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돈마케팅' 산업젖줄 '위기

규모경제 생각하지 않고 너도나도 마구잡이식 마케팅 '횡횡'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치열한 경쟁과 층층이 거쳐야 하는 유통과정 등으로 인해 개발사들은 실속이 없는 외화내빈상태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루에도 수 십개씩 신작 게임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용자들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해 처음에는 수 천만원의 마케팅비용이 투입됐지만 점차 늘어나 수 억원에서 이제는 수 십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물량전이 치열해지면서 리워드앱 광고, 사전등록 이벤트, 지상파TV 광고 등으로 마케팅이 옮겨가고 있다. 이로 인해 작품 하나를 알리기 위해 수 십억원을 쏟아 붓는 것이 이제는 특별한 일도 아닌 것처럼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모바일게임업계가 돈 놓고 돈 먹기식의 경쟁으로 시장을 황폐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렇게 투입된 자금이 게임계로 다시 투입돼 재생산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사나 광고대행사 등 외부로 빠져나가면서 시장을 위축시고 있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모바일게임에 도전하는 업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만큼 마케팅 수단 역시 그 가짓수를 늘려가게 됐다. 그러나 이는 결국 돈이 되는 쪽에 집중되는 현상을 낳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어차피 돈을 써야할 것이라면 효과가 보장되는 곳을 찾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때문에 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마케팅 비용은 고정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노출 횟수나 기간에 비례하는 투입 비용을 대입하면 인기 순위가 결정되는 공식이 나오게 됐다. 또 업체들은 이를 기준으로 순위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는 어쩔 수 없이 자금의 싸움으로 번져가며 업체들의 부담감을 키웠다.

 기본적으로 업체들은 모바일 마켓의 인기순위를 올리기 위한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마켓 순위를 본 유저들이 자연적으로 유입되는 효과를 위해서였다. 광고를 통해 유입된 유저가 게임을 이용하거나 매출로 이어지는 경우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웠다.

결국 업체들은 혹여나 유입될 유저를 위해 마켓 순위 상승 작업에 몇 천 만 원대 비용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또 이 같은 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대체 수단들이 등장했으나, 오히려 이런 파편화가 업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며 정작 작품에 쏟아야할 역량을 유실하는 꼴이 됐다는 것이다.

# 인기순위 올리려 퍼주기

특히 카카오 게임하기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점에서는 유저에게 보상이 제공되는 리워드 앱이 급부상했다. 리워드앱은 광고를 보고 다운을 받으면 보상을 주는 앱이다. 이를 활용할 경우 단기간에 많은 유저에게 노출되며 다운로드를 유도하는데 효과적이었다.

다수의 업체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런 마케팅 방법을 키우는 하나의 요인이 됐다.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실패 위험성은 최소화시키기 위해 효과가 어느 정도 보장된 마케팅 방법에 비용을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게임 업계가 아닌 외부로 돈이 빠져나간다는 점에서 업계 생태계를 황폐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13년 카카오 게임하기의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모바일마케팅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당시 업체들은 지금보다 더 카카오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플랫폼 수익분배 만으로도 허덕이고 있는 시점에 마케팅 비용까지 내놓다보니 결국 게임업계로 돌아가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게임업체들은 보다 효율적인 마케팅 수단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중 지금까지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사전등록 마케팅을 꼽을 수 있다. 사전등록 마케팅은 비교적 적은 비용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각광받기 시작했으며, 그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기 시작했다.

특히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준비하는 수준을 넘어서 전문 업체들이 속속 등장했고 마치 플랫폼과 같은 형태로 발전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결국 업체들은 스스로 또 하나의 고정 지출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급격한 성장은 부작용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정설이다. 이는 게임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고공성장 이후 상황이 급반전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마케팅 수단 역시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마켓 순위를 올리기 위한 유저 유입 및 매출 발생은 편법의 유혹이 큰 편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업체 스스로 매출을 발생시켜 순위를 조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마켓 순위는 누가 돈을 효과적으로 썼느냐의 싸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돈 없으면 홍보도 '그림의 떡'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기본적인 모바일게임 마케팅 비용은 억 단위에 이르렀으며 2~3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일반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CPI, 사전등록, 바이럴 등을 비롯한 론칭 초기 주목도를 올리기 위한 것으로 장기적인 관점으로 집행할 엄두를 낼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의 마케팅 비용 규모는 점차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연매출 1조원을 훌쩍 넘기는 슈퍼셀과 같은 해외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 한 몫 하게 됐다.

이에 국내 업체들 역시 이에 마케팅 비용의 단위를 올리며 규모의 싸움에 참여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때문에 업체들이 아무리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해봤자, 국내외 대규모 업체들의 전방위 물량공세에 밀려 박탈감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미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상위권 20여개 작품들의 매출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수의 업체들이 기본적으로 마케팅에 쓰는 비용에 대한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20위권 밖으로만 넘어가도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마케팅 규모 싸움 대열에 참여한 업체들은 이미 장기적으로 100억원대가 넘는 비용을 투입하며 판을 크게 확대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 같은 물량공세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위기다.

특히 업체들이 지상파 TV로 눈을 돌리면서 모객 효과 역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전까지 모바일 및 웹페이지 등의 광고로 유입되지 않았던 유저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는 것.

그러나 이미 게임업체들의 지상파TV 광고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주요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며 매출 규모 단위가 크게 달라짐에 따라 광고비용도 이에 비례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모바일게임을 비롯해 게임의 TV광고에 대해 정부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성인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시청하는 방송에서 무차뱔적으로 게임광고가 나갈 경우 이를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캐시슬라이드'와 같은 리워드앱이 모바일게임 마케팅수단으로 주목을 받았다.

# 매출 절반 이상이 외부로 유출 

 이에따라 정부에서는 게임의 TV광고를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요인으로 인해 게임업계의 광고 물량공세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결국 경쟁 양상은 불이 붙고 있으며, 이제는 심심치 않게 TV에서 게임 광고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이 결과, 이미 지난 1분기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지상파TV 광고 비용은 5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효과가 검증된 마케팅 수단에 돈이 몰렸던 모양새를 재현되는 것으로, 게임 업계에서 새 나가는 돈의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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