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게임업체들의 연간 실적발표가 하나둘씩 이어짐에 따라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 중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모바일게임 성적표가 시장에 대한 경고등처럼 비쳐져 눈길을 끌고 있다.

위메이드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하는 모바일게임시장 대격변을 예견한 듯 일찌감치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체질변화에 성공한 업체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해 모바일게임 매출이 전년대비 50% 감소한 710억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가 2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윈드러너'를 비롯해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업체라는 점에서 이와 같은 부진은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시장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실이기도 하다.

장현국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재 800여명 정도가 모바일게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모바일게임 전문 업체 게임빌이 지난해 말까지 해외 인력 충원으로 470여명의 인원을 확보했다는 점을 비춰본다면, 업계 최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위메이드는 어림잡아 한 프로젝트 당 30~40명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현재 20여개 프로젝트가 운영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각 프로젝트는 여러 단계를 거쳐 사업화가 결정되는데, 이 중 10여개가 이 단계를 지나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규모의 경제' 논리가 쉽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트렌드를 이끌며 규모를 늘린 업체가 순식간에 실적 부진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구조적 결함에 대한 우려를 사는 부분이기도 하다. 구성원이 제기량을 발휘하도록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가 이익률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는 등 인위적으로 비용을 줄이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모바일게임 시장 전망과 비교해 볼 만하다. 규모는 유지되지만, 성장률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됐으며, 올해부터는 한 자리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위메이드의 모습과 겹쳐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업체 규모는 유지되지만, 적자가 이어진 만큼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위메이드의 문제만이 아니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 중 하나인 위메이드에게 닥친 문제인 만큼 시장 전반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모바일게임으로 성과를 이뤄낸 업체들도 마냥 흥행가도가 놓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쫓기듯 신규 매출원 발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세가 올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만큼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NHN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모바일게임 부문 매출 1853억 원으로 전년대비 42.5% 성장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핀테크를 비롯한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영역, 웹툰 등 비게임 영역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가볍게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이렇게 실적 악화에 빠진 위메이드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장 대표는 이미 이상적인 해답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시장이 고도화됨에 따라 라인업 개수를 채우는 것보다는 작품 하나하나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처지를 앞서 대변하게 된 만큼, 업계에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재도약에 성공하는 변화를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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