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커졌지만 내부구조는 더 악화…스타기업들 앞장 서 바로 잡아야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 나가면 곧 온라인게임 수요에 버금가는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대략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모바일 게임 비중은 약 10% 정도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판도가 싹 바뀌기 시작했다. 캐주얼 게임 장르에서 다중 접속 게임( MMORPG) 장르의 스마트 폰 게임들이 세를 주도하면서 판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이젠 가벼운 게임은 스마트폰 게임, 상대적으로 무거운 게임은 온라인 게임이라고 단정지어 말하기도 쉽지 않게 됐다. 더구나 스마트폰 성능은 하루가 무섭게 달라지고 있고 데이터의 속도 또한 무섭게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판도가 바뀌면서 쾌재를 부르는 쪽과 그렇지 못한 업체들의 희비 또한 크게 갈리는 모습이다.

과거 게임계 이선에 머물러 왔던 송병준 사장이 산업계의 간판 스타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고 ‘활’과 ‘블레이드’ 등을 잇달아 흥행 반열에 올려 놓은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이사회 의장은 이젠 어엿한 게임업계의 거물급 인사가 됐다.

또 ‘애니팡’의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젊은 벤처 사업가 가운데 한사람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고. ‘아이러브커피’의 이대형 파티게임즈 사장, ‘쿠키런’의 이지훈,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공동대표 등도 곧 잘 이름이 오르내리는 모바일 게임계의 스타가 됐다.

반면 온라인 게임업체의 인사들은 거의 소식이 감감하다 할 정도로 두문불출이다. 개발자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시장 쪽과의 접촉이 드물긴 했지만 그같은 점을 충분히 인정하고 반영한다 하더라도 최근 그들의 움직임을 바라보면 거의 동면 또는 칩거에 가깝다 해야 할 것이다.

그나마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인사는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다. 최근 그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의 백기사 역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손을 내밀고 잡아줘 화제를 뿌리기도 했는데, 그의 그 같은 무게 있는 행동에 반해, 사업 비전 및 구상은 무섭도록 빠르다는 게 그를 아는 이들의 공통된 평이다.

실제로 그는 시장 추이가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이자 지체없이 포트 폴리오를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한 시장 전략을 수립했다. 현재 넷마블은 판도변화에도 불구,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을 공급자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화려한 조명 속에 감춰진 모바일게임업체들만의 말 못할 그늘은 늘 있기 마련이다. 또한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뜨고 있음에도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 고작 몇몇 기업에 불과하다면 얘기는 상당히 복잡해진다.

여기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모바일 게임이란 대세 속에 그 틈새를 헤집고 황금궤를 캔 기업들은 더 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얘기를 굳이 피하는 것은 그들이 사업하는 이들로 보기에는 뭔가 어설퍼 보이기 때문이다. 그저 장이 열리니까 판을 내걸고 거기서 일정 마진을 챙겨 간 장사치였다는 것이다.

문제는 부와 명예가 너무 한쪽으로 쏠리는 등 시장 변화에 수혜를 입는 기업이 너무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엔터테인먼트 특성상 모바일 게임 역시 흥행작에 의해 명멸하고 흥망성쇠를 거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부인키 어렵다. 하지만 그 것이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인해 그 같은 족쇄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면 해당 산업의 문제점을 좀 더 심각하게, 그리고 깊숙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게임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선순환구조가 담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출에서 개발과 유통 비용을 제외하면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재투자할 자금은 커녕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 흥행시장에 내놓을 작품 론칭 등의 기회조차 쉽게 얻지 못한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모수(母數)가 될 유저를 확보하기 위한 자금이 없으면 게임 론칭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점은 시장 확대가 이뤄지면 덩달아 춤을 춰야 할 시장의 자금 수위가 오히려 더 줄어들거나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모바일 게임산업과 직접적인 관계에 있지 않는 곳에서 산업의 젖줄을 가져다 댄 채 마구 빼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같은 현실임에도 불구, 이를 조정하고 개선해 나가려는 업계의 맏형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먹고 사는 게 절박한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그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 각자 움직이는 듯 하다. 오로지 앞으로 전진해야 만 살 수 있다는 전의만 읽혀질 뿐이다. 솔직히 그래서 모바일게임계를 들여다보면 땅을 고르는 정지 작업 등은 온데 간데 없고 오직 집만 지어 내다 팔겠다는 이들로만 가득 찬 모습이다.

그러나 만의 하나, 땅이 무너져 내리거나 집에 불이라도 나면 어찌할 것인가. 지금 모바일게임계는 그 흔하디 흔한 방화 설비 등 변변한 기반 시설 하나, 갖춰 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모바일 게임계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것은 다름 아닌 앞서 언급한 스타급 기업들이 맡아줘야 할 몫이다. 그 것이 산업을 더 키우고 장사치 기업과 다른 행동이다. 덩치만 크다고 해서 어른 대우를 받는 게 아니다. 어른다운 성숙한 행동과 실천의 자세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모바일게임계, 당신들은 지금 차세대 게임시장을 이끌고 책임질 마음의 자세를 갖추고 있는 지 묻고 싶다.

[더게임스 모인 뉴스1에디터 /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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