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스타 2014에서 소개된 유니티게임즈 부스 조감도.

  유니티·언리얼 등 경쟁적으로 가세

 모바일 환경 급변화 하면서 커스톰 전략 수정…장기적 시장 수성 전략 일환인 듯

 게임개발 엔진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과거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했던 게임엔진을 이제는 그냥 사용하고 나중에 수익을 나눠 주거나 극히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게임개발 엔진 가격이 무료가 되다시피 한 것은 게임시장 환경이 크게 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진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졌을 뿐만 아니라 이들 엔진을 사용하는 유저들도 크게 늘어나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엔진업체들의 무료화 경쟁으로 인해 개발자들은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됐지만 몇몇 업체들의 경우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게임 엔진 시장을 놓고 에픽게임즈, 유니티, 크라이텍 등의 업체들이 게임 개발 엔진 업체들은 무료 체험 버전의 제공을 시작으로 상용 버전의 제한적인 제공, 라이선스 버전 제공 등을 통해 엔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전에도 개발자들을 위해 다양한 과금 서비스를 선보이며 무료화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파격적인 정책에 가까워 업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엔진 업체들의 무료화 경쟁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유니티(대표 존 리치티엘로)는 본격적인 게임 개발 엔진 사업을 시작한 2010년부터 유니티3D’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무료 버전을 배포해 많은 개발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유니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라이선스 비용과 교육 시설에 무상으로 제품을 보급하면서 모바일게임 확대와 함께 주목 받는 엔진 회사로 발전하기도 했다.이 회사는 최근 유니티5’ 엔진에서 유료로 제공되던 퍼스널 버전을 무료로 공개했다. 이 업체는 유니티5’ 엔진을 활용한 게임의 1년 매출액이 1억 원이 넘을 경우 매달 8만 원을 내거나 엔진 구매 비용 165만 원을 지불하면 된다고 밝혔다. 즉 매출이 1억 원이 넘지 않을 경우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유니티 등장 이후 본격화

이에 에픽게임즈(대표 팀 스위니)도 저가 엔진 공급 정책을 선보이면서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과거 에픽게임즈는 구버전 엔진에 대해 SDK(소프트웨어 개발자 키트) 형태로 무료공개를 진행한 바 있었지만 비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기 때문에 높은 활용도를 보여주진 못했다.

이 때문에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대되는 동안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에픽게임즈는 지난해 3월 정액요금제를 도입한 데 이어 최근 언리얼엔진4’의 무료화를 선언했다.

이 회사는 기존 정책인 정액 요금제마저 폐지하고 개발 초기에는 비용 지출 없이 진행하고, 이후 프로젝트의 분기별 매출액이 3000달러(320만원)를 넘을 경우 5%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부분유료화 방식을 취했다.

이 부분에 대해 에픽게임즈는 “5%의 로열티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분의 성공이 에픽의 성공’”이라며 개발자들이 성공을 해야만 에픽게임스가 성공하는 정직한 비즈니스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끊임없는 무료 업데이트와 개발자에 대한 지원 체계 구축 등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무료화 모델은 기존 라이선스 구매 버전과 차이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발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언리얼 엔진으로 만들어진 모바일게임 블레이드가 크게 성공하면서 많은 개발자들이 언리얼 엔진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모바일 개발자들이 눈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사진은 언리얼엔진의 쌍둥이 캐릭터.

  # 사용자 풀 많아야 수익 유리

그렇다면 이들 업체들이 무료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엔진 업체들의 무료화 바람에 대해 게임 개발 엔진이 가지는 특수성의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게임 엔진의 경우 많은 개발자들이 사용을 해야 수익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무료로 시장 자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전략에 나섰다는 것이다.

엔진개발사들 역시 엔진판매를 통한 수익보다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게임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엔진을 활용한 새로운 수익원의 창출을 위해 무료화라는 정책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또 기존 라이선스 구매의 경우 1회 수익 밖에 되지 않지만 수수료를 전환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밖에 무료화 정책은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업체들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실 언리얼과 유니티 엔진은 고유의 영역을 갖고 있었다. 유니티 엔진은 개발자들 사이에서 가볍고 배우기 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덕분에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규모 개발사들은 유니티 엔진을 주로 사용해 작품을 개발했다.

언리얼 엔진의 경우 콘솔이나 PC플랫폼에서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하는 만큼 PC 온라인 개발 업체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갈수록 발전함에 따라 높은 수준의 연산 처리 능력을 갖춘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모바일 게임에서도 화려한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게 됐고 양쪽의 엔진 영역이 겹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 작품들이 외산 엔진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업체들이 게임을 제작할 경우 해외 업체들의 배를 불려주게 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국산 엔진 제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다.

 이처럼 무료 엔진이 늘어나면서 개발자들은 부담 없이 필요한 엔진을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존 유료였을 경우 엔진을 배우기 위해서 따로 돈을 투자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어 배우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무료화를 통해 누구나 엔진을 배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업체들은 엔진을 다룰 수 있는 인력을 쉽게 충원할 수 있는 장점도 생겼다.

또 중소업체 및 인디 개발자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한 인디개발자는 유니티 엔진 무료로 인해 일정 부분의 개발비 걱정 없이 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中企·인디 개발자 적극 수용

하지만 대형 업체들에게는 무료화 엔진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다. 일단 유니티의 경우 매출 1억원이 넘으면 엔진사용료를 내야 하며 언리얼 엔진도 분기별 매출이 320만원을 넘을 경우 5%의 수수료를 줘야 한다.

이런 정책으로 인해 수십개의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출시하는 대형 업체들에게는 큰 이득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수수료 정책의 경우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에 이어 또 수수료가 부가되는 이중 부담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성철 에픽게임스코리아 대표는 기존 5%의 매출과 관련해 변경을 원하는 개발자 및 개발사가 있다면 언제든 에픽게임스와 협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다그야말로 엔진 제공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은 개발자의 상황에 맞춰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개발 비용이 무료라는 점에서는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게임 개발엔진 시장의 경우 다양한 계약 형태가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변화한다며 엔진의 무료화 역시 시장의 변화에 따른 트렌드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이 변할 경우 또 다른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박상진 기자 kenny@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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