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협회가 표류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 이어 올해도 새로운 수장을 찾지 못해 선장 없는 배처럼 떠돌고 있다.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2013년 아무도 회장 자리를 맡지 않으려 하는 바람에 갖은 우여곡절 끝에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남경필 회장을 추대했다. 당시 게임업계는 정치적 역량을 갖춘 국회의원을 회장으로 영입함으로써 게임업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개선되고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며 반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계는 지난 2년 간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정치권과 정부, 사회단체의 부정적인 시선에 끌려 다녔다. 고작 한 것이라곤 협회이름만 제멋대로 바꿨을 뿐이다. 그 것 뿐인가.  최근 보건복지부가 공익광고라며 내 보내고 있는 ‘게임중독’ 광고는 협회가 얼마나 무기력하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가 하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경쟁업종 단체 같았으면 당장 복지부로 달려가 농성을 벌였겠지만 게임산업협회란 단체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제 새 회장을 뽑아야 하는데 2년 전처럼 하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하니 그대로 손을 놓고 있다. 역사는 안바뀌는 것인가. 협회는 또다시 외부에서 영입해야 할 탁한 처지에 놓여 있다. 이미 실패로 끝난 정치인 영입은 아니더라도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을 불러다 앉혀야 하는 데 이마저도 용이하지 않다. 

그렇다면 게임계에서 회장이 나와야 하는데  신통치가 않다.  아니 답이 없다. 그나마 조정역을 맡아온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서로 등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회장을 맡겠다는 사람도 없고 외부 영입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문을 닫아야 하는가.

게임계에 몸 담고 있으면서 지금과 같은 참담함을 느껴본 적은 없다는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 온다. 누가 이처럼 얽히고 설킨 게임판에 뛰어들어 업계를 이끌어 갈 것인가.  참으로 걱정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당장이라도 비상체제에 돌입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게임계의 원로들과의 회동의 자리도 마련해야 한다. 도대체 정치력도 없는 협회라는 게 말이 되는가.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시간이 너무 없다. 서둘러야 한다. 이러다가 게임산업협회가 공중 분해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비단 일부의 생각이라면 그건 착각이다. 산업이 그만큼 위태위태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협회는 도대체 뭘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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