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새출발 나선 한국콘텐츠진흥원…업계, 현장과의 소통주문

게임산업과 관련된 정부기관과 협단체는 많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있으며 민간단체로는 게임산업협회(KiDEA)가 있다. 이 가운데 한콘진은 최근 송성각 원장이 취임하면서 의욕을 보이고 있는 반면 게임물관리위원회와 게임협회는 새로운 사령탑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설기환 게임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남경필 회장의 임기가 지난 2월 말로 끝났기 때문이다.

이들 기관은 우리 게임산업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누가 새로운 사령탑이 되는가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지만 향후 어떤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야 하는가도 결코 가볍지 않다. 더게임스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새로운 출발에 나선 3개 기관의 향후 과제를 집중 조명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송성각)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지원체제 구축을 통해 콘텐츠 강국 실현을 목표로 지난 20095월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이다. 국내 콘텐츠 산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총괄 진흥기관이며 특히 문화 콘텐츠산업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게임산업 진흥기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콘진은 게임산업의 발전 토대를 마련했다기 보다는 게임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시점에 태동해 중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한콘진이 설립된 년도가 게임산업이 확고히 자리잡은 2009년 이후이기 때문에 이미 기틀이 잡힌 게임 업계에 곁가지 수준의 지원에 급급한 것 아니었냐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한콘진이 게임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데 기여하기 위해서는 달라진 시장 상황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본원과 판교 사업 이원화

현재 한콘진의 게임 진흥 사업은 본원의 게임산업팀과 판교에 위치한 글로벌게임허브센터 등으로 2원화 돼있다. 본원은 게임 진흥에 대한 전반적인 사업을 총괄하고, 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중소 벤처 기업 지원 및 수출 지원 등을 전담하고 있다.

먼저 본원에서는 문체부와 함께 게임 진흥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정부 주도 게임 관련 사업을 실질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중 게임문화축제를 비롯해 전국 장애인 e스포츠 대회 세계 장애인 e스포츠 대회 보드게임콘 기능성게임 비즈니스 포럼 등의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논란이 된 게임 과몰입에 대한 종합 실태 조사와 건전 게임문화 확산에 대한 홍보 및 교육도 한콘진에서 맡고 있다. 해당 자료는 매년 정리를 통해 종합 결과로 공개가 되고 있다.

판교에 위치한 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국내 게임시장의 주축이 되고 있는 모바일게임에 대한 지원을 중심으로 중소벤처기업 진흥과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센터를 별도로 운영해 업체를 지원함은 물론, 게임 인큐베이션과 수출 상담 등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차세대 게임 개발 지원과 게임 개발자 자격증으로 대표되는 자격 검정업무도 전담하고 있다. 이는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차세대 기술의 게임 활용도를 국가 차원에서 연구하고, 게임개발 인력의 효과적인 인프라 조성을 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한콘진 본원이 나주로 이전을 하면서, ‘이달의 우수게임시상도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로 넘어가며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 중에 있다. 이달의 우수게임에 이름을 올린 작품들 대다수가 대한민국 게임대상에도 이름을 올림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 모바일에 편중화 문제

하지만 이런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한콘진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전개하고 있는 사업들이 일명 되는 사업인 모바일에 집중됨에 따라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게임허브센터와 모바일게임센터 등 대부분의 중소 벤처 지원 프로그램의 포커스가 현재 모바일 게임에 집중되어 있어 다양한 게임 콘텐츠의 지원이 힘들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기능성 게임과 관련해 다양한 행사와 연구, 투자가 진행됐지만 이렇다 할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는 지적 역시 많다. 다양한 기능성게임컨퍼런스와 투자가 이뤄졌지만 시중에 선 보인 기능성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것이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게임 자격 검정 역시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실질적인 제도 개선 상황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자격검정의 경우 국정감사의 지적 이후 시행되는 첫 검정임에도 불구하고 개선사항이 확인되지 않아 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들에게도 혼선을 주고 있다.

또 최근 정치권을 통해 논란이 된 게임규제 논란과 관련해서 한콘진이 제대로 된 반박논리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게임 역기능 해소 및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이라는 한콘진의 주요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와 관련해 한콘진은 중독법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과몰입 실태조사를 공개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게임규제를 옹호하는 단체와 인사들의 행동과 비교하면 지극히 수동적인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콘진이 공개했던 과몰입 실태조사는 게임중독법의 근거로 제시되었던 자료를 반박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홍보 등이 부족해 인지도가 떨어져 있다한콘진이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게임업계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 신임 원장 취임 의욕적 활동

한콘진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쌓이면서 새로 취임한 송성각 원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송 원장은 제일기획에서 광고 제작 업무를 주로 담당해 왔고, 도너츠미디어와 머큐리포스트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다방면에 걸쳐 콘텐츠 산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추진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시장의 트렌드를 잘 읽고 현장 업무를 직접 관장하면서 추진력과 뚝심 역시 한콘진의 향후 업무 진행에 있어 플러스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콘진 역시 신임 원장의 취임과 함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조직 내부와 타 기관과의 융합 및 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해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융복합기획조정실을 신설해 정책개발을 강화하고, 올해 예산 2111억 원을 바탕으로 105개의 단위사업을 추진해 콘텐츠 산업에 대한 진흥 정책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송 원장은 취임 이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콘텐츠 산업의 하향을 멈추고 위로 솟아오를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다른 콘텐츠 사업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콘텐츠 산업의 핵심 역할을 해왔던 게임 산업의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여기에 송 원장은 게임산업과 관련해 게임 산업이 한류 문화 수출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의 영향으로 어려운 현실에 있다국내 게임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한편 게임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를 돌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콘진 한 관계자는 올해 한콘진은 콘텐츠 산업의 튼튼한 베이스캠프가 되어야 한다는 송 원장의 방침에 따라 다양한 신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기존에 시행 중이던 사업 역시 개선 사항을 적용해 보다 효율적인 산업진흥을 위한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송 원장이 게임산업에 대해 잘 모르는 방송광고 전문가 출신이기 때문이다.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인해 과거의 시행착오를 또다시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기대와 우려를 함께 받고 있는 송 원장의 과제는 업계와의 보다 적극적인 소통과 대기업, 중소기업을 함께 아우르는 리더십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그가 강조하고 있는 문화콘텐츠의 융복합을 게임을 중심으로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더 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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