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항공대에서 학교 내에서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청소년도 아니고 성인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셧다운제'에 문제가 있다며 '부모선택제'로 바꾼 마당에 국내 최고의 대학에서 어처구니 없는 발상의 강제적 '셧다운제'가 실시됐기 때문이다.

이 대학의 학술정보처장은 총학생회와 가진 미팅에서 "(셧다운제는)내 신념이기에 절대 폐지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셧다운제'에 대해 학생들은 '전혀 효과가 없다'며 학교측의 시대착오적인 규제를 비웃고 있다. 포항공대의 셧다운제는 학교 직원들이 서버를 수작업으로 리스팅해 차단하고 있는데, 몇몇 유명 게임 외에는 차단이 이뤄지지 않아 유명무실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셧다운제와 함께 일주일 데이터 사용량을 100GB로 제한하면서 '게임 사용 규제가 목적이 아니라 교내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명분이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김종덕 문화체육부장관은 MBC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게임 규제와 관련 매우 진보적인 발언을 했다. 김 장관은 "문체부는 게임이 중독이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현지 시행 중인 셧다운제와 관련해서도 사적 영역이기 때문에 국가로 대표되는 공공에게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포항공대의 학술정보처장의 발언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대학이라면 학문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며 학생들의 자율권이 무엇보다 중요한 곳이다. 그런데 이같은 일이 벌어지자 학생들은 황당함을 느끼고 있다.

이번 사안을 접하면서 우리 사회에 너무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얼마나 강한 것인가를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갈 길이 너무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욱 할 일이 많다는 사명감까지 느끼게 된다.

포항공대 측은 학생들의 입장이 돼서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재고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포항공대인'이라고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의 시대착오적이고 일방통행식의 행정으로 인해 자괴감을 느끼게 된 것은 아닐까 걱정스럽다. 대학당국은 이제라도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는 용기를 보여주길 바란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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