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대작 콘솔에 유저들 시선집중

 MS 등 야심찬 신작 쏟아내 '주목'…국내선 엔씨소프트등 참가에 그쳐 '썰렁' 

  지난 16일부터 18일(현지시각)까지 사흘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일렉트로닉 엔터테인먼트 엑스포(E3)’ 게임쇼가 숱한 화제를 남기고 폐막했다.

사흘간의 일정동안 총 5만 명의 관람객이 몰린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점적인 사안은 역시 VR(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상용화 단계의 작품들과 하반기 이후 출시될 업체들의 신규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국내 업체의 참가는 저조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작년 독립 홍보관을 필두로 10여 개의 업체가 별도 참가한 것과 비교해 단 2개의 업체만 참가했다.

  이번 ‘E3 2015’의 기술적인 최대 화두는 작년부터 화제를 불러온 VR기기를 활용한 콘텐츠의 본격적인 제품 공개였다.

오큘러스VR을 비롯해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VR 관련 업체들 대부분이 VR 및 AR 기기를 테스트할 수 있는 시연대를 마련하고 시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특히 MS의 경우 자사가 개발한 ‘홀로렌즈’뿐만 아니라 오큘러스VR의 ‘오큘러스 리프트’ 밸브의 ‘스팀 VR’을 X박스원이 모두 지원한다고 밝히며 범용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년 이후 선보일 신작들도 대거 공개돼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특히 올해는 각 업체별로 루머로만 언급되던 작품들이 속속 공개됨에 따라 하반기 이후 타이틀 전쟁이 본격화 될 것임을 예고했다.

먼저 E3 프레스 컨퍼런스에 첫 참가한 베데스다는 ‘폴아웃4’를 비롯해 굵직한 후속작을 대거 공개하면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 회사는 ‘폴아웃4’를 시작으로 ‘디스아너드2’ ‘엘더스크롤 온라인’ 콘솔 버전, ‘둠’ 등을 연달아 공개하며 하반기 콘솔게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연내 출시하는 타이틀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해 보다 실질적인 발표라는 평가를 받았다. ‘헤일로5’를 비롯해 ‘기어스 오브 워4’ ‘포르자 모터스포츠6’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 등 신작 라인업을 공개하며 올 하반기를 X박스원의 중흥기로 삼겠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E3에서 단연 화제의 주인공이 된 업체는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와 ‘쉔무3’를 공개한 소니였다. 소니는 과거 루머로만 전해졌던 세 작품(‘라스트 가디언’ ‘파이널 판타지7 리메이크’ ‘쉔무3’)의 개발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시장에서 구매력을 가진 20~30대 유저들의 열띤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런 업체들의 신작 공개와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콘솔 시장에서의 시장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공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 PS4와 X박스원, 위유 등으로 정리된 현세대 콘솔 기기의 보급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타이틀 러시를 통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기대작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개로 인해 향후 진행되는 게임쇼에서는 새롭게 공개할 신작 타이틀이 없어 김이 빠질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E3 행사에 최소 5개에서 10개 이상의 신작 타이틀이 공개된 셈이기 때문에 한동안 신규 IP 보단 기존 공개한 작품들의 개발 상황 등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E3에는 서구권 국가들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일본계 등 동양권 국가들이 대거 참가해 이목을 집중시킨 것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저조한 모습을 보여 비교가 됐다. 작년 E3의 경우 한국관을 별도로 운영하며 10여 개의 업체가 E3에 참가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하다 못해 초라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그나마 참가한 국내 업체들 역시 본격적인 신작 공개가 아닌, 미디어 미팅 및 플랫폼 홍보에 그쳐 변하고 있는 시장 트렌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E3에 참가한 업체는 엔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그룹 등 2개 업체가 유일하며, 두 업체는 각각 미디어 미팅을 위한 행사 참가 및 신규 모바일 플랫폼 ‘스토브’ 브랜딩 발표가 목표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게임 플랫폼이 모바일과 PC에 집중돼 있어 E3보다 GDC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 참가 업체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