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기 최관호 회장 이후 외부인 시대…현직 대표가 전면 나서야

게임산업협회(K-iDEA)가 지난 2월 말 남경필 회장의 임기 만료로 새로운 회장 선출작업에 나선 가운데 인물난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수면 위로 부상한 인물은 전 넥슨 대표였던 강신철씨와 경기도 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동원씨 등 두 사람이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강 전 대표와 조 위원장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 전 대표의 경우 한 때 넥슨의 공동대표이긴 했지만 현재는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또 조 위원장은 게임업계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임업계를 이끌어갈 수장으로서는 무게감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산업을 대표하는 단체의 경우 현직에 있는 대표가 회장을 맡는 것이 상식인데 유독 게임계만 현직을 떠나 있거나 외부 출신을 회장으로 삼으려 한다며 심각한 ‘리더십 부재’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리더십의 약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2009년 4기 회장으로 김정호 NHN 한게임대표가 취임했지만 1년 만에 중도하차했고 그 뒤를 이어 김기영 한빛소프트 대표가 잔여임기를 채웠다. 그리고 지난 2011년 5기 회장으로 최관호 회장이 선출됐는데 사실 최 회장은 당시 게임업계를 떠나 있었다. 이로 인해 최 회장은 한 쪽 발은 게임계에 다른 한 쪽 발은 외부에 걸친 상태였다.

이로 인해 게임협회는 대내외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고 이러한 결과는 6기 회장 선출 시점에 아무도 나서지 않는 참담한 현실로 나타났다. 파행을 거듭한 끈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회장으로 영입됐지만 이로 인해 게임업계의 리더십 부재는 더욱 커졌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게임산업협회보다 4년 먼저 설립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만 봐도 외부인이 회장을 맡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인기협은 4~8대 허진호 네오위즈인터넷 대표에 이어 9대 박주만 이베이코리아 대표, 그리고 10대 김상헌 네이버 대표까지 모두 현직에 있는 대표들이 회장을 맡아서 이끌었고 이로 인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게임협회는 새로운 회장을 뽑을 때마다 이처럼 홍역을 치러야 했다. 경쟁이 치열해서가 아니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협회는 회장직을 억지로 떠맡기는 형태가 됐고 이렇게 회장직을 수락한 사람에 대해 강한 리더십을 요구할 수도 없는 입장이 됐다. 스스로 하겠다고 나섰다면 당연히 주도적으로 협회를 이끌어 가고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지만 타의에 의해 책임을 떠맡다보니 적당한 선에서 생색내기에 그치는 일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현직에 있는 오너나 대표들이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업계 한 원로는 “힘 있는 회장이 앞장서서 나가야 회원사들이 뒤를 따라갈 수 있다”며 “타의에 의해 억지로 회장 자리에 앉혀 놓으면 협회가 산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게임중독 등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지고 있는데 정작 게임업계 오너들은 전면에 나서지 않으려 한다”며 “스스로 책임지지 않고 남에게 떠넘기려 한다면 아무도 게임업계를 돕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병억 기자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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