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엔씨 경영참여 노림수는(중)]…주가 올려 현금회수할 여지도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이 어디로 튈 것인가에 대한 업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넥슨이 속내를 내비치지 않고 있어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 중 인수합병과 지분정리에 대한 가능성이 가장 설득력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2월 예고된 엔씨소프트의 실적발표와 임원총회에서 의견이 조율된 뒤,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결론이 날 것이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삼키는 인수합병(M&A) 절차에 돌입한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M&A로 몸집을 불려온 넥슨이 엔씨소프트라는 먹잇감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지난 2012년 넥슨이 8045억원이란 돈으로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매입했을 때 이미 회수전략까지 세웠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 주가 하락으로 본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M&A라는 극약 처방만이 정답이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투자목적을 변경한 상태에서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한다. 가장 큰 피해는 기업이미지 훼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이 비록 '돈슨'이라는 말을 듣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서비스 한다는 콘텐츠 기업으로서의 가치 마저 잃을 수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넥슨이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기만 하고, 실제 참여를 하지 않을 때는 ‘허위사실 유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금융감독원의 감사를 받아야 하는 사유다. 이런 문제는 ‘기업사기’와 주가조작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넥슨에게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 

이런 점 때문에 넥슨의 일방적인 투자목적 변경은 M&A를 위한 포석이며 의지표현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분정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해득실에 밝은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강력한 반발을 뻔히 예상하고서도 인수합병이라는 강수를 두지는 못할 것이란 얘기다. 이같은 무리수는 득보다는 실이 훨씬 크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인수하려면 최소 8000억원이란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데, 지금도 투자가 너무 과했다는 평이 나온 상태에서 무리수를 둘리 없다는 것도 지분정리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또,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보유로 재미를 봤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원금에 준하는 금액을 회수만 하더라도 남는 장사라는 지적도 있다 금감원이 넥슨에 패널티를 준다 하더라도 벌금형에 그칠 것이기에, 넥슨이 ‘남는 장사’를 목적으로 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 기업이미지 훼손도 넥슨 본사가 일본회사라 문제없다는 논리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업계 일각에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경영참여를 들고 나왔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0.4%의 지분매입 당시를 기점으로 엔씨소프트 주가는 20만원선에 근접했고, 투자목적 변경 공시로 20만원선을 돌파한 것이 이 시나리오에 힘을 더하고 있다.

넥슨은 현재 엔씨소프트 측으로 부터 “넥슨이 보유한 지분을 재구매할 용의가 있다”는 공식입장까지 이끌어낸 상태다. 엔씨소프트의 현금보유고가 충분하고 김택진 대표의 개인금고에도 현금이 두둑한 상태이니 주가만 조금 더 올린다면 본전을 넘어 짭짤한 재미를 볼수도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지분싸움에서 핵심이 될 수 있는 4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중립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오직 주주가치 제고에 있기 때문에 내부 지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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