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 대내외 상황 매우 절박…후회 없도록 대비 철저히 하길

최근 KBS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사극 드라마 ‘징비록’이 전작 ‘정도전’ 만큼의 폭발력까지는 아니지만 잔잔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본격적으로 임진왜란 시즌에 돌입하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드라마 징비록은 서애 류성룡의 저서 ‘징비록’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대하 사극이다. 서애 류성룡의 일대기를 드라마로 담아내 왜란에서의 그의 행보와 애민정신을 통해 현대의 우리가 어떤 모습을 간직하고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국보 제132호 ‘징비록’은 류성룡이 왜란 중 영의정 겸 체찰사가 되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총 7년간의 전황들을 왜란 이후 16권 7책의 분량으로 기록한 수기다. 개인이 집필했다고 하기에는 방대한 양과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묘사한 내용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와 함께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징비록’은 ▲전쟁 당시 배경과 조선의 상황 ▲조선뿐만 아니라 명나라와 일본과의 외교 관계 ▲전쟁에 참여한 주요 맹장에 대한 묘사와 성과 ▲이후 백성들의 생활상 등 왜란의 총체적인 기록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저자인 류성룡은 당시 조정에서 남인의 일원이다. 당수의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쟁에 구애받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을 징비록에 담아낸 것은 현재까지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로 손꼽힌다.

여기에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승전국이자 피해국이였던 조선의 입장에서 일본과의 전쟁을 다루고 있었기 때문에 조선보다도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조선의 군사 기밀 등이 우회적으로 노출이 되는 문제점도 같이 가지고 있어서 ‘징비록’의 일본에서의 열풍은 조선 후기 양국 간의 외교문제로 비화되는 원인이 되는 등 자세한 기록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런 징비록의 가장 큰 핵심은 ‘지난 일을 반성하여 앞으로의 일을 경계한다’라는 것에 있다. 이 문구는 유학 경전 중 하나인 ‘시경’ 소비편(小毖篇)에 적혀있는 ‘나를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予其懲而毖後患)’는 구절을 인용한 것으로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후대에도 이런 비극적인 전쟁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류성룡 역시 징비록의 시작에 “난중의 일은 부끄러울 따름이다”라고 적는 등 누구보다도 총사령관의 직위에 있던 본인 스스로부터가 반성한다는 의미를 담아낸 흔적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징비록’의 자세는 현재 국내 많은 분야에 다양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특히 필자는 개인적으로 국내 게임계에서도 류성룡이 남긴 ‘징비’의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에 이미 많은 해외 업체들이 대거 등장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중국의 경우에는 시장 점유율 뿐만 아니라 자본을 활용한 개발 환경 잠식이라는 행보를 보이면서 문제점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서는 ‘3차 중장기 발전계획’ 등을 공개하며 게임산업에 대한 지원 및 육성 의지를 밝힌 바 있지만, 보건복지부의 게임중독 광고가 논란이 되는 등 정부 부처 간 의견 충돌이 심심찮게 나타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야말로 400년 전 조선에서 벌어졌던 붕당 정치의 폐해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과한 것이 아닌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부문은 국내 업체 중 많은 기업들이 모바일로 성공적인 전환에 성공해 해외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국내 시장에서도 반영되면서 최근 오픈마켓을 점령하고 있던 외산 게임을 누르고 국산 게임이 다시 매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런 긍정적인 성과를 더욱 발전시키고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며 대비를 해야 한다. ‘지난 일을 반성하여 앞으로의 일을 경계한다’라는 징비록의 뜻처럼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하나 된 대비를 통해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게임 버전 ‘징비록’이 나오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ceo@sde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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