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측 주주제안서 발송 '호재'…23만원대면 지분매각 적절

▲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해외 게임업체 인수와 콜라보레이션 작품 협업 무산 이후 갈등의 골이 깊어져 왔다.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넥슨의 경영참여 선언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23만원대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증권가에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주가 상승을 노리고 있으며 적정수위에 도달하면 지분을 매각하고 갈라설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현 시점에서 경영권 행사도 어렵고 배당수익도 높지 않은 주식을 계속 갖고 있기 보다는 현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주가는 오후 1시 30분 현재  전일보다 2.58% 오른 21만8500을 기록하고 있다. 오전 한때 22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23만원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넥슨은 최근 엔씨소프트 측에 이사 선임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서를 발송했으며 오는 10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이에대한 답변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때까지 답이 없을 경우 추가적인 조치에 들어갈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이사회를 통해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참여 문제가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넥슨측의 요구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대부분 들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사선임과 부동산매각, 5억 이상 연봉을 받는 특수관계인 공개 등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넥슨이 이사회의 답변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3월 주총에서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경영참여를 강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말 그대로 넥슨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엔씨소프트측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반영될 지 알수 없을 뿐만 아니라 김택진 대표를 그대로 둔 채 이사 한두명이 들어간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또다른 편에서는 주총 때 넥슨이 경영권을 장악하려 든다면 엔씨소프트의 강력한 반발과 기업가치 하락 등이 예상돼 오히려 주주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며 그보다는 지분 매각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넥슨이 주가를 띄운 다음 이를 처분하려 했다면 현재까지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넥슨의 경영참여 선언 이후 주가가 20만원대를 돌파하며 연초 대비 21% 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정재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슨이 지난 3일 최대주주 자격으로 엔씨소프트 이사회에 보낸 주주제안 공문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오는 10일까지 회신해야 한다”며 “넥슨과 엔씨간 의견차이가 분명한 만큼 경영과 관련된 변화 가능성 존재하다는 점을 지속해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넥슨의 행보를 지지부진한 엔씨 주가 띄우기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택진 대표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단기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내용들로 주주 제안을 꾸렸기 때문.

특히 고액배당을 요구하고 부동산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하도록 제안한 점은 과거 주주가치 극대화를 제안했던 다른 사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최근 넥슨의 행보가 M&A보다는 지분 처분을 위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넥슨은 2012년 6월 김택진 대표의 엔씨 지분을 주당 25만원, 약 8045억원에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엔씨소프트 주가가 23만원대에 달하면 넥슨이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더라도 큰 손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엔씨 측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각종 제안을 하는 것은 주가를 높이는 효과 외에는 기대할 수 없는데, 이를 강행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 보고 있다. 특히 M&A를 위해서는 주가가 낮은 편이 유리한데도, 넥슨이 주가부양용 카드를 꺼낸 것은 지분 되팔기를 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