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하는 두 업체 희비 엇갈려…기본에 집중해야 미래 보여

얼마 전 텐센트와 샨다에 대한 뉴스가 게임계의 관심을 끌었다. 텐센트의 기업가치가 끝없이 올라가면서 우리나라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을 넘어섰다는 것과 또 하나는 샨다가 캐피탈홀드에 2조원에 팔렸다는 것이었다.

샨다와 텐센트는 모두 한국산 게임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한 업체들이다. 그런데 1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한 업체는 명실상부한 중국 최대 게임업체로 탄탄대로를 달린 반면 다른 한 업체는 주인이 바뀌며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물론 현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순 없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역전되기는 현실적으로 상당히 힘들다는 것이 객관적인 사실임은 어쩔 수 없다.

샨다는 10여년 전 한국산 게임 ‘미르의 전설2’로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석권하며 최고의 게임업체로 부상했다. 당시 샨다의 창업자 천텐차오(陳天橋) 회장은 비록 잠깐이지만 중국 최대갑부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랬던 샨다가 어쩌다 지금과 같은 처지로 떨어진 걸까. 여기에는 여러 요인과 사건들이 있었겠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은 샨다가 게임이 아닌 방송분야에 무리한 투자를 한 끝에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주저앉게 됐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샨다게임즈의 사세가 급격히 위축된 것은 천텐차오가 의욕적으로 펼쳐온 신규 사업들이 잇달아 제동에 걸리면서다. 샨다게임즈는 당시 게임사업 외 주문형 비디오사업 (VOD)과 케이블 TV 사업 등 주로 통신 인프라 사업에 투자를 집중했으나 이 사업이 정치권의 오해를 불러 일으켜 엄청난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또 샨다게임즈에서 잔뼈를 키운 기업 내 2인자들이 대거 이탈, 천텐차오의 샨다게임즈와 대적하고 나선 것도 그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치권과 천텐차오의 불화설도 이로 비롯됐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지금은 중국 내 최대 게임업체로 자리매김한 텐센트의 등장은 역설적으로 샨다게임즈의 몰락을 촉진시켰다.

이른바 '큐큐 채팅'으로 겨우 존재감만을 알려온 텐센트가 2007년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2008년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등을 순차적으로 수입 공급함으로써 일약 게임계의 1위 자리를 차지한 것. 이로써 텐센트는 샨다게임즈를 밀어내고 제1의 중국 게임업체로 발돋움했다, 샨다게임즈는 이로 인해 판권 구득난에 시달리는 등 게임시장에서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텐센트는 최근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이 약 227조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텐센트 주가는 지난 1개월 사이 27%나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시가총액 227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현재 시총 217조원 수준인 삼성전자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처럼 텐센트가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고평가 받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게임산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텐센트는 우리나라 업체들에는 가장 ‘큰 손’이다. 그동안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막대한 뭉칫돈을 한국 게임업체에 쏟아 붓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넷마블게임즈에 5300억원을 투자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 뿐만이 아니다.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 유망 모바일게임업체들에도 수백억원을 투자하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샨다가 자신들의 캐시카우였던 게임을 소홀히 한 반면 텐센트는 게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투자를 집중해 왔다. 특히 한국 게임업체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해 왔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같은 두 업체의 차이가 오늘날의 샨다와 텐센트를 낳게 한 요인이 됐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중국을 대표하는 두 게임업체의 명암을 보면서 우리도 교훈을 되새겨야 할 게 있다. 게임을 기반으로 더욱 집중하지 않으면 그 미래 또한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지금 게임산업은 안팎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답은 이곳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시장 트렌드가 모바일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고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초심을 잃지 않고 투자를 강화하는 등 이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란 점이다.

물론 게임을 기반으로 해서 새로운 미래 수종 사업을 찾아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주객이 바뀌어선 절대 난국을 극복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랬다가는 한 순간 경쟁에서 밀리면서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길을 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찰라가 성패를 좌우한다 했던가. 샨다가 다름 아닌 그런 운명을 맞은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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