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특별인터뷰①] 김광진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용어정리부터 다시 고민해야…업계의 자발적 개선 노력도 절실한 때

더게임스는 창간 11주년 특별 인터뷰 첫 순서로 김광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을 만났다. 김 의원은 최연소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젊은이들의 희망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짧은 의정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게임을 포함해 많은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 정력적으로 활동을 해 왔다.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임산업계에 김 의원과 같은 인물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될 수 밖에 없다. 더게임스는 김 의원은 만나 그가 생각하고 있는 게임산업의 문제와 비전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정계 입문 당시부터 화제가 됐었는데요. 어떤 계기로 정치권에 투신하게 됐는지요.

정치라고 하는 것을 큰 틀에 뛰어들기 전에는 지역 공동체 운동을 통해 생활정치를 꾸준히 해 왔습니다. 선출직(직업정치)을 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해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1차 마감까지 응모하거나 한 적이 없었어요. 객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웠던 사람이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민운동가가 정치를 한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특히 당선이 안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정치 하려고 시민운동을 했다는 오해를 받을까 고민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 사회 운동을 하면서 필요성을 느껴 입당하게 됐습니다.”

 - 의정 활동 중에는 병역비리와 방산비리, 게임산업 등 대한민국 10~30대라면 민감하게 반응할 이슈에 관심을 쏟고 계십니다. 덕분에 업계와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관심과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런 시선이 부담되지 않나요.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지지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부담스러워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할 때 어떤 분야를 언급할 때 거론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습니다. 전병헌 의원처럼 게임대통령이란 별명을 얻지는 못하더라도 게임 총리까지는 해 봐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지곤 합니다.” 

-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한국e스포츠협회 등 게임산업 관련 단체들의 장을 담당했던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와 전병헌 의원도 국회의장의 겸직 금지 처분으로 인해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일단 지난해 말 국회의원의 체육단체장 등의 대한 겸직금지 처분은 개인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는 국회의원들이 수익을 거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국회의원이란 직업은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일을 진행합니다. 한 단체의 장으로 국회의원이라는 직위로 그 분야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체육협단체장에 대해서는 좀 더 점진적으로 생각해 줬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결국 협단체의 장이란 자리는 미래를 멀리 바라보는 역할과 인적네트워크 활용을 통해 하나의 과제를 완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정치인이 이런 일을 겸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게임은 문화예술이다

 - 지난해 게임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각종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중에는 게임을 문화예술로 인정하는 법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게임도 좋아하지만 국회의 만화를 사랑하는 모임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소모임의 회원이기도 합니다.

영화와 만화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상품적 성격이 강합니다. 일부에서 예술의 범위를 수익으로 나누곤 하는데 이는 게임과 영화, 만화와 같은 뉴미디어를 포함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그동안 만화도 예술의 범주에 포함이 되지 않았다가, 2013년에 만화도 범주에 포함이 됐습니다. 저는 이런 일련의 흐름의 다음 단계가 게임 콘텐츠라고 생각하고 있어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습니다.”

  - 게임은 상업적인 성격이 강해 예술작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게임은 예술작품이 가져야할 요소는 다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여러 국가에서 게임을 예술작품으로 취급하고 있기도 하구요. 사람들의 인식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모바일게임도 예술인가라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이럴 때는 모든 영화가 예술이 아닌 것처럼 게임도 마찬가지다. 사진은 예술작품이기도 하지만, 촬영기법이나 매체, 목적에 따라 예술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예술의 범주예술성은 전혀 다르게 봐야 한다고 봅니다.”

  - 창작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게임을 예술로 보지 않는 쪽에서 지적하는 문제인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을 구분 짓는 것의 제1 측면은 창의성창작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거의 모든 예술은 바라보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반응은 본인의 감정에 그칠 뿐입니다.

하지만 게임은 한단계 더 나아가 상황을 바꿔 나갈 수 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상호작용이라는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콘텐츠가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창작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고, 게임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표현한다는 것은 창작을 위한 활동과 부합해 예술로서의 모습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중독과 몰입은 전혀 달라

  - 김광진 의원님이 주최한 게임중독법 토론회에서 예술은 흔히 중독이라 잘못 표현하는 과몰입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바 있고, 이에 찬성하셨습니다.

흔히 게임을 즐기는 것을 중독됐다고 표현하곤 합니다. 이를 다시 말하면 게임은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뜻이 됩니다. 모든 문화 콘텐츠가 그렇듯 게임에도 몰입 요소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또 몰입에는 부정과 긍정이라는 양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지난 토론회에서 게임의 몰입을 이야기 했던 것은 긍정적인 해석이 필요하다는 뜻이었습니다.”

  - 영화 동호회, 만화 동호회에서 활동 중이라고 하셨는데요. 평소 어떤 작품을 즐기시는지 궁급합니다.

요즘에는 모바일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게임을 돌아가면서 즐기는 편입니다.

동아리 활동은 작품을 즐기기 보다는 정책과 부흥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는 활동이 주를 이룹니다. 현재 5~60명 가량의 의원들이 만화와 영화 모임을 가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드는 생각이 있는데요. 게임협회에서는 한국 게임을 좋아하는 의원 모임을 만들 생각을 왜 안 하는나 하는 점입니다. 게임 행사에서 의원들끼리 게임 대회를 하는 모습은 아직 찾아볼 수 없는데요. 산업계의 관심이 부족한 소극적인 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문화콘텐츠산업 수출의 일등공신이지만 정부 지원 부족, 부정적인 사회적시선 등을 게임업계에서는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김 의원이 생각하는 현재 게임산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파악한 바로는 한국 게임산업, 특히 모바일게임 산업은 현재 성장하다가 주춤하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게임이 속한 소프트웨어 산업은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IT버블이 반드시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내에 게임이 가지고 있는 제약이 적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힘들어지고 있는 부분이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거대 게임업체의 등장으로 규모의 경제가 성패를 좌우하게 된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산업의 초창기에는 거대 기업보다 중소형 규모의 기업이 서로 경쟁하고 성장하면서 운영됐기 때문에 그 안에서 경쟁을 했지만, 산업의 특성상 어느 시기가 되면 규모의 경제가 생기게 됩니다. 현재의 게임산업은 이 단계에 와있으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중소업체들은 소멸될 수 밖에 없어 전체적으로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물론 각종 규제와 이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게임업체들의 태도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입니다. 게임산업은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으레 거론되곤 하는데, 이를 강하게 반박하지 않고 있는 것은 결국 지속적으로 산업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깨야 합니다.”

  - 최근 게임을 중독물질로서 홍보하는 보건복지부의 광고가 논란이 됐습니다. 정부에서도 조정을 통해 32일까지만 이 광고를 노출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개인적으로 과몰입이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몰입이 병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분명히 치료가 필요하지만, 의학적으로 아직 규정되지 않고 있지요.

국내에서는 게임중독이라는 용어를 너무 혼재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인터넷 중독을 게임중독으로 판단해 언급하기도 하는데요, 이는 모든 문제를 게임 콘텐츠의 책임으로 돌려 책임을 회피하려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저도 틈틈이 게임을 하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으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일예로 법률상 게임 중독자는 군대에 입대하지 못하게 규정되어 있지만, 이 규정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것을 들수 있는데요. 이는 국방부가 응당 취해야할 의무와 책임에 대한 전가를 게임중독에 미뤄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그 어느 문제보다 먼저 게임 중독에 대한 용어 정립부터 다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최종적으론 자율심의 돼야

 - 여론에서는 게임이 각종 사회문제에 직접영향이 있으며, 특히 실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부분 역시 각 공동체가 자신들의 책임 전가를 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게임 중독으로 인해 아이가 굶어 죽었다와 같은 것이 가장 단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지역공동체라면 복지국가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해외 국가들의 사례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실제로 지역공동체의 문제로 보고 있구요. 유독 우리나라만 엄마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이를 다시 게임 중독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강한 것이 문제입니다.”

 -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뇌중독 연구의 연구과제로 게임중독을 편입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이를 알고 계셨나요.

기사와 여러 통로를 통해서 게임중독 연구가 용역과제로 나왔다는 점은 파악했습니다. 환영할만한 일입니다만 용역은 돈 주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게임산업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게임업계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지적했는데요. 이 문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업계가 문제가 일어났을 때 욕만 하지 말고 스스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업계에서도 이런 문제를 연구하는 용역과제를 진행해야 합니다.

많은 업체들이 사회적인 책임을 위해 기부를 진행하곤 하는데 먼저 게임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립을 위해 기금을 유치하고, 인식을 바꾸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합니다.”

 - 김 의원께서는 취미 등 비영리 목적으로 제작되는 게임, 흔히 인디게임이라 부루는 작품들에 대한 등급 분류 수검 의무를 면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인디게임의 범위를 어디까지라고 생각하시나요.

먼저 이 개정안이 최종목적은 아니며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준비라는 점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최종적으로 게임등급분류는 자율심의로 바뀌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광고나 판매로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목적과 배경에 따라 인디게임으로 분류하곤 하는데요. 이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광고가 붙으면 상업게임으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봐도 돈을 벌 목적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게임들만이 이 법안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첫발을 내딛는 게 중요하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현실의 벽은 만만치 않습니다. 첫 술에 배부르길 바라는 식인데요, 법률의 개정 역시 처음부터 목적에 부합하는 법안이 발의되면 반발이 나올 수 있습니다. ‘자율 심의제를 먼저 언급한다면 법안 진행조차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다음 국회 등을 통해 추가적인 법 개정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더 게임스와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더게임스와 같은 게임산업 전문지들이 왜 생겨났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를 위한 보도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게임전시회가 있을 때 이를 보도하는 것보다 이 전시회가 사회적으로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기사들을 중점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활동들이 게임인() 스스로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것이 죄가 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더게임스가 사회적인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다양한 분석을 통해 이런 분위기를 앞당겨 주는 첨병으로서 활약하길 기대하겠습니다.”

 - 바쁘신 가운데 귀한 시간을 내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 주셨습니다. 독자들을 대신해 감사드립니다.

 [더 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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