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계는 그야말로 IP(지적 재산권)를 활용한 작품들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만화 원작의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시작으로 30년 만에 새로운 시리즈가 나온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 그리고 개봉을 앞두고 있는 '쥬라기 공원' 시리즈 신작 '쥬라기 월드'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국내 박스오피스 예매순위를 점령하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작품들뿐만 아니라 올해 하반기와 내년, 영화계는 다양한 원작 기반의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개봉을 준비 중이여서 그야말로 IP기반의 콘텐츠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영화산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게임업계의 트렌드 역시 완전히 새로운 신규 IP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작품들의 IP를 활용한 작품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온라인과 모바일 등 플랫폼을 구분하지 않고 국내 게임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개발 트렌드다.

그러나 이런 개발 트렌드가 사실 새로운 IP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호되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신규 IP를 새롭게 발굴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기존 IP를 활용할 경우 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고, 기존 팬들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영화계에서도 과거 2000년대 초반 무분별한 IP 활용 영화들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시리즈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은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트맨'으로 유명한 DC코믹스는 자사의 다양한 원작 카툰 소재 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연거푸 흥행에 실패하면서 시리즈 구상 자체가 무산된 전례가 있다. 물론 '다크나이트 트릴로지'로 대표되는 리부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다시 영화 산업에 블루칩으로 떠오르긴 했지만, 한동안 '마블코믹스가  영화를 제작할때 DC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심심찮게 나온 바 있다.

현재 게임계에서도 과거 영화계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팬을 보유하고 있는 IP를 활용해 새로운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나, 게임의 완성도 등을 문제로 혹평을 받고 대중들의 관심도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게임계는 과거 영화산업에 비해 훨씬 긍정적인 미래가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단순히 IP를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게임의 시스템, 장르, 캐릭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만의 특색을 보여주는 것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게임계의 IP 재활용 열풍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 향수를 다시 느낄 수도 있고, 새로운 재미를 더해 느끼는 감동 역시 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산업의 전례를 보고 배우는 자세 역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시리즈 자체가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리스크가 큰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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