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모바일 게임…핑거족 득세

 PC방 붐 타고 온라인게임 급성장정액제서 부분유료화로 이동 하기도

PC방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1997IMF로 경제위기가 닥친 이후였다. 당시 많은 실업자들이 유망 아이템인 PC방 창업에 몰렸고 초고속통신망이 개통되면서 PC온라인게임의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이때만 해도 게임은 일부 청소년들의 전유물이었다. 또 값비싼 콘솔기기를 가진 학생들이 선망이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때만 해도 게임은 마니아의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국내 시장에서 게임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그 역사는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다. 당시 오락실이나 닌텐도 패미콤과 같은 가정용 게임기에 대한 추억이 하나씩 있을 것이다. 또 개인용 PC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게임을 즐기게 된 유저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 당시 게임을 소비하는 모습은 지금과 많은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는 시기인 것도 크게 작용했으며, 콘텐츠에 대한 인식이나 가치도 달랐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기본적으로 게임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비옥한 토양은 아니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외산 게임을 국내로 가져오는 일조차 어려운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국내 업체들이 게임 유통 사업에 뛰어들며 시장이 형성되는 척박한 상황에서 발전을 거듭해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내 게임 업계 소비 트렌드는 외산 게임 유통과 맥을 같이해왔다. 이런 가운데 90년대 닌텐도패미콤이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불러일으키면서 가정용 게임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닌텐도패미콤의 등장은 국내 시장에서 가정용 게임기, 콘솔에 대한 소비 트렌드를 형성하는 토대가 됐다고 볼 수 있다. 당시 패미콤을 비롯한 콘솔 시장은 주요 소비층에 비해 타이틀 가격이 높았던 만큼 물물교환과 같은 소비 행태가 자리를 잡게 됐다.

이는 관련 매장에서 일정 비용을 내고 다른 타이틀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현재의 중고 거래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몇 만 원을 훌쩍 넘어가는 타이틀 가격은 지금보다 더욱 고가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약 5000원 수준의 기본금만 지불하면 새로운 타이틀을 얻을 수 있는 물물교환은 매력적인 소비 트렌드였다는 것이다.

또 당시 합본팩이라는 명칭의 불법복제 타이틀이 널리 이용됐다는 점에서도 게임 시장은 소비 트렌드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PC 게임의 경우, CD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가 나타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콘텐츠 배포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지 못한 탓에, 체험판 개념인 데모(Demo) 버전을 돈 주고 사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다수의 데모 게임을 수록한 CD를 서적과 동봉해 파는 상술이 통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국산 PC게임이 속속 등장하며 게임 업체의 역량을 쌓아가는 시기가 되기도 했다. 이는 세진과 같은 PC 브랜드의 확산은 물론 용산 전자상가의 부흥 등 컴퓨터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과 맞물리며 주목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PC 게임은 전문 잡지에서 번들이 제공되면서 소비 트렌드가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 이는 최근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주목 받은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형태로 볼 수도 있다.

당시 다수의 PC게임 전문 월간지가 등장했고, 이들이 부록으로 제공하는 번들을 통해 게임을 소비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게 됐다. 특히 정가에 비해 절반 가격도 되지 않는 저렴한 수준으로 게임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마음은 쉽게 흔들렸다는 것이다.

이처럼 PC 게임은 컴퓨터 보급률 상승과 염가의 콘텐츠 공급까지 이뤄져 크게 확장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초고속 인터넷의 등장으로 PC게임 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특히 인터넷 환경을 처음 접하게 되는 만큼 도덕성이나 규범에 대한 기준이 미미해 불법 파일 공유가 불이 번져가듯 성행하게 됐다.

이와 함께 PC방이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 받으며 그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도 게임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었다. PC방은 게임 소비의 주류로 급부상하는 시기를 맞이했으며, 이를 통해 PC게임 판도 역시 급변하게 됐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속속 온라인게임을 선보이며 이런 소비 트렌드를 꿰뚫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후 온라인게임은 업계의 주역으로 자리 매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그러나 최근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면 온라인게임 역시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변화를 맞이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대다수 작품들이 부분유료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은 소비 트렌드가 크게 달라져왔음을 방증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게임이 크게 확장된 모습 역시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등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또 이런 모바일게임 역시 벌써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이어지고 있는 시점이다.

이처럼 게임 업계 소비 트렌드 변화는 그 속도를 점차 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과거의 흐름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모습을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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