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스마트폰의 불모지라고 불렸던 국내 모바일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애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3%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애플의 점유율이 5~15%에 그친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으로 보인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애플이 한국 시장의 터줏대감인 삼성전자의 아성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전망도 과감히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아이폰이 6버전부터 패널이 커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국내 아이폰 판매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이폰은 고가 스마트폰에 속하지만 단통법 시행에 따라 보조금이 줄자 같은 값이면 아이폰을 사는 것이 낫다는 소비 심리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폰의 점유율 상승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게임계다. 과거 업체들의 모바일게임 출시 트렌드는 안드로이드 출시 위주가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카카오 게임에서도 iOS 안드로이드 동시 론칭을 폐지하면서 이런 성향이 더욱 가속화 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아이폰의 운영체제인 iOS점유율이 높아지는 것과 같다. 업체들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iOS와 안드로이드 둘 다 대응하기에는 서로의 정책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는 사후 검칙이 원칙인데 반해 애플은 사전 검수가 기본이라 검수기간이 길어 작품을 업데이트할 경우 버전에서 차이가나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업계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또 소규모 업체들의 경우 서로 다른 운영체제를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포화된 지금의 모바일 시장에서 양측 운영체제에 대응해 작품을 출시한다고 해도 ‘본전’을 뽑을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애플의 까다로운 검수는 국내 개발자들이 애플 론칭을 꺼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OS는 정책 관련이 자주 바뀌어 그때마다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이 든다”고 밝혔다. 또 검수에 탈락돼 돌아오는 답변 역시도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지켜보며 애플이야 말로 글로벌 시장의 수퍼갑이란 생각을 지울수 없었다. 물론 애플의 정책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힘의 논리에 불과하다. 애플의 입장에서 우리나라 시장이 그야말로 보잘 것 없이 작은 시장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 리딩업체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과거 세계 콘솔시장을 주름잡았던 닌텐도가 '그들만의 룰'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경쟁사들에 밀려 2류로 던락한 사실을 애플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 박상진 기자 kenny@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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