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게임시장 트렌트 '대중화'
[커버스토리] 게임시장 트렌트 '대중화'
  • 이주환 기자
  • 승인 2015.03.05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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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이 대중 문화콘텐츠로 자리 매김하면서 소비트렌드 역시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남들과 똑같아야 즐겁고 신난다

마니아에서 대중으로 확대놈코어큐레이션 등 급부상


과거 게임을 즐기는 사람을 가리켜
마니아라는 말을 많이 했다. 이 말은 긍정적인 면과 함께 부정적인 이미지도 함께 품고 있다. 게임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전문가라는 것이 긍정적인 쪽이고 게임에 푹 빠져서 그것만 생각한다는 것은 부정적 이미지였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게임은 일부 소수 마니아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의 것이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게임시장도 새로운 트렌드로 바뀌고 있다. 게임은 이제 보편적이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가 된 것이다.

이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놈코어큐레이션이라는 대중적인 트렌드가 게임 속으로 녹아들었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지금 게임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바뀌고 있다. 바로 대중 속으로 들어가고 퍼져나가기 위해서다.

게임의 대중화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모바일게임의 급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첫째 PC와 인터넷, 그리고 특정 장소가 필요했다. 또 적지 않은 돈이 필요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 사람이 한 대의 스마트폰을 갖게 되면서 누구나, 그리고 언제 어디서라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함께 모바일게임의 대중화는 남들과 다른 게임을 즐기기 보다는 남들과 똑같은 게임을 즐기도록 강제한다. 카카오톡 게임이 돌풍을 일으킨 것은 바로 이러한 욕구를 가장 잘 만족시켜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게임은 이제 마니아의 것에서 대중의 것으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왜 그럴까? 이는 남들과 달라서 튀기 보다는 남들과 비슷함으로써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놈코어(Normcore)노멀(Normal)’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로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을 말하는 용어였다. 하지만 이 용어는 의미가 확장되면서 새로운 문화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큐레이션(Curation)이란 용어도 여러 정보를 수집, 선별하고 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파하는 것을 말했다. 본래 미술 작품이나 예술 작품의 수집과 보존, 전시 하는 일을 지칭하였으나 최근 더 넓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

# 나를 위해 투자한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작은 사치로 불리는 소비 행태가 사회 전반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건강, 취미, 엔터테인먼트, 액세서리, 여행 등에서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는 미래를 위한 저축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의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게임 업계에서 이와 비교할 수 있는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 중국 시장에서 핵심 수익모델로 여겨졌던 ‘VIP 시스템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VIP 시스템은 결제 금액에 따라 유저 등급이 상승하고, 해당 등급별 혜택이 차등 적용되는 방식이다.

최근 대부분의 중국 게임들은 주요 수익모델로 VIP 시스템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이전부터 웹게임을 통해 국내 유저들이 접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매출 순위 상위권에서 중국 게임이 늘어가는 추세는 이와 같은 VIP 시스템 효과가 커져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국내 게임업체들 역시 VIP 시스템을 국내 실정에 맞도록 재해석하거나 단편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국내 유저들의 달라진 소비 성향을 확인할 수 있다.

VIP 시스템이란 이름은 과시욕과 크게 관련이 있을 것처럼 여겨지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VIP 혜택으로 제공되는 것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이 보다 편리해지거나, 횟수 제한이 늘어나는 등 실제 플레이와 연결된 부분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와 같은 VIP 시스템의 확대는 외형적인 과시보다 자기 만족도에 대한 소비자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예시로 내세워 볼만하다.

▲ 경제적 제약이 심해짐에 따라 과시적 소비보다는 개인의 만족도를 높이는 소비 트렌드가 각광받고 있다.

# 남들과 같으면서 조금 다르게
작은 사치를 추구하는 소비 심리는 평범하지만 특별함을 원한다는 말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상반된 가치가 혼재된 이 심리는 노멀과 하드코어 합성어를 의미하는 놈코어란 단어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패션 트렌드를 의미하는 이 단어는 평범함을 추구하지만, 평범해선 안 된다는 다소 모순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공상과학 소설가 윌리엄 깁슨이 지난 2005패턴 인식(Pattern Recognition)’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패션계 관점으로 재해석되며, 국내에서도 패션을 넘어 뷰티 영역 트렌드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놈코어는 지난 2013년 뉴욕의 트렌드 예측 회사 K-Hole이 새로운 경향으로 제안하면서부터 주목을 받게 됐다. 이 회사는 다르지 않음에서 오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태도라고 놈코어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게임 업계는 놈코어와 같은 평범함에 대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을까. 우선 놈코어란 단어 조합은 게임 업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미드코어와 유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단어는 진행 방향성에서부터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미드코어는 캐주얼 게임의 간단한 조작 방식과 하드코어에 비견되는 방대하면서도 심화된 콘텐츠가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의미한다. 게임 업계는 캐주얼에서 하드코어로 가는 과도기와 같은 단계를 미드코어로 설명하고 있다. 반면 놈코어는 하드코어로 지칭되는 개성을 탈피하고 평범함으로 회귀하는 것에 가깝다는 점에서 동일한 맥락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올해 등장할 신작 온라인게임을 살펴보면 하드코어 장르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초 등장한 엘로아를 비롯해 리니지 이터널’ ‘로스트 아크등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이 모두 핵&슬래시 플레이가 결합된 MMORPG 장르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의 방대한 MMORPG 세계관에 다수의 적을 동시에 상대하는 액션성까지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게임 역시 점차 하드코어 장르에서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막강한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경우 이와 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게임업계 소비 트렌드는 점차 심화된 콘텐츠를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게임은 이미 대중적인 콘텐츠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만큼 소비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특히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굳이 되짚어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당연한 일이다.

이 중 모바일게임의 경우 태생부터 일상생활 중 편하게 즐기는 것을 우선시한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또 최근 작품들이 비주얼 및 콘텐츠 구성이 한층 심화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동 진행 시스템을 비롯해 간단한 조작 방식이 적용됐다. 이는 게임 소비 트렌드가 기본적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을 따라가고 있는 단적인 예가 된다.

여기에 더 나아가 넓은 관점에서 모바일게임의 급성장을 본다면, 앞서 소개한 놈코어처럼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추구한 게임 소비 트렌드 변화의 모습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방대한 콘텐츠 전문가 손길 불러
오늘날 우리는 콘텐츠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이에 선택 장애에 빠지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는 정기구독을 의미하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과 박물관의 큐레이터에서 파생한 큐레이션(Curation)’이 커머스와 결합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잡지를 정기 구독하는 것처럼 금액을 지불하고 일정 기간마다 상품을 받아보는 방식이다. 여기에 큐레이션 커머스 역시 유사한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전문가를 통해 선별된 상품을 구매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소비행태다.

콘텐츠 홍수라는 말이 가장 적절한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우는 어떨까. 먼저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오픈마켓의 추천메뉴를 비교 대상으로 꼽아볼 수 있다.

각 마켓에서는 에디터 추천과 같은 메뉴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 이는 각 마켓마다 추구하는 가이드라인에 적합한 작품으로, 일정 수준 이상 완성도를 갖췄다는 신뢰감을 주기도 한다. 또 노출도가 높아 마케팅 효과 역시 뛰어난 편이다.

때문에 이와 같은 모바일 오픈마켓의 추천 메뉴는 큐레이션 커머스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의 선택 장애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은 게임 시장에선 비교적 일찌감치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 시장에서도 에디터가 선택한 작품을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트렌드가 등장하게 될까. 그러나 게임은 작품 자체의 가격이 아닌, 그 속의 콘텐츠나 재화를 구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신 하나의 게임 내에서 정기적으로 금액을 지불하는 소비 형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리 잡았으며, 점차 다양화될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게임 업계가 월 정액제에서 부분 유료화로 굳어져갔듯이 오히려 사회 전반적인 소비 트렌드 역시 무료 이용 이후 비용을 지불하는 수단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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