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을 세계적 기업으로 만든 '1등공신'…이젠 청소년들에 돌려줘야

청소년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온라인 게임 ‘메이플 스토리’는 산업적 관점에서 업계에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 작품이다. 특히 구멍가게 수준의 넥슨을 말 그대로 세계적인 게임 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지렛대 역할을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실제로 넥슨은 이 ‘메이플 스토리’란 게임을 통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돈을 벌어 들였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신작 게임을 양산해 오늘날의 넥슨이란 게임 제국을 완성할 수 있었다.

‘메이플 스토리’는 병역특례 근무로 잠시 넥슨과 연을 맺은 이승찬 위젯 스튜디오 대표가 개발했다. 위젯은 이 대표의 친구인 김진만, 장순성 등 3인이 세운 회사인데, 초반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몇 작품을 구상했지만 기획 단계에서 퍼브리셔들로부터 퇴출됐고 그나마 그린 그림 조차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막판 기업 파산 직전 손에 쥔 작품이 ‘메이플 스토리’였다. 당시 게임시장은 성인용이 대세였고 복잡한 세계관을 보여줘야만 온라인게임으로 치는 때였다. 또 때마침 불어온 3D바람으로 3D를 입히지 않으면 흥행을 담보할 수 없었다.

‘메이플 스토리’는 그런 측면에서 철저히 시대를 역행한 게임이다. 당초 시장 흐름대로 3D로 해 게임을 완성했지만 이내 이를 걷어냈고, 복잡하고 심오한 세계관 대신 단순하고 직관적인 줄거리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게 했다. 또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긴 창과 청룡도를 드러내는 대신 잡다한 생활 주변 잡기를 곳곳에 배치해 놓았다. 또 이에 걸맞은 귀여운 캐릭터를 투입했다.

이렇게 완성한 게임이 과연 먹힐까 싶었던 ‘메이플 스토리’는 출시되기 무섭게 시장에서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그 바람이 얼마나 거셌던지 이 대표는 일약 업계의 스타로 떠올랐고, 위젯은 퍼블리셔 넥슨에 피인수되는 큰 ‘행운’(?)을 거머쥐게 된다.
2003년 4월, 세상에 첫 선을 보인 ‘메이플 스토리’는 이후 승승장구하며 전 세계적으로 3억명의 회원을 거느리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캐주얼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이같은 ‘메이플 스토리’의 흥행 성공은 업계 전문가들 조차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점에서 대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메이플 스토리’가 퍼블리셔인 넥슨의 품안에 들어가지 않고 위젯이란 기업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면 과연 오늘날의 ‘메이플 스토리’가 존재했겠느냐는 데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일단 위젯에 그대로 머물렀다면 이같은 시대의 대박을 낚아 챌 수 없었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메이플 스토리’의 강점이자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은 부분유료화였다. 위젯의 이 대표는 당초 이 게임을 넥슨에 넘길 때 부분 유료화를 도입할 경우 안팎으로부터 큰 비난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부분 유료화 도입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특히 부분 유료화에 의한 게임의 피폐는 이를 게임에 첫 도입한 이 대표의 처녀 개발작 ‘퀴즈 퀴즈’에서도 드러났듯이 이미 게임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부분 유료화는 사행성을 크게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 게임인 ‘메이플 스토리’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이 대표는 판단했다.

그러나 ‘메이플 스토리’는 넥슨에 넘어가면서 이 작품을 완성한 이 대표 보다는 ‘넥슨 라이브 팀’의 목소리로 재 충전됐고 ‘라이브팀’에서는 부분유료화의 모델을 ‘메이플 스토리’의 최대 수익모델이자 가장 강력한 유저 세몰이를 위한 무기로 활용했다.

‘메이플 스토리’를 통해 넥슨이 벌어 들이는 한해의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가늠할 수 없다. 그러나 업계는 대략 한해 2000~3000억원은 족히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 팬들이 청소년층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입이다. 초 중 고교생들이 이를 빚대 넥슨을 돈만 아는 넥슨이라는 의미의 ‘돈슨’이라며 깎아내리며 부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이즘에서 ‘메이플 스토리‘를 이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돈벌이에서 손을 놓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미 ’메이플 스토리‘는 청소년들의 대표 게임이 됐다. 부인하려 해도 할 수 없는 캐주얼 게임의 대표 게임이 바로 ’메이플 스토리‘다. 또 이 게임은 대한민국의 ’메이플 스토리‘가 아니라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꿈과 재미를 안겨주는 게임이 됐다. 열명 중 한 두명은 ’메이플 스토리‘를 즐기고 있다. 또 굳이 언급하자면 ’메이플 스토리‘ 인수와 그 운영에 따른 비용은 뽑고도 남았다는 점이다.

해외 유명 음반사들은 원작료와 제작비, 그리고 예상 기대 수치의 수익을 거둔 이후에는 음반을 싼 값에 판매한다. 이같은 판매 전략은 많은 음악팬들에 대한 서비스이자 음악을 통한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음반은 정상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음반과 게임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메이플 스토리’는 이젠 넥슨의 대표 게임일 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대표 게임이자 그들의 최대 규모의 놀이터가 됐다. 넥슨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공간은 이미 비즈니스 몰이란 공간의 개념을 뛰어넘어 공적인 성격을 띠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하다면 적어도 ‘메이플 스토리’에 쓸데없는 확률형 아이템을 없애고, 진정한 게임의 재미를 안겨주는, 청소년들의 참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메이플 스토리’를 상술에서 풀어줘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술 모델 개발에 고민하기 보다는 열린 공간으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바꾸고 청소년들이 마음껏 놀 수있게 청정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것이 ‘메이플 스토리’를 그동안 사랑해 준 팬들에 대한 넥슨의 보답이고 보다 확실한 사회 공헌이라고 믿는다.  또 그래야만 '메이플 스토리'가 결코 사라지지 않고 팬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쉴 것이란 사실이다.

[더게임스 모인 뉴스1 에디터 /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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