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게임산업 제2의 도약 나서자⑧…게임빌·컴투스

전세계적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함에 따라 이에 도전하는 업체들의 빛과 그림자도 더욱 짙어지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모바일게임만으로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처럼 날이 갈수록 커지는 판에 뛰어드는 국내 업체들의 사정은 그리 밝다고 볼 수 없는 편이다. 호기롭게 배를 띄웠지만 망망대해 속 언제 파도에 휩쓸릴지 알 수 없는 신세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만들어 낸 업체들이 있다. 바로 국내 모바일게임 전문 업체를 대표하는 게임빌과 컴투스다. 양사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왔으며 격랑과 풍파를 거쳐 제2의 도약에 성공한 업체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게임 시장 트렌드는 급격하게 변화하며 모바일게임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해 지난해 2조 3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미국과 중국, 일본의 뒤를 잇는 것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업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실상은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다수의 업체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듦에 따라 버텨내기에도 급급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갔던 업체 역시 실적 부진을 겪으며 활로 모색에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결국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해답은 해외 시장 진출로 귀결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하루이틀 만에 이뤄낼 수 없는 일. 이 때문에 모바일게임 전문 업체로서 글로벌 시장 입지를 다져온 게임빌·컴투스의 성공사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006년 미국에 현지법인

게임빌(대표 송병준)은 지난 2000년에 설립됐다. 지금과 달리 모바일게임이라는 단어가 낯선 때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 최고를 목표로 삼고 창립 초기부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왔다.

특히 지난 2006년 미국 현지 법인 게임빌USA를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이 회사는 이미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남보다 깊은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전략으로 시장 확대를 추진해왔다.

당시 게임빌의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알린 흥행작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빌 프로야구 시리즈’였다. 또 ‘놈’ ‘물가에 돌튕기기’ 등을 통해 모바일게임 업체로써 역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모바일게임은 모바일게임다워야 한다’는 철학으로 독창성과 창의성을 추구해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게임빌USA 이후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12월 일본 도쿄에 게임빌재팬을 설립했으며 2013년 6월 중국 북경의 게임빌차이나, 지난해 싱가포르 현지 법인, 대만 사무소, 독일 사무소 등 세계 곳곳에 교두보를 마련하고 시장을 확대해왔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등 100명이 넘는 해외 운영 규모를 확대해 아시아 지역 등으로 넓히는 등 리딩 글로벌 퍼블리셔로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기반 작업은 이 회사의 지속 성장 원동력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일부에서는 매출 대비 이익의 부진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글로벌 퍼블리셔로서 미래가치를 더하는 과정으로 높게 평가할 만하다는 것이다.

이미 게임빌은 영국, 러시아, 스페인 등 세계 유망 개발사들로부터 퍼블리싱 의뢰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 세계 시장을 아우르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국내 온라인게임의 모바일화에 일찌감치 뛰어들어 ‘크리티카’를 흥행시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또 엑스엘게임즈 ‘아키에이지’, 드래곤플라이 ‘에이지오브스톰’, 지노게임즈 ‘데빌리언’ 등으로 이를 확장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뮤오리진’과 같은 사례를 통해 가능성이 또 한번 검증됨에 따라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폭발적인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 일본·중국·미국 등 직접 관리

게임빌의 형제기업이 된 컴투스(대표 송병준)는 지난 98년 박지영 사장이 설립한 업체다. 초기에는 ‘미니게임천국’ ‘액션퍼즐패밀리’ ‘이노티아연대기’ ‘슈퍼액션히어로’ 등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스마트폰 시장으로 넘어오면서는 ‘슬라이스잇’ ‘홈런배틀3D’ ‘타워디펜스’ 등으로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03년 일본 및 중국 지사를 설립했으며, 2005년 미국까지 거점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이처럼 일찌감치 기반을 마련한 결과, 2011년부터는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넘는 실적을 달성, 글로벌 업체로서 역량을 과시하게 됐다.

이 같은 해외 거점 확대는 최근 매출 급성장과 함께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대만 지사 설립을 통해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국어 번체권 공략에 나섰다. 또 이를 기반으로 차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아우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347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해외 매출은 73%를 차지하는 등 점차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1분기에는 매출 93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으며 해외 매출 비중은 83%에 이르렀다.

이처럼 해외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해외 진출을 고려해 작품을 기획하고, 언어 지원 및 시스템 최적화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전세계 유저 네트워크와 통합 데이터 관리 및 국가별 환경 분석, 글로벌 프로모션 등 컴투스의 운영 노하우 역시 주효했다는 것이다. 이는 자체 게임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 전세계 모든 유저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근 해외 진출 전략으로는 하나의 빌드로 모든 서버에 대응하는 글로벌 원빌드가 널리 알려진 상황이다. 컴투스 역시 이 같은 전략을 펼치며 국내외 시장에 대한 서비스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왔다.

# 경쟁과 협력 통해 시너지 달성

이 같이 양사는 벌써 10여년 이전부터 해외 시장 공략에 매진하며 역량을 쌓아왔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이처럼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를 대표하는 두 업체가 ‘한지붕 두가족’으로 거듭났다는 점은 업계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배경과 전망에 대한 관측이 잇따랐지만, 양사는 각각 독립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카카오 게임하기를 중심으로 판도가 크게 뒤바뀌고 있었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양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편이었다. 때문에 이들의 파격적인 관계 변화는 위기를 대처하기 위한 전략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서로의 유저풀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하이브’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이득을 취하는 것 외에는 각자의 역량 강화에 집중해 왔다는 게 양 측 관계자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미 양사는 오래전부터 각각 글로벌 시장 입지를 넓혀왔으며, 협력 관계로 변화된 이후에도 이 같은 구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자의 독립성을 지킨 것이 이들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컴투스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낚시의 신’ ‘골프스타’ ‘서머너즈 워’ 등 자체 개발작을 내세워 글로벌 흥행을 단계적으로 이끌었다.

이 중 ‘서머너즈 워’의 성과는 단연 돋보인다. 올해 초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3500만 건을 돌파하며 컴투스의 실적을 견인한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해 이 작품의 성공비결에 대한 관심도 높다.

‘서머너즈워’의 흥행 요인은 해외 유저들이 빠져들만한 게임성을 비롯해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동안 이 회사가 쌓아온 글로벌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단기간에 성과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전 세계의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또 이 작품은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많아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에 쫓길 필요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선보인 ‘이스트 레전드’도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또 올해는 자체 개발 RPG ‘원더택틱스’, 자체 IP ‘액션퍼즐패밀리’의 새로운 버전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