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게임하기는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게임 시장을 성장시키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특히 후발주자들의 도전이 있었으나,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여줘왔다.

절대강자 카카오에 잇단 도전장

밴드’ ‘하이브등 영향력 확대 나서…SKT등 이통사 움직임도 심상찮다


모바일게임 유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 스마트폰 등장 이후 강력한 채널로 부상한 카카오 게임하기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아프리카TV와 네이버가 독자적인 유통망을 론칭했다. 급기야 최근에는 SK텔레콤 KT, U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각자의 앱마켓을 통합키로 하는 등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카카오 게임하기의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며 탈카카오현상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를 향해 도전장을 던졌던 아프리카TV나 네이버 밴드의 경우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도 카카오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게임 유통시장은 지키는 자와 이를 차지하려는 자 사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는 모바일 유통시장에서 절대적인 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초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하며 지켜봤지만 한 순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너도나도 카카오에 줄을 대기 위해 혈안이 될 정도였다.

그러나 카카오 게임하기는 1년 만에 누적 가입자 수가 3억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99개 파트너와 180개 작품이 서비스되는 등 규모 역시 18배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2주년에는 누적 가입자 52000만명, 월 평균 순이용자 2000만명을 보유하며 대표 유통 플랫폼의 위상을 더해갔다는 것이다. 파트너 역시 230여개로 늘어났으며, 서비스 중인 작품도 520개가 넘는 막강한 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하지만 시장은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많은 도전자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카카오 플랫폼에 도전장을 낸 것은 아프리카TV(대표 서수길)였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인터넷 방송 플랫폼과 연계를 내세운 아프리카TV 게임센터를 오픈하며 플랫폼 시장에 진출했다. 이는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의 새로운 경쟁 상대로 등장한 만큼 관심이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프리카TV는 당초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던 인터넷 방송과 연계 부분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이는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방송 진행자(BJ)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해 게임을 활성화시킨다는 전략이었으나, 구체적인 모습을 찾아보긴 어려웠고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성과를 보여줬다.

# 아프리카TV 가장 먼저 도전장

여기에 아프리카TV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기존 인터넷 방송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때문에 모바일게임 사업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채널의 하나로 머무르게 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TV가 새로운 모바일게임 유통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는 점은 높게 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저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측면은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또 현재로서는 큰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으나, 이와 같은 시도가 하나의 경험으로 작용해 향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역량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5월 등장한 네이버의 밴드게임은 모바일게임 유통 플랫폼 판도를 바꿀만한 경쟁상대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다양한 개발사 친화 정책을 내세운 밴드게임은 당시 다운로드 3000만 건을 넘어선 지인 기반 SNS ‘밴드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네이버와 연계된 캠프모바일을 통해 야심차게 시작한 밴드게임은 1차 라인업으로 10개 작품을 공개했으며, 보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다시 10개의 2차 라인업이 출시되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해를 넘기고 오픈 1주년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 밴드게임은 판도를 뒤흔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작품 론칭 공백은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고, 이미 한 달에 한 두 작품이 등장하는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밴드게임 선출시 작품이 카카오 플랫폼에서 흥행하는 사례가 나타날 정도로 큰 힘을 발휘하진 못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밴드게임의 가능성을 믿고 도전했던 개발사들은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대신 이제는 라이브 서비스의 감각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밴드게임 입점의 가치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밴드게임 서비스로 보다 확실한 피드백을 경험하며 작품을 다듬은 뒤, 카카오 플랫폼이나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또 이처럼 밴드게임이 부진을 거듭하며 사실상 시장에서 외면 받은 상황인 만큼 최근 네이버의 행보는 개발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네이버는 밴드게임 이전에도 라인게임을 통해 모바일 유통 플랫폼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상황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서는 카카오를 뛰어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론칭 시기가 제법 지난 라인레인저스에 대대적인 마케팅 물량 공세를 펼치며 흥행 작품으로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매출 순위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라인레인저스는 현재 구글 플레이 게임 부문 최고 매출 순위 20위권에 안착한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서 라인 게임이 매출 순위 상위권에 진입한 사례가 전무했던 만큼 이 같은 성과는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 밴드게임은 1주년을 맞았으나 시장 평가는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 유저풀 막강한 밴드도 고전

그러나 이는 네이버가 밴드게임 띄우기에 소홀했다는 아쉬움을 사게 됐다. 론칭 1년이 가까워진 작품에도 TV광고를 방송하는 등 마케팅 물량공세로 흥행시킬 저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개발사들의 어려움을 외면해 왔다는 느낌을 준 것이다.

여기에 최근 네이버는 넷마블게임즈와 협력 관계를 맺고 레이븐에 대한 공동 마케팅을 전개했다. 특히 레이븐이 출시 5일 만에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함에 따라 마케팅 비용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1위를 차지했던 핀란드 업체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100억원 대가 넘는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레이븐역시 이에 비견되는 금액이 사용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때문에 밴드게임에 대한 박탈감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존 카카오 플랫폼이 아닌 작품들이 큰 성과를 거둠에 따라 카카오 플랫폼이 힘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빌과 컴투스가 플랫폼 수수료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하기 위한 하이브를 전개한 뒤,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도 하나의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 카카오 영향력 아직 건재

그러나 탈카카오로 불리는 사례들은 일부 소수 업체들이며, 대부분 막대한 광고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아직까지 탈카카오를 대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탈카카오바람은 시장 전반을 차지하는 대다수의 중소 업체들과는 동떨어진 현상으로, 대규모 마케팅을 감당할 수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국지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미 탈카카오에 나섰던 밴드게임의 실정이 이를 대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카카오는 다수의 중소업체들을 위한 플랫폼으로써 가치를 높게 평가할 만하다. 초기와 비교한다면 입점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진 수준으로 쉽게 진입이 가능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유저풀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탈카카오란 지적과 달리 카카오 플랫폼에 진입하려는 업체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이전처럼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사례는 감소했으나, 흥행작 역시 꾸준히 발굴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카카오가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나 업체와 상생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처럼 모바일게임 시장은 카카오를 중심으로 한 급격한 성장 이후 둔화되는 과정에서 유통 플랫폼 다변화가 이뤄져왔다. 시장 판도가 뒤집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런 흐름의 변화는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 역시 영향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늦추지 않고 있는 만큼 이를 뛰어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