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IP 많지만 시장진입 쉽지 않을 것

 디엔에이와 손잡고 협업시스템 가동업계, '좀 더 지켜봐야 ' 관망 분위기

 

콘솔게임 외길을 걸어온 닌텐도가 디엔에이와 손잡고 모바일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업계에서는 잘한 결정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자존심 강하면서도 폐쇄적인 기업문화로 유명한 닌텐도가 성공적으로 모바일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인지 그 결과는 좀 더 시간이 흘러가야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18일 게임업계는 깜짝 놀랄 빅뉴스로 술렁거렸다. 닌텐도(대표 이와타 사토루)가 디엔에이(대표 모리야스 이사오)를 파트너로 정하고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뛰어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닌텐도는 그간 모바일게임시장 진출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아왔지만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은 지난해 도쿄에서 열린 경영전략 발표회에서 닌텐도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게임시장이 모바일로 재편되면서 더 이상 콘솔게임에 대한 수요층이 없기에 닌텐도는 자연히 실적부진의 늪에 빠지게 됐다. 휴대용 게임 플랫폼을 주력으로 삼았던 닌텐도에게 이러한 변화는 직격탄이었다.

야스다 히데키 도쿄 에이스 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013년 닌텐도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을 때 닌텐도 사장인 이와타 사토루는 지난 몇 년간 별다른 경영 전략 없이 기존의 게임 콘텐츠를 재생산하는데 그쳐 왔다결국 닌텐도는 판매 콘텐츠 부족과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지난해 경영 전략 발표회에서 했던 말을 1년 만에 뒤집어 일본의 모바일 게임 제작업체 디엔에이와 주식 맞교환 방식을 통해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닌텐도의 모바일 게임 진출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닌텐도가 매우 강력한 IP(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선방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IP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거 로비오는 앵그리버드IP를 활용해 초창기 스마트폰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큰 재미를 본적이 있다. 여기에 미국 만화 제작사인 마블과 협업하고 있는 카밤이라는 업체 역시 마블 올스타 배틀을 출시해 북미 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 사진은 닌텐도 본사

닌텐도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IP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등의 인기 IP를 다수 보유한 만큼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인기 IP를 활용한 작품의 경우 전작의 명성 때문에 오히려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 여기에 닌텐도 작품의 경우 두터운 팬 층으로 인해 높은 퀄리티의 모바일 게임이 아니라면 명성을 깎아 먹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에 대해 닌텐도는 신규 모바일 게임의 경우 기존 콘텐츠를 그대로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것이 아닌 새롭게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 단순히 적용 단말기만 바꿔 게임을 출시한다면 소비자들의 만족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닌텐도가 모바일 시장에 진출한다고 해도 많은 시일이 걸릴 것이며 변화된 모바일시장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시장의 경우 콘솔시장과는 다른 과금체계 및 유통방식을 갖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콘솔 시장의 경우 타이틀의 판매 및 신규 게임기기의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지만 모바일의 경우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인앱 결제 및 광고 수익이 주를 이루며 이마저도 플랫폼 업자에게 일정의 수수료를 내줘야 하는 만큼 자존심이 강한 닌텐도로서는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또한 닌텐도가 모바일게임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전면적인 변신이라기 보다는 표면적인 변화에 불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모바일게임사업에 대대적으로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살짝 손가락 하나를 담가보는 정도라는 것이다.

여기에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대표는 닌텐도의 최종적인 목표는 스마트 기기와 게임 전용기 사이에 가교를 만드는 것으로, 이를 위해 통합회원제 서비스 역시 디엔에이와 개발 중에 있다스마트 기기를 통해 닌텐도 IP를 새롭게 접하고, 보다 고품질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 전용기를 플레이 하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인 운영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닌텐도가 모바일 게임 사업을 전개하지만 게임전용기 사업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닌텐도 작품의 경우 흥미를 끄는 것들이 많았지만 플랫폼의 제한 때문에 그간 마니아층만 즐겼다새로운 모바일 기기에 맞도록 잘 만들어진다면 좋은 반응을 기대할 수 있지만 아마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박상진 기자 kenny@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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