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올해 모바일게임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선언한 이후 흥미로운 행보가 하나둘 눈에 띄고 있다. 처음은 아니지만 그간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이기에 주목할 만한 이슈임은 분명하다.

엔씨는 그동안 독자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십여 개 출시한 바 있다. 이 중 대부분이 2G시절의 게임이고, 스마트폰이 모바일게임의 주류 플랫폼이 된 이후에는 ‘리니지: 헤이스트’ 말고는 별다른 작품을 내놓지 않았다.

‘리니지: 헤이스트’도 엔씨의 주력 상품인 ‘리니지’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모바일게임 마니아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했다.

이런 모습들에 실망한 엔씨 마니아들이라면 올해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엔씨가 올해 내놓을 모바일게임이 기존의 ‘팬게임’에서 벗어나 하나의 작품이 될 것임을 예고해서다. 엔씨가 발표한 라인업에는 완전 신작 IP도 있고, 기존 온라인게임을 모바일환경으로 옮긴 작품들도 있다. 모바일게임 사업을 놓고 호사가들이 왈가왈부 할 때 참고 인내한 엔씨가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기대된다.

이 밖에 잠잠했던 스타트업 모바일게임 업체에 대한 엔씨의 투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이슈다. 그동안 엔씨가 스스로 구축해온 '판'을 뒤엎을 결정들이 시작되서다.

엔씨는 지난해 ‘미스테리 오브 포춘’을 시장에 내놔 호평을 이끌어낸 도돔치게임즈에 3억원, 인디 모바일게임 개발업체 노븐에도 5억원을 투자했다. 이런 소규모 투자는 단발로 그치지 않고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엔씨가 그동안 ‘빅딜’을 중심으로 운영해온 투자전략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기에 흥미롭다. 엔씨가 발표한 모바일게임 라인업과도 동떨어져 있는 업체들에 투자한 다는 점은 흥미로운 의문부호를 남기기 때문이다.

이런 활동은 지난해 엔씨가 발표한 ‘엔씨 클라우드’ 정책, 특히 글로벌 서비스와 맞닿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해외시장을 공략할 ‘열쇠’로 작고, 빠르고, 독특함을 경쟁력으로 한 모바일게임을 원했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사실 해외 모바일게임 시장은 국내와는 다소 다른 모양세를 띈다. 예전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통신환경, 대작보다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게임이 인기를 끌었다.

이런 특징은 대작 중심의 하드코어한 게임을 서비스 해 온 엔씨의 기존 작품들이 가지지 못한 특징이기도 하다. 이는 모바일게임으로 대변되는 캐주얼시장에서 성공사례가 적다는 약점으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와 캐주얼시장에 친화도가 높은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엔씨의 속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점은 소형 업체들에게 투자를 늘리는 환경 자체는 반가운 일이라는 것이다. 작품의 다양성을 존중한 투자라면 더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국내 최대의 게임사가 모바일게임 사업을 본격화 하는 것만으로도 한동안 정체됐던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엔씨의 새로운 전략이 무엇이든, 국내 게임시장의 투자와 개발 활성화에 기폭제가 돼 '판'을 바꿔주길 바란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