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협회(K-iDEA)가 새 회장 선출을 앞두고 또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협회는 그동안 오래전부터 회장을 하겠다는 적임자를 찾지못해 난산을 거듭해 왔다. 전임 남경필 회장이 선출될 때도 게임업계에서 인물을 찾지 못해 결국 정치권의 도움을 받는 모양세가 됐다.

남 전 회장은 처음엔 의욕적으로 업무를 추진했다. 협회 명칭도 ‘게임’이라는 단어를 슬그머니 던져 버리고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라는 다소 생뚱맞은 명칭으로 바꿔 버렸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그가 협회나 업계를 위해 한 일이라곤 기억나지 않을 정도라는 것. 임기 1년여를 남겨 놓은 채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경기 도지사 선거전에 뛰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남 전회장의 임기는 끝났지만 게임업계를 이끌어갈 차기 회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적임자는 없었다. 그래서 꺼내 든 카드가 한때 넥슨 공동대표를 맡았던 강신철씨를 차기회장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한다.

아무도 하지 않겠다는 마당에 강 전 대표가 총대를 메겠다고 나서 주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 아니냐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가 과연 적임자인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본다.

게임계를 이끌고 있는 업체 대표가 한 둘이 아닌데 그 많은 이들 중에 회장을 맡겠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업계 스스로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지 못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처럼 업계 스스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대외적으로 어떻게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겠다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일부 정부 부처와 정치권에서도 게임을 옥죄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따라서 ‘결사 항쟁’의 자세로 맞서도 모자랄 판에 서로 나몰라 라고만 한다면 게임업계의 미래는 눈을 감고 봐도 뻔하다 할 수 있다.

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협회는 산업과 업계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을 다시 찾아봐야 한다. 그 것은 현직에 있는 오너나 대표가 돼야 함은 물론이다.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진정 게임업계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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