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퀴즈퀴즈' 첫 부분유료화…과몰입ㆍ사행성 등 부작용 낳아

우리나라 게임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온라인 게임의 시작을 원년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 이전 업소용 게임과 PC용 게임들이 시장에 등장하긴 했지만, 한쪽은 일본 제품을 복제한 기기들이거나 다른 한쪽은 마치 시작하다 만 격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게임의 시작을 언급할 때 당시 고등학생 신분이었던 남인환 군이 개발한 PC 게임 ‘신검의 전설’이 첫 선을 보인 87년을 기점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와 94년 7월 데이콤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송재경의 온라인 게임 ‘쥬라기 공원’을 우리나라 게임의 시초로 봐야 한다는 시각으로 갈리고 있다.

또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 게임의 역사를 한참 거슬러 올라가 60~70년대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온라인게임에 그래픽을 탑재한 ‘바람의 나라’를 명실공한 게임의 완성으로 봐야 한다며 이 작품의 서비스 시점인 96년을 산업 발흥의 기점으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어찌됐든, 길게는 50여년의 역사를, 또 짧게는 20년에 가까운 역사 기록을 갖고 있는 게 대한민국 게임산업계의 현 주소다. 사실상의 산업으로 태동시킨 공적을 보면 후자가 맞지만, 게임 자체의 역사성을 고려한다면 얘기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고, 그 역사 시점 또한 크게 앞당겨 져야 할 것이다.

역사의 기점을 두고 이처럼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까닭은 우선 변변한 기록들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지만, 그만큼 산업이 요동을 쳤다는 준거이기도 하다. 급변하는 하드웨어 기기들의 출현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고 트렌드의 변화에 적극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시장의 흥망성쇠를 아주 짧게, 그 것도 찰나적으로 맛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사양화를 촉진한 것은 부실한 유통구조가 결정적이었다. 가격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산업이 왜곡됐고, 그로인한 선순환 구조의 붕괴로 작품들이 고만고만해지는 평준화가 촉진됨으로써 게임 유저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된 것이다.

온라인 게임은 그런 측면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장수하고 있는 셈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등장하면서 시장 개황을 이끈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은 이후 쾌속 질주했다. 특히 혜성처럼 나타난 ‘리니지’는 지리멸렬하는 PC게임들을 밀어내고 작품성과 상업성을 무기로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리니지’가 시장에서 바람을 몰고 왔다면 넥슨의 ‘퀴즈퀴즈’란 게임은 온라인게임의 대중화를 촉진시킨, 일대 사건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그러나 안타깝게도 과금 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PC방 업주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고 그로인해 흥행시장에서는 완전 실패했다.

하지만 다소 엉뚱하게 선보인 부분 유료화 방식은 큰 주목을 끌었다. 게임은 공짜로 즐기고 대신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사도록 한 것인데, 이같은 방식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과금 체계였으며, 오늘날, 온라인 게임의 대표적 수익 모델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수익모델은 게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중독과 사행을 불러일으키는 게임계의 주홍글씨의 주홍 물감이 됐다는 이중적 평가를 받고 있다는 건 부인키 어려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 게임업계 뿐 아니라 시장에서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업계조차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지 못한 채 주홍 물감만을 들고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바일 게임업계의 수익모델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아이템 판매 등에 매달리는 부분유료화에만 몸부림치고 있다. 온라인게임업계가 무려 10여년을 우려먹은 방식을 모바일게임업계가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솔직히 구조적인 문제점도 이같은 폐해를 알면서도 받아들이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앱 마켓에서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떼 가고, 또다른 모바일게임 유통사에서 21%를 빼내 가는 악조건의 유통구조 속에서 또 다른 수익 모델을 개발하고 시도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어찌보면 그건 자살 행위나 같다 할 것이다.

업소용 게임과 비디오게임이 우리나라 게임 역사에서 상대적으로 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본격적인 시장 형성 이전 사라졌거나 산업적인 관점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남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와 몸부림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과거 유성처럼 사라진 업종처럼 온라인게임도, 모바일게임도 그 같은 운명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이 급선무다. 지금처럼 쥐어짜는 부분 유료화 방식이 아니라 개발 노력의 산물로서, 당당히 게임을 즐기는 값으로 게임유저들이 치를 수 있게 하는 그런 수익모델 개발이 절실하다.
그 것이 어떤 방식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 같은 방식을 새롭게 제시해야 게임유저 뿐 아니라 게임인들도 산업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란 점이다.

이건 모바일게임업계에 대해서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다. 온라인게임업계도 마찬가지다. 수익모델 개발이 게임계의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또 그 것은 역사 속에서 살아남는 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그건 직무유기라 할 것이다.

[더게임스 모인 뉴스1 에디터 /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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