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카카오 모바일게임 전쟁(상)]…회심의 일격에 '휘청'

카카오의 아성에 네이버가 강력한 도전장을 던지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구글 플레이 게임 카테고리에 나타난 순위로 아직 카카오의 영향력이 막강함을 보여주고 있다.

숙명의 라이벌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모바일게임 시장 주도권을 놓고 정면승부에 나서면서 이 싸움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절대강자였다. 지난 2012년 7월 ‘카카오 게임하기’ 서비스 론칭 이후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유아독존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철옹성과도 같았던 카카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가장 강력한 적수는 네이버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숙명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기 이전부터 네이버와 다음, 라인과 카카오톡은 각각 검색과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검색 분야에서는 네이버가 절대적으로 앞서 있었고 모바일 메신저시장에서는 국내의 경우 카카오가 압도적인 위세를 과시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바일 게임시장을 놓고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는 상황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다음카카오가 한참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23일 현재 구글플레이 게임부문의 최고매출 10위 안에 카카오 론칭 작품이 6개를 차지하고 있다. 1-2위를 각각 ‘레이븐’과 ‘클래시오브클랜’에 내줬지만 3위부터 7위까지 카카오 작품들이 줄줄이 포진하고 있다.

신규인기무료게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위를 비롯해 5개 작품이 10위 안에 들어있다. 아직도 카카오의 파워가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로서는 안심할 수 없다. 카카오는 최근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의 총력 공세로 뒤통수를 맞았다. 넷마블게임즈와 네이버가 손을 잡고 ‘레이븐’를 론칭, 단숨에 최고매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네이버의 물량공세로 인한 특수한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레이븐’의 작품성도 좋았지만 네이버가 자체광고를 비롯해 1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마케팅비를 쏟아 부은 결과라는 것이다. 네이버가 카카오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이 작품 뿐 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공작을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데 그때마다 수백억원의 마케팅비를 쏟아 부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이번 사례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철옹성을 자랑했던 카카오의 위상이 이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네이버로서도 ‘회심의 일격’으로 큰 성과를 거둔 만큼 자신감을 회복한 상태다.

네이버는 카카오를 잡기 위해 그동안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는 ‘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모바일게임들이 수백만에서 수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의 그늘에 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네이버는 이같은 흐름을 바꿔놓기 위해 자사의 폐쇄형 SNS ‘밴드’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 플랫폼 안에 ‘밴드게임’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년이 다 돼가지만 성적은 초라한 수준이다.

이처럼 위축된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네이버는 넷마블게임즈와 손을 잡는 결단을 내렸다. 현재 넷마블게임즈는 구글 게임 최고매출 10위 안에 4개의 작품을 올려놓을 정도로 막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성공가능성이 가장 높은 퍼블리셔와 손 잡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편 것이다. 이러한 승부수는 보기 좋게 성공했다.

넷마블의 노하우와 네이버의 물량공세가 힘을 발하면서 첫 공동작품 ‘레이븐’은 단 5일 만에 최고매출 1위를 꿰차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첫 합작품의 성공에 힘입어 후속작들을 계속 론칭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의 아성이 금방 무너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수년간 뿌리내려온 카카오 게임하기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리 없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네이버는 첫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히트작을 내놓을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라 할 것이다. 만약 네이버가 연속적으로 히트작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모처럼 찾아온 절호의 기회는 의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

[더게임스 김병억 기자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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