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카카오 모바일게임 전쟁(하)]…최고매출 상위권 여전

카카오의 영향력이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카카오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매출을 올리는 작품들은 적지 않다. 카카오 게임하기와 구글 게임 최고매출을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최근 선보인 웹젠의 '뮤 오리진'은 카카오가 아닌 독자 서비스를 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론칭 4일 만에 구글 최고매출 5위에 올라서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레이븐'에 이어 또 다시 탈카카오를 통한 성공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카카오를 벗어난 독자 서비스 작품들이 모두 이처럼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카카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일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와 구글의 최고 매출 게임을 비교해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카카오 최고매출 1위부터 6위까지의 작품들이 모두 구글 최고매출 10위 내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의 파워가 점차 축소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을 되돌리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음카카오(대표 최세훈, 이석우)는 이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이 시도들은 당장 큰 성과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요지부동이었던 카카오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카카오 게임샵 오픈을 비롯해 카카오 플랫폼 입점 주기 변경, 협력사 마케팅 지원 등 적극적인 대응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 업체들을 비롯한 비카카오 작품 공세가 부각되면서, 다음카카오는 탈카카오에 대한 수성전략을 펼치는 입장으로 비춰지고 있다. 특히 개발사 수익분배 증대 및 유저 혜택 강화를 내세운 ‘카카오 게임샵’을 오픈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이 회사는 내달 중 ‘카카오 게임하기’ 신작 출시 주기를 기존 주 2회(화요일, 금요일)에서 주 1회(화요일)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 신작 노출 기간을 늘려, 개발사들의 모객 효과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카카오 플랫폼에 대한 시선은 비교적 크게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카카오의 독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실적 부진을 면하기 위한 상생에 나서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미 카카오가 지난해 '카카오 마켓' '마카오' 등을 상표권으로 출원해 독자적인 마켓을 구축해 게임 사업에 대한 이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란 소식이 퍼지기도 했다. 최근 등장한 '카카오 게임샵'은 이런 의도가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과 1년 사이 모바일게임 시장 판도는 뒤바뀌고 있다. '카카오 게임샵'은 시장에 그리 큰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 같은 파급력은 이제 더 이상 발휘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다음카카오는 최근 '탑오브탱커'에 적극적인 마케팅 지원을 펼치며 흥행작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팝업광고 노출을 비롯해 카카오 전용 캐릭터(카카오 프렌즈)를 활용한 이모티콘 제작 등은 이례적인 모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카카오를 통한 히트작이 없어졌다는 우려를 씻어내기 위한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탑오브탱커'는 현재 구글 플레이 게임부문 최고 매출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1일 엔트리브소프트가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선보인 '소환사가 되고싶어'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결과, 현재 구글 최고매출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카카오의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 그러나 다음카카오가 최근 탈카카오에 대한 일련의 움직임을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까지 네이버(대표 김상헌)의 움직임은 신중해 보인다. 넷마블과의 협력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이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작품성과 물량공세 등 모든 면에서 총력을 기울인 데 따른 성공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나올 후속작품들도 계속해서 히트를 할 것이란 보장이 없는 셈이다. 

그러나 '밴드게임' '라인'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모바일게임 시장에 눈독을 들여온 만큼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네이버가 넷마블과 전략적으로 손을  잡았듯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잡기 위해 또다른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다음카카오 측에서도 예전과 같지 않게 강한 위기의식을 느끼는 만큼 새롭고도 적극적인 대응책을 잇따라 쏟아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카카오와 네이버의 사활을 건 싸움은 이제야 본 게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기자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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