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서 페이스북을 보는데 한 광고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로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COC)’ 광고였다. 이 업체는 워낙 대량의 광고를 하다 보니 평소에는 지나치기 마련이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바로 국내에도 친숙한 영화배우인 ‘리암 리슨’이 나오는 광고였기 때문이다.

광고의 내용은 리암 리슨이 'COC'를 하는 도중 다른 이용자에게 침공을 당하게 되고 ‘테이큰’의 대사를 패러디하며 복수를 다짐하는 내용이다. 효과는 확실했다. 그 광고 게시물에는 여러개의 댓글이 달리고 참신하고 재밌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광고를 보면서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다. 최근 모바일 게임의 광고는 버스, 지하철, TV, 인터넷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평소 공공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업체들의 광고가 나오는 것을 알 것이다.

더욱이 모바일 게임에서 광고를 하지 않는다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말까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광고의 중요성이 굉장히 커졌다. 그래서 너도나도 아이디어를 바탕으로한 광고든,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광고는 모두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대형 광고를 실시하기 어려운 중소업체들의 경우 작품을 내놓더라도 광고를 못해 눈길을 끌기 어렵다고 하소연 한다.

한 소규모 개발사의 대표는 “작품성이 좋으면 입소문으로 성공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며 “모바일 게임 시장은 얼마나 많은 광고로 사람들에게 알리느냐가 더 중요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온라인 게임에 비해서 짧은 만큼 처음 론칭 당시 효과가 좋아야 하는데 대형 광고로 인해 많이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광고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광고를 통해 평소 게임과 담을 쌓고 지냈던 사람들도 ‘한번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즐길 수 있어 게임의 이용자층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으니 말이다.

슈퍼셀은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하지만 그 이상의 매출을 국내 시장에서 가져가고 있다. 그로 인해 모바일게임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할 수 있는 업체들끼리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 중소업체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을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소업체들이 줄어들 경우 색다른 게임은 나오기 힘들어진다. 그러면 유저들이 외면하게 되고 시장은 내리막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슈퍼셀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장사가 안되면 그냥 떠나면 그만아지만 이 땅에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중소업체들은 '다 먹고 버리고 떠난 상'을 치워야 하는 꼴이 된다.

어쩌면 국내에 소통의 채널이 없는 이 회사는 수많은 중소업체들의 한숨과 탄식 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꼭 하고 넘어가야 겠다. 슈퍼셀은 이 정도에서 '돈질'의 횡포를 멈춰야 한다. 그것이 안된다면 두고두고 우리 게임업계에 '해악을 끼친 외국기업'이란 오명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더게임스 박상진 기자 kenny@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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