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셧다운제' 도입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해 열린 '지스타' 전시장 전경.

성장세 꺾이고 부정적 인식 심화

 내수 11600억 증발 손실 '타격'수출시장에도 빨간불 켜져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기구인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셧다운제 규제의 경제적 효과분석보고서를 통해 셧다운제 실시 이후 국내 게임시장 규모가 약 11600억 원 가량 위축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이미 예견된 일로 업계에서는 이 제도를 조속히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국내 콘텐츠 수출의 효자로 활약하고 있는 게임산업이 이렇게 위축됐다는 사실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게임 시장은 높은 성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셧다운제가 시행됐던 지난 2012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시장 위축 현상은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게임시장은 연평균 13.7% 성장한 반면 2013년에는 전년 대비 0.3% 감소했으며 지난해는 또 다시 1.8% 감소할 전망이다. 제도 도입 후 내수시장이 약 11600억 원 규모의 감소를 보였으며 이는 지난해 총 내수시장 규모의 약 10.7%에 해당한다.

 # 온라인게임 비중 55.4%로 떨어져

특히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 2012년에 67839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52887억 원 규모로 감소했다.

이러한 영향에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도 있겠지만 분명 셧다운제로 인해 게임의 이용층인 청소년층이 이용하지 못하면서 이러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온라인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급격한 감소세를 보여 온라인 게임이 국내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170% 이상이었으나 201269.6%, 201356.1%, 201455.4%로 급감했다.

이에 대해 이덕주 경희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셧다운제 도입 당시 성장 일로에 있는 게임 산업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어느 정도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러한 산업의 위축이 내수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임은 콘텐츠 수출 효자라고 까지 불리며 중요한 산업이었다. 하지만 셧다운제로 인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됐다.

게임시장의 수출 규모는 지난 200317300만 달러(18692600만원)에서 2012263900만 달러(28514억 원)로 성장했으나 2013년 이후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지난 2013년의 경우 전년 대비 2.9% 증가한 271500만 달러(29335억 원)를 수출했으며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1.5% 증가한 275500만 달러(29767억 원)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이덕주 교수는 셧다운제로 인해 내수와 수출시장 규모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청소년층의 게임 중독 문제는 대응이 필요하지만 효과 측면에서는 자율적인 의사에 기반 한 선택적 셧다운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청소년 게임이용 가정이 관리해야

이처럼 보고서에서는 셧다운제로 인해 국내 게임 시장이 크게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셧다운제가 어느 정도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셧다운제가 시행된 이후 제도가 목표로 삼고 있는 게임 과몰입 위험계층에 대한 구제효과는 어느 정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셧다운제 실시 이후 게임 과몰입 어린이·청소년 비율은 6.51%에서 2.07%4.44% 포인트가 감소했으며 지난해를 기준으로 약 267000명의 어린이청소년이 셧다운제의 효과(게임 과몰입 상태에서 구제)를 본 것으로 한경연은 추정했다.

하지만 청소년의 게임 과잉몰입 구제효과는 강제적 규제 방식보다 부모 등이 요청할 경우 적용되는 선택적 셧다운제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으로 인해 유발되는 사회적 비용 절감효과를 기회비용 관점에서 환산한 결과 선택적 셧다운제의 비용절감효과가 연간 1886억 원으로 연간 379억 원 수준의 강제적 셧다운제보다 약 4.97배 크다고 밝혔다.

즉 셧다운제 자체의 경제적 손실이 클 뿐만 아니라 게임 과몰입 해결을 위해서는 강제적으로 시행하는 것보다는 가정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이 낫다는 분석이다.

또 셧다운제는 정부의 정책기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 계혁 타파를 통해 경제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경기도 일산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주재한 문화융성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콘텐츠산업의 60%를 차지하는 게임 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이 크다고 게임 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렇게 문제점이 많은 셧다운제는 우여곡절을 거쳐 부모선택제라는 형태의 셧다운제로 변화됐다. 현행의 셧다운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부모선택제라는 절충안을 도출해냈다.

부모선택제는 부모가 자녀의 게임이용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여성가족부는 부모시간선택제가 효과적인 성과를 이룬다면 강제적 셧다운제보다 우선적으로 제도를 적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긍정적인 행보를 보였다.

부모선택제는 가정에서 자율권을 부여하는 셧다운제로 보고서에서 나타났듯이 사회적 비용절감효과와 게임에 과몰입된 청소년을 구제하는데 효과적인 것이다.

# 업계선 완전 폐지 주장

이는 게임에 대한 과몰입을 업체에게 씌우고 비난하는 것이 아닌 가정에서 게임을 놀이로 인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게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더욱이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아이가 한밤중에 게임을 하는 것을 공공이 막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것은 가정이 담당해야 하는 역할이며, 사적 영역을 공공에게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업계에서도 학부모에게 부모선택제를 적극 홍보하는 상황이다. 특히 라이엇게임즈코리아(대표 이승현)가 학부모를 위한 리그오브레전드(LOL)’ 학부모 전용 고객센터를 오픈하면서청소년과 학부모 간 게임에 대한 소통과 이해를 위한 자료도 제공하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미 대중들에게 게임은 악이라는 인식을 심었던 강제적 셧다운의 추가적인 개선 및 폐지와 관련된 행보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업계를 중심으로 셧다운제의 부당함을 계속해서 어필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정부 시책 등 우선순위에 밀려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미 강제적 셧다운제가 일선에서 사라졌다 하더라도 게임에 대해 심대한 악영향을 끼친 만큼 하루 빨리 완전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있다.

 [더게임스 박상진 기자 kenny@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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