거의 고난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오히려 그는 지금보다 미래를 향해 더 열심히 뛸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넷마블에 더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줬으면 좋겠다는 의미였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방 의장은 지금 넷마블의 모바일업계 1위가 됐지만 이는 국내 시장에서만 그런 것이고 쟁쟁한 글로벌 업체들이 속속 모바일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지금은 ‘성공했다’고 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 있다고 했다.

이번 간담회를 지켜보면서 한 사람의 리더가 어떻게 기업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는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방 의장의 카리스마는 ‘유아독존’식의 강압이 아니라 그가 강조하듯 ‘전략’에 의한 ‘선택’과 ‘변화’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자신은 ‘전략경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 2011년 6월 다시 CJ인터넷으로 컴백했을 때 회사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직원들은 패배주의에 빠져있었고 온정주의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한다. 그래서 방 의장은 두달 동안 무엇이 문제인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갔고 한달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을 준비했다.

그리고 그 해 9월 ‘중장기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이 때 그가 발표한 비전은 엄청난 것이었다. 2012년 2121억원에 불과한 매출을 2016년에는 1조원으로 늘려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목표에 대해 직원들은 코웃음을 쳤지만 그는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변화’와 ‘선택’을 시도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바로 ‘모바일’이었다.

그는 모바일의 발전과 변화에 주목했고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직원들의 반대와 외면에도 불구하고 마치 신앙을 전파하는 전도사처럼 그는 모바일을 외치며 사업역량을 여기에 집중시켰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와 선택은 불과 2년 사이에 이 회사를 패배자에서 승리자로 바꿔 놓았다.

이 과정에서 그에 대한 불만이나 왜곡된 평가가 많이 나왔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를 독선적이라고 부른다면 이는 잘못된 평가다. 독선적이란 것은 기준이나 전략 없이 자기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방 의장은 조직과 회사를 위해 그가 찾아낸 목표를 향해 매진했을 뿐이다. 그 것은 독선이 아니라 개척과 도전정신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네 시간 동안 방 의장과 함께 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것들,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이 하나둘 풀렸다. 자신을 ‘워커홀릭’이 아니라 리더로서 당연히 회사를 위해 온 힘을 다해 고민하고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강조하는 방 의장이 있는 한 넷마블은 전략적 경영의 기반에서 앞으로도 수많은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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