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20~30% 영향력행사 가능성…이득 위해 넥슨 편 들수도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주주제안서에 대한 답변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함에따라 경영권참여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양사의 본격적인 대결은 내달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분명히 드러날 전망이다.

주주총회에서 양측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실력행사에 나설 경우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벌써부터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엔씨소프트 지분 20~30%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가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그동안 단순 투자가의 입장을 보였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최근 사내이사 선임 등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늘었고, 현금보유고나 실적이 좋은 업체들에게는 실적 배당을 늘리라는 요구를 하는 일이 빈번해 지고 있다.

이같은 요구는 넥슨이 최대주주로 엔씨소프트에 요구한 내용들과 일치한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경영권 분쟁에서 넥슨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 입장에서는 엔씨소프트의 편을 들었을때 볼 이득이 컸다. 경영권 분쟁이 단기 호재이기는 하나, 경영간섭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즉 실질적인 손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었다.

하지만 넥슨이 주주가치를 제고하라는 내용을 담은 제안을 함으로써 기류가 변하고 있다. 주주제안의 내용이 외국인 투자가, 특히 외국기관이 원하는 것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 지분을 보유한 외국기관은 넥슨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엔씨소프트와 넥슨 양측에서 이득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넥슨 측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외국기관이나 투자가들이 넥슨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수도 있다. 섣부르게 경영권분쟁에 관여했다가 상황이 극한대립으로 치닫게 될 경우 그 손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택진 대표의 강력한 카리스마 아래 역대 최대실적을 올리는 등 잘 나가고 있는 기업에 대해 간섭을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외국투자가들은 이 문제에서 한발 물러서 양측이 어떤 카드를 내놓을 지 두고 보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되는 쪽으로 기울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11일 컨퍼런스 콜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환원을 향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엔씨는 올해 역대 최대 주주배당인 주당 3430원을 책정했다. 지난해보다 6배 이상 높아진 금액인데 윤재수 CFO는 실적에 따라 주주배당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넥슨과의 경영권분쟁에 최대 분수령이 될 정기주주총회를 내달 27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엔씨 R&D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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