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게임산업 제2의 도약 나서자⑥…끝없는 해외시장 개척

엔씨소프트는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를 통해 신작 'MXM'과 '블레이드&소울' 모바일버전을 서비스하기로 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년 성장세를 거듭했던 국내 게임 산업 규모가 지난 2013년 0.3% 감소함에 따라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또 지난해 역시 이 같은 하락세가 지속된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업체들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각광 받았던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률 역시 급감하며 한 자리 숫자를 보이고 있으며, 결국 이마저도 지켜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처럼 국내 게임시장이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결국 돌파구는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해외 시장의 중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식됐으나,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일찌감치 해외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온 업체들이 새로운 성공 사례를 발굴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때문에 현재 글로벌 시장 진출이 국내 게임산업 제2의 도약에 가장 필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10여년 전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국내 게임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때에도 해외 진출은 필수요소 중 하나였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과감한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큰 성과를 거둔 업체도 적지 않았다.

이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도 다수의 국내 업체들이 중·남미, 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서 도전정신을 발휘했다. 이에 각국 시장에서 국산 온라인게임이 대표작으로 자리 매김하는 성과를 거두며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르면서 글로벌 시장도 크게 달라졌다.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국내 업체들의 온라인게임은 노후화됐다. 여기에 새롭게 진입해야 할 모바일게임 시장의 물살은 거센 급류와 같아 발을 담그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엔씨 3400억 해외매출 ‘기염’

이미 온라인게임 시장은 규모의 싸움이 오래전부터 진행된 만큼 새로운 업체들이 경쟁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게 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를 대표하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경우 ‘리니지’ 시리즈부터 ‘블레이드&소울’까지 꾸준히 역량을 키워왔고, 이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해외 매출은 34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이 중 로열티 매출도 전년 대비 107% 증가한 1368억원으로 집계돼 엔씨소프트의 해외 시장 영향력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북미·유럽에서 ‘길드워2’가 꾸준히 좋은 성과를 거뒀으며,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블레이드&소울’이 로열티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 같이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09년 북미·유럽 지역의 통합법인 엔씨웨스트를 설립했으나, 당해 영업손실 28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2011년에는 7900만달러로 적자가 늘어났다. 그러나 ‘길드워2’의 등장으로 이 같은 부진을 모두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다. 이에 다음해인 2012년에는 2100만 달러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이후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길드워’가 국내 시장에선 크게 주목을 받진 못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인내한 결과, 해외 시장에서 통하는 주력 IP로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느껴온 엔씨소프트는 중국 시장 입지 확장에도 속도를 더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2013년 ‘블레이드&소울’을 텐센트를 통해 중국 시장에 선보여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번 쌓은 파트너십은 신규 사업 확장에서도 빛을 발하게 됐다. 특히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은 올해에는 ‘블소’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까지 텐센트를 통해 출시한다.

그렇다고 글로벌 시장 공략이 모두 기대 이상의 대박을 거둔다고 볼 수는 없다. 노력 대비 성과가 아쉬운 상황도 적지 않다. 일본 시장의 경우 특별 제작한 TV애니메이션 등을 내세워 ‘블소’를 론칭했으나, 시장이나 유저 성향상 MMORPG에 대한 수요가 적어 성과면에선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엔씨소프트의 도전은 높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 특히 새로운 도전의 경험으로 현재 침체된 시장을 되살릴 수 있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컴투스는 글로벌시장에서 '서머너즈워'를 직접 유통해 큰 성과를 거두며 지난 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 세계를 놀라게 한 컴투스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게임이 각광받기 전에도 게임빌과 컴투스가 대표 업체로서 역량을 과시해왔다. 그러나 ‘카카오 게임하기’를 중심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재편됨에 따라 이들이 설자리는 점점 좁아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게임빌(대표 송병준)은 지난 2013년 700억원에 컴투스를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라이벌로 여겨지던 두 업체가 합병함에 따라 향후 어떤 행보를 보여줄 것인지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통합 플랫폼 ‘하이브’를 내세운 수출 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특히 양사는 해외 시장 공략 과정에서 각각 역할을 맡아 움직이는 듯 했다. 게임빌은 다수의 해외 시장에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컴투스의 경우 자체 개발 역량이 집중된 라인업을 확장시키는 것에 집중해왔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골프스타’ ‘낚시의신’ 등 자체 개발작을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시키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88% 상승한 234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1012억원으로 전년대비 1209%나 성장했다.

특히 해외 매출이 전년대비 523% 성장한 172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73%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글로벌 전략이 적중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 시장 트렌드에 밀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위기에 처한 원조 모바일게임 업체 게임빌과 컴투스를 되살렸다는 점에서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 ‘뮤’ IP 활용한 성공사례 탄생

국내 게임업체 업력이 점차 길어짐에 따라,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웹젠은 온라인게임 ‘뮤’ IP를 통해 중국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중국의 작은 개발사가 ‘뮤’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전민기적’을 선보여 월 매출 350억원을 달성하는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전민기적’을 개발한 리우후이청 천마시공 대표는 ‘뮤’ IP를 선택하게 된 배경으로 10년에 달하는 현지 서비스 기간과 8000만명에 달하는 유저풀을 꼽았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 공략은 새로운 도전 정신이 요구되지만,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지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넷마블게임즈는 자사 IP가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마블’ IP 활용에 나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 영화 ‘어벤저스’의 후속작과 연계된 출시 전략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의 새로운 접근법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공략법 역시 다각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한 업체들이 게임산업 제2의 도약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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