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 동안 인디게임은 해외에서만 뜨거운 감자였는데, 작년 지스타에 인디게임 공동관이 열리고, 인디게임상 부문이 신설되는 한편 부산시에서 인디게임 전문 행사를 만들겠다고 공식 선언하는 등 국내에서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동안 소소하게 인디 게임 관련 행사를 진행한 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기는 하면서도 조금은 얼떨떨한 것도 사실이다. 인디 게임이 주목받고 있는 명확히 원인은 판명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시대적인 흐름이 반영된 결과인 것은 분명하다. 최근 게임 관련 커뮤니티와 웹진을 둘러보면 최근 급성장한 모바일게임 시장에 참신함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를 자주 접할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해 줄 대안으로 인디게임을 거론하는 주장을 종종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국내 인디게임 개발력도 많이 발전했다. 필자가 관리자로 있는 페이스북 ‘인디라! 인디게임 개발자 모임’도 최근 몇 달 사이에 두 배의 인원이 증가했고, 회원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보면 예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연말 짧은 기간 동안 커뮤니티를 통해 조사한 인디 게임 스튜디오의 수는 75개였는데, 실제로는 설문에 응답하지 않은 더 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여지며, 커뮤니티의 성장 추이를 보면 올해 인디게임 스튜디오의 수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현상을 종합하자면, 올해는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와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생산자의 증가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질 수 있는, 국내에 인디게임부문이 활성화되기에 좋은 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디게임이 활성화되고 있는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이 중 ‘마켓의 개방’과 ‘게임엔진이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과 정보 공유’의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IT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누구나 글로벌 마켓에 올릴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퍼블리셔 없이도,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바로 자신의 게임을 선보일 수 있는 게임 유통의 혁명이 일어나게 됐다. 그리고 예전에는 억대를 호가했던 게임 제작 솔루션이 이제는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 혹은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그 동안 비급(祕笈)처럼 관리되던 게임개발기술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빠르게 대처한 북유럽 소재의 소규모 개발사에서 제작한 게임이 전 세계를 휩쓸고 현재 국내의 안방과 지하철 광고를 점령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게임 업계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보여진다.

필자는 이제 인디 게임을 독립된 장르로 규정하기 보다, 변화된 시대 흐름에 맞춰 게임 개발자의 창작을 가장 중시하는 게임 산업의 새로운 문화 운동으로 바라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중세시대의 르네상스 혁명처럼 말이다.

현재 인디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의 게임을 작품이라고 당당히 이야기하고, 자신의 작품을 글로벌로 출시한 경험을 공유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작년에 실험적으로 진행한 사전 테스트를 통한 게이머와의 교류, 인디 게임 판매를 위한 생존 전략의 공유, 실험성 강한 작품의 선정과 같은 다양한 인디 게임 행사는 올해에 더욱 활발히 일어날 것이다.

인디 개발자들이 자신의 색깔을 온전히 콘텐츠에 녹일 수 있도록, 게임 산업 전반에서 이를 장려하는 분위기를 마련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득우 인디디벨로퍼파트너스 대표dustin@ind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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