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중권 동양대 교수.

“2008년의 촛불집회는 그 자체는 거대한 정치적 MMORPG로 정치적 ‘게이미피케이션(게임이 아닌 것을 게임처럼 생각하고, 재미있는 요소들을 부여하여 게임처럼 만드는 것)’의 예로 볼 수 있습니다. 대중은 오로지 정치적 욕망에서만 행동한 것이 아니었고 스스로 이야기를 창작하고 기꺼이 그 안으로 들어가려는 서사적인 욕망이었습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7일 중앙대학교 아트센터에서 열린 '게임은 정치다! '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진 교수는 “게임의 전략과 사고가 다른 매체들에까지 점점 깊이 침투하면서 이른바 문화의 놀이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2008년의 촛불집회는 정치적 ‘게이미피케이션’의 한 예로 봤다. 그는 여기서 정치적 ‘게이미피케이션’이 의식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닌 무의식적으로 발현됐다는 것에 주목했다.

또 그는 최근 정치를 게임화하려는 사람들이 게이미피케이션을 의식적으로 적용해 대중의 ‘정치적 소외’를 극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의 게임화에 섣불리 접근하게 되면 “자동차 제조업체에게 탄소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에 동참하는 수단일 수도 있지만 극우세력의 정치적 선동이나 테러리스트의 징집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이슈가 됐던 새마을 운동을 소재로 한 기능성 게임 공모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나라가 전근대에서 근대로 넘어가기 위해 펼쳤던 운동을 지금에서 다시 떠올린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며 “게임이라는 고도의 발전된 플랫폼을 통해 이러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봤다.

진 교수는 이밖에 게임에 대한 정치의 논리는 양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나는 문화적인 보수주의적 코드에 의해 게임은 나쁜 것이라는 편견이 생겼다”며 “다른 쪽에서는 게임산업을 유치하려고 하는 조증과 울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박상진 기자 kenny@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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