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터지소설 놀라운 첫 경험 담아

유명 작가의 로도스도전기 집대성…재미를 위해 더하고 빼고 '비지땀' 

 

“90년대 초반, 팬터지 소설을 접하기 어려웠던 시절 반지의제왕과 더불어 읽었던 로도스도전기는 굉장히 인상이 깊었습니다. 이처럼 오래전에 등장해 원작 유저층이 두텁다는 점은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거꾸로, 그만큼 과거의 날것과 같아 이를 다듬어갈 여지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남택원 엘엔케이로직코리아 사장은 3년여 만에 신작 MMORPG ‘로도스도전기온라인출시를 앞두고 이 같이 말했다. ‘붉은보석의 일본 서비스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게임온과 공동 개발한 이 작품은 일본 누계 판매부수 1000만부를 돌파한 미즈노 료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아왔다.

원작 소설이 등장한지도 이미 20년을 훌쩍 넘긴 만큼 이 작품은 과거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 게임으로써 완성도를 추구하며 보다 치밀한 세계관을 만나볼 수 있도록 개발됐다는 게 남 사장의 설명이다.

  로도스도전기온라인의 첫인상은 그동안 엘엔케이의 작품들에서 느꼈던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최근 등장하는 다수의 MMORPG 모습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다고 신작으로써 전달되는 무게감은 뒤처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짧지 않은 공백기를 깨고 등장하는 신작인데다가 일본 팬터지 소설의 효시라고 볼 수 있는 원작을 활용했다는 점은 충분히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원작 팬터지 소설 로도스도전기의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유저층은 90년대 PC통신 시절, 서브컬처를 즐긴 세대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성을 추구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이 작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원작 소설의 영향력은 물론 그동안 붉은보석을 통해 쌓아온 인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본 유저들에게 온라인게임으로 거듭난 로도스도전기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이에 앞서 남 사장은 팬터지 소설 로도스도전기의 배경을 소개했다.

일본에서 로도스도전기이전에 팬터지 소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애니메이션화가 진행된 것은 이례적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왕국이나 세력을 중심으로 하는 서사적인 구조의 소설이 주를 이뤘던 시기에 주인공의 모험기에 초점을 맞춘 로드무비 스타일을 시도했던 것도 파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는 남 대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소설보다는 PC 게임으로 팬터지 세계관을 먼저 접해왔다. ‘울티마’ ‘위저드리’ ‘바즈테일등을 즐기는 과정에서 팬터지 소설에 대한 존재는 알았지만 실제로 이를 구해서 읽을 수는 없었다는 것. 이후 PC통신이 보급되고 이를 중심으로 서브컬처가 확산되던 때 반지의 제왕과 더불어 등장한 로도스도전기를 통해 팬터지 소설을 처음 접하게 됐다.

이처럼 그 역시도 원작에 대한 추억 및 향수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독자층에 대한 부담감을 실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게임으로써 완성도와 재미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 대중적 인기 한 몸에 받기도

원작을 즐겼던 유저들의 향수나 추억은 분명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20년이 넘은 만큼 지금의 시각으로는 당시의 콘텐츠는 날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팬터지와 같은 장르 소설을 다루는 스토리 작법이나 일러스트 등은 모든 면에서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때문에 날것과 같은 원작을 게임으로 다듬어가는 과정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소설과 게임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원작 소설의 경우 주인공 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직선구조다. 이를 게임화하는 과정 역시 고민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해 남 대표는 원작 주인공 의 여정을 유저가 함께 따라가는 방식으로 작품을 설계했다고 한다. 원작의 스토리 및 중요한 장면이 모두 구현되지만, 일종의 패러렐 월드로 볼 수 있다는 것.

이처럼 판과 5인의 용사가 펼치는 모험담에 유저 역할을 부여하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우선 소설의 게임화부터 여러 난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기본적으로 원작의 중요 스토리로만 게임을 구성하기에는 콘텐츠 볼륨감이나 내용 자체가 너무 짧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원작에서 한 두 단락으로 설명되는 것을 파고들어 곁가지 스토리 및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는 에피소드를 다수 추가했다.

 # 작품 완성의 길

또 그는 작품의 배경 및 세계관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에 공을 들여왔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만드는 작업들을 통해 온라인게임 로도스도전기의 완성도를 더했다는 것이다.

이는 게임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느낄 수 있다. 첫 시작 지점인 잭슨 마을부터 굉장히 많은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한다. 또 이들을 통한 상호작용, 퀘스트 진행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밖에 퀘스트를 받는 거점 모험가협회역시 게임성을 위해 크게 부각시킨 사례다.

소설은 3인칭 시점으로 심리나 상황묘사가 이뤄지는 반면, 게임은 이런 것들이 한 화면으로 압축됩니다. 그러나 오히려 게임으로 구현할 수 없어 삭제하거나 각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 중 대표적인 게 마차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장면입니다. 원작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찰나의 순간을 굉장히 길게 묘사를 했는데, 게임으로는 그 맛을 살리기 애매해 각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정식 서비스 시작 시점에서 공개되는 콘텐츠는 원작 소설의 1권 분량에 해당한다. 최고 레벨은 40이며, 4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최소 하나의 신규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각 캐릭터별 전직 클래스를 하나씩 추가하고 길드 시스템의 부가 기능, PvP 콘텐츠 강화 등을 순차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남 사장은 밝혔다.

MMORPG 장르는 공성전을 비롯한 엔드 콘텐츠가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편이다. ‘로도스도의 경우 모험가협회에서 의뢰를 받아 던전 및 지역을 탐험하며 해결하는 방식의 탐험 던전이 그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역시 TRPG 명맥을 이어가는 원작 분위기를 게임으로 녹여내기 위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엘엔케이는 이전까지 붉은보석’ ‘거울전쟁등 온라인게임에 주력하는 업체였다. 특히 붉은보석은 일본에서 주목을 받으며 입지를 다져왔다. 그러나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까지 모바일게임의 급격한 성장으로 온라인게임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게 됐다. 때문에 개발사 대표로서 그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의 가능성을 찾아 다양한 사업적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의 경우 모바일게임 성장이 다른 영역을 침범하듯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나후네 케이지, 이가라시 코지, 코지마 히데오 등 거장들을 내칠 정도로 일본의 콘솔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모든 플랫폼이 고루 성장하고 있는 북미, 유럽, 동남아 등 다른 시장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도전할 생각입니다.”

 # "신선하고 새로운 재미 선물할 터"

최근 붉은보석을 스팀에 서비스한 것도 이 같은 시장 인식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스팀 서비스는 아직 성과를 논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그는 첫 경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진입이 쉽지 않았지만 좋은 플랫폼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는 것.

이처럼 국내외 모두 녹록치 않은 시기, 짧지 않은 공백기를 깨며 선보이는 신작 로도스도전기온라인에 거는 기대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끝으로 남 사장은 올해 로도스도뿐만 아니라 붉은보석2’까지 온라인게임 신작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각오를 담담하게 밝혔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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